[월드컵] 클로제·몬드라곤 '마지막 투혼' 불사른다
주목할 노장 스타…클로제'최다골 도전' 몬드라곤 '43세' 최고령
드로그바, 부폰, 리베리, 곽태휘까지
오는 13일(이하 한국시간) 개막하는 2014 브라질 월드컵의 관전포인트 중 하나는 노장 선수들의 활약 여부다.
이번 대회가 마지막 월드컵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은 30대 중후반의 노장스타들은 '마지막 불꽃'을 불사를 준비를 마쳤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들이 황혼기에 맞이하는 마지막 월드컵에서의 활약상은 이번 월드컵의 또 다른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클로제, 월드컵 새 역사 도전…2골 남았다
노장 스타들 중 가장 많은 관심이 모아지는 선수는 독일의 스트라이커 미로슬라프 클로제(36·라치오)다.
지난 2002 한·일 월드컵부터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누빈 클로제는 지난 2일 발표된 독일의 최종 23인 명단에 포함돼 4회 연속 월드컵 출전이 확정됐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그 기량은 녹슬지 않았다는 평가다. 올 시즌에도 이탈리아 세리에A 라치오 소속으로 뛰면서 총 28경기에서 8골을 터뜨렸다.
클로제는 이번 월드컵에서 2골만 더 넣으면 월드컵 본선 최다골 기록을 새로 쓰게된다. 지난 세 번의 월드컵에서 총 14골을 넣은 클로제는 호나우두(브라질·은퇴)의 최다골 기록(15골)에 한 골차로 근접해있다.
클로제가 기록 경신을 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주전 확보'다. 화려한 멤버를 자랑하는 독일은 공격진에도 루카스 포돌스키(아스널),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 안드레 쉬얼레(첼시) 등 유능한 선수들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
클로제가 이들 젊은 선수들과의 경쟁을 이기고 주전 자리를 확보할 수만 있다면 호나우두를 넘어 새로운 '최다골 선수'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드록신' 드로그바, 고국 첫 16강 견인할까?
디디에 드로그바(36·갈라타사라이)는 코트디부아르에서는 단순한 축구선수 이상의 의미를 지닌 인물이다.
드로그바는 2004년부터 8시즌을 잉글랜드 명문 첼시에서 뛰면서 리그 경기 100골 등 총 157골을 터뜨렸다. 이 기간 동안 세 차례의 리그 우승과 한 차례의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 첼시도 최강팀으로 군림했다.
드로그바는 코트디부아르 국가대표로도 맹활약했다. 2002년부터 국가대표로 발탁된 드로그바는 총 100경기의 A매치를 소화하면서 64골을 넣었다. 2006년 코트디부아르가 사상 첫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것 또한 드로그바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드로그바는 빼어난 실력 뿐 아니라 훌륭한 인품까지 갖춘 선수로 유명하다. 드로그바는 2006 독일 월드컵 당시 내전 중이던 고국에 "월드컵 기간 동안이라도 전쟁을 멈춰달라"고 호소했고, 이후 정부와 반군사이에 평화협정이 체결됐다. 이 일을 계기로 축구팬들은 드로그바에게 '드록신'이라는 별명을 붙이며 경의를 표했다.
코트디부아르를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로 이끈 드로그바는 어느덧 30대 중반을 넘은 '노장'이 됐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이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드로그바는 이번 대회에서 코트디부아르의 사상 첫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끌어야 하는 '마지막 과제'를 안고 있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드로그바의 등장과 함께 점차 전력이 강해진 코트디부아르는 이제 드로그바 뿐 아니라 야야 투레(맨체스터 시티)-콜로 투레(리버풀) 형제를 비롯해 제르비뉴(AS 로마), 윌프레드 보니(스완지 시티) 등 세계 정상급 기량의 선수들을 다수 보유했다.
황혼기에 접어든 드로그바가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 무대에서 다시 한 번 '드록신'의 위용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세계 최고 골키퍼' 부폰, 유종의 미 거둘까?
한 때 세계 최고의 골키퍼로 명성을 날린 잔루이지 부폰(유벤투스·36)도 이번 대회가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부폰은 이미 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모든 영광을 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벤투스에서 5차례의 우승을 맛봤고, 2004년 FIFA가 선정한 세계 100명의 축구선수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탈리아 대표팀으로도 세 차례의 월드컵을 포함해 총 139경기에 출전했다.
