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막판 발탁' 박주호, 올 시즌 성적표는?…'멀티플레이어'

김진수 대신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발탁된 박주호(왼쪽)/뉴스1 © News1

박주호(27·마인츠 05)가 29일 2014월드컵 최종 23인 명단에 포함됐다. 예비 30인 명단에 있던 박주호는 부상 회복이 더딘 수비수 김진수(22·알비렉스 니가타)를 대신한다.

박주호는 2013년 7월 17일 스위스 명문 FC 바젤에서 이적료 100만 유로에 마인츠로 입단했다. 바젤에서는 유럽축구연맹(UEFA)이 주관하는 챔피언스리그 예선·본선과 유로파리그 본선을 모두 22경기 1959분(평균 89분)을 소화하며 중용됐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UEFA 프로리그 3위에 해당하는 분데스리가에서도 데뷔시즌의 한계를 극복하고 맹활약했다.

독일 축구정보사이트 '트란스퍼 마르크트'의 자료를 보면 박주호는 이번 시즌 마인츠에서 29경기에서 평균 86.5분을 뛰면서 1골 3도움을 기록했다. 선발(28경기) 혹은 교체투입(1경기) 시점을 기준으로 위치를 분류하면 왼쪽 수비수가 22경기로 가장 많았고 왼쪽/중앙 미드필더(4경기)-수비형 미드필더(2경기)-오른쪽 날개(1경기) 순이다.

박주호의 마인츠 베스트 경기는 5경기 정도를 꼽을 수 있다. FC 아우크스부르크와의 분데스리가 28라운드 홈경기(3-0승)에서 왼쪽 수비수로 풀타임을 소화한 박주호는 '후스코어드닷컴'의 자체 평점에서 8.8을 받았다. 통계회사 '옵타 스포츠'의 제휴사인 '후스코어드닷컴'은 박주호를 분데스리가 주간 베스트 11은 물론이고 유럽축구 주간 베스트 11에도 선정했다.

3월 10일 헤르타 베를린과의 분데스리가 24라운드 홈경기(1-1무)에서는 페널티킥을 유도하여 동점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후스코어드닷컴'은 평점 8.1로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했다. 왼쪽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박주호는 왼쪽/중앙 미드필더로 마지막 14분을 소화하기도 했다.

4-2-3-1 대형으로 경기를 시작한 마인츠는 4-4-2 다이아몬드(4-1-2-1-2)로 4백 앞에 수비형/중앙 미드필더 3명을 두는 형태로 바뀌었다. 물론 이는 박주호가 측면/중앙 미드필더를 소화할 수 있기에 가능한 변화였다.

2월 1일 SC 프라이부르크와의 분데스리가 19라운드 홈경기(2-0승)에서는 분데스리가 데뷔골이자 결승골을 넣었다. 왼쪽/중앙 미드필더로 선발로 나온 박주호는 24라운드와는 반대로 후반 추가시간 3분 중에서 마지막 2분을 왼쪽 수비수로 변신했다.

1월 25일 VfB 슈트르가르트와의 분데스리가 18라운드 원정(2-1승)에서는 역전 골을 도왔다. 선발 왼쪽 수비수였다가 31분을 왼쪽/중앙 미드필더로 뛰었다. 2013년 12월 7일 1.FC 뉘른베르크와의 분데스리가 15라운드 원정(1-1무)에서도 동점 골 도움이라는 순도 높은 활약을 했다. 4-2-3-1 대형으로 임한 마인츠에서 박주호는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중 하나로 나와 풀타임을 뛰었다.

이처럼 박주호는 왼쪽 수비수라는 자신의 주 위치에만 국한되지 않고 왼쪽/중앙 미드필더는 물론이고 심지어 분데스리가 25라운드 1899 호펜하임전(4-2승)에는 반대편인 오른쪽에서 그것도 공격수에 가까운 '날개'로 선발 출전하기도 했다.

또한, 뉘른베르크전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와 상대 공격을 1실점으로 막는 데 힘을 보태면서 팀의 공격이 답답하자 전진하여 동점 골을 돕기도 했다. 맡은 임무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 상황을 파악하고 팀에 필요하다면 임무 이상의 능력도 발휘한 것이다.

이는 공격포인트 기록 시점을 보면 더 명확하다. 분데스리가 데뷔골은 결승골, 페널티킥 유도는 동점 골로 이어졌다. 나머지 도움 2개도 각각 역전과 동점으로 이어졌다. 그야말로 영양가 만점이다.

2014월드컵 H조에 속한 한국은 28일 저녁 8시부터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있었던 튀니지와의 홈 평가전에서 0-1로 졌다. 스포츠전문매체 '바벨' 스페인판이 "상대를 감당할 역량이 부족했다"고 평할 정도로 점수 차 이상의 완패였다.

튀니지전에서 4-2-3-1 대형으로 임한 한국은 수비형 미드필더 기성용(25·선덜랜드 AFC)-공격형 미드필더 구자철(25·마인츠)-중앙 공격수 박주영(29·왓포드 FC)으로 이어지는 중심축이 동시에 부진에 빠지자 팀 전체의 활력이 저하되는 모습이었다.

박주호는 분데스리가에서 왼쪽 수비뿐 아니라 미드필더로 측면과 중앙을 오가면서 활약했고 4-2-3-1의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뛰었다. '후스코어드닷컴'의 자료를 보면 박주호는 이번 시즌 경기당 제공권 우위와 드리블 성공이 각각 2.2회와 1.6회에 달한다. 장신이라 할 수 없는 176cm의 신장으로도 높이(세로)와 돌파(가로)에 모두 강점을 지닌 것이다.

물론 2014월드컵 최종 명단에 박주호가 포함된 명분은 주전 왼쪽 수비수 김진수의 부상이다. 그러나 튀니지전처럼 중심축이 또다시 동반 침체된다면 '미드필더 박주호' 카드도 충분히 생각할만하다. 구자철은 박주호의 소속팀 동료이며 왼쪽 날개 손흥민은 분데스리가에서 함께 활약하는 사이다.

'분데스리가 2014월드컵 드림팀' 선정은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용자를 대상으로 2014월드컵에 내세울 가상의 '분데스리가 올스타'를 구성해보자는 의도에서 시작한 것이다. 박주호는 현재 왼쪽 수비수 최종 3인에 포함되어 있다. 지금까지 성인대표팀의 월드컵과 아시아선수권은 물론이고 23세 이하 대표의 올림픽·아시안게임에도 참가한 적이 없는 박주호가 첫 월드컵에서 '드림'을 실현할 수 있을까?

▷박주호 시즌 베스트 5경기

△3월 29일 아우크스부르크전 : 유럽 베스트 11 선정△3월 10일 헤르타전 : PK 유도 및 경기 MVP△2월 1일 프라이부르크전 : 1골△1월 25일 슈트트가르트전 : 1도움△12월 7일 뉘른베르크전 : 1도움

▷박주호 시즌 출전 위치

△왼쪽 수비수 : 22경기△왼쪽/중앙 미드필더 : 4경기△수비형 미드필더 : 2경기△오른쪽 날개 : 1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