지난 2006 독일 월드컵에서는 붙박이 수문장으로 활약하며 이탈리아의 24년만의 월드컵 우승의 주역이 되기도 했다.
부폰의 실력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올 시즌에도 유벤투스의 골문은 부폰이 든든히 지켰고, 유벤투스는 리그 최소 실점(23실점)과 함께 3연속 리그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부폰도 이번 월드컵이 마지막이 될 전망이다. 올해로 36세가 된 부폰은 이번 대회에서도 이탈리아의 주전 골키퍼로 나서며 '유종의 미'를 거둘 준비를 하고 있다.
우루과이, 잉글랜드, 코스타리카 등과 함께 '죽음의 조' D조에 편성된 이탈리아가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특유의 '빗장수비'가 제대로 가동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최후방 수비수' 부폰의 활약이 절실하다.
▲ 전성기에 맞는 '마지막 월드컵', 리베리
이번 대회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울 선수 중에서는 아직 은퇴할 시기가 아닌 '젊은 선수'도 있다. 바로 프랑크 리베리(31·바이에른 뮌헨)다.
리베리는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브라질월드컵이 내 마지막 월드컵이다. 프랑스 대표팀은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대회가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임을 공언했다.
리베리는 다음 월드컵인 2018년에도 35세로 월드컵 출전에는 지장이 없어보이지만, 스스로 대표팀 주축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리베리는 리오넬 메시(27·FC 바르셀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레알 마드리드)에 가려진 '세계 최고의 3인자'다. 분데스리가 최강 클럽인 바이에른 뮌헨의 주축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리베리는 올 시즌에도 10골-10도움의 10-10클럽을 달성하며 팀의 더블(리그, 포칼컵 우승)을 이끌었다.
지난해 12월 FIFA 발롱도르에서도 호날두, 메시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당시 리베리는 "나는 팀으로서나 개인으로서 원하는 모든 걸 이뤘지만 호날두는 아무것도 손에 쥐지 못했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번 월드컵은 리베리가 전세계 축구팬들에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보일 수 있는 최적의 기회다.
리베리는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 결승전에서 아쉽게 이탈리아에 패해 쓰라린 준우승을 경험한 바 있다. 절정의 기량에 올라있는 리베리의 활약으로 프랑스가 좋은 성적으로 낸다면 그에대한 평가도 달라질 수 있다.
▲이밖의 주목할 만한 '노장 스타'들
이외에도 주목할 선수들이 많다. 10년 넘게 잉글랜드의 중원을 이끈 프랑크 램파드(36·첼시)와 스티븐 제라드(34·리버풀)는 '축구명가'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다. 최근 국가대표 전력이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는 잉글랜드는 두 노장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우루과이가 낳은 대형 스트라이커 디에고 포를란(35·세레소 오사카)도 이번 대회가 마지막이다. 포를란은 우루과이 대표팀 최다 출전 기록인 A매치 109경기에 나서 36골을 기록중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최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와 호흡을 맞춘다.
한국과 H조에서 맞대결을 펼칠 벨기에의 다니엘 반 바이텐(36·바이에른 뮌헨)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다. 2002 한·일 월드컵과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주전 수비수로 활약했던 반 바이텐은 이번 대회를 맞이하는 각오가 특히 남다를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는 '최고령' 곽태휘(33·알 힐랄)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월드컵 무대를 준비한다. 곽태휘는 4년 전 남아공 월드컵 멤버로 발탁됐지만 대회를 코앞에 두고 불의의 부상을 당하며 월드컵 출전이 무산된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 곽태휘는 주전 자리를 꿰차긴 어려워 보이지만 젊어진 대표팀에서 중심을 잡으며 '맏형' 노릇을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본선에 출전하는 32개국 최종 명단 선수 중 최고령 선수는 콜롬비아의 골키퍼 파리드 몬드라곤(43·데포르티보 칼리)이다.
1971년생인 몬드라곤은 1993년부터 꾸준히 콜롬비아 국가대표에 발탁된 선수로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도 참가했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주전 골키퍼 데이비드 오스피나(니스)에 이어 두 번째 골키퍼로 대기한다.
만일 몬드라곤이 경기에 나선다면 로저 밀러(카메룬)가 1994 미국 월드컵에서 세웠던 42세 39일의 월드컵 역대 최고령 출전기록을 경신할 수 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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