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상' 메시의 사부곡…"아빠 없이 축구 계속할 수 있을까"

SNS에 아버지 추모 글 올려…"아직도 믿기지 않아"
父 설득으로 뛴 월드컵…"트로피 드릴 수 없게 됐다"

리오넬 메시.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아빠 없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난 그저 축구만 했을 뿐인데, 이제 앞으로 축구를 얼마나 더 오래 계속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9·인터 마이애미)가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추모하는 글을 공개하면서 선수 생활을 계속 이어갈지 고민이 깊어졌다고 토로했다.

아버지의 장례식을 마치고 미국 마이애미로 돌아온 메시는 11일(이하 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사부곡(思父曲)을 올렸다.

아들을 역대 최고의 축구선수로 키운 호르헤 메시는 오랜 투병 끝에 지난 8일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의 한 병원에서 68세의 일기로 눈을 감았다.

메시는 "아직도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더 이상 아빠를 볼 수도, 이야기할 수도 없다는 걸 상상하는 게 너무 힘들다"며 "(오랜 투병으로) 고통받은 아빠를 위해 이게 최선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래도 함께 즐길 것이 너무 많이 남았는데 너무 일찍 떠났다"고 썼다.

이어 "아빠는 친구이자 에이전트였고 언제나 제 곁에 있었다. 절대 실수하지 않은 아빠는 항상 옳았다. 결국 모든 게 아빠의 말대로 됐다"면서 "아빠가 너무 그리울 것"이라고 했다.

메시는 아버지의 설득으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 참가한 사실도 밝혔다. 그는 이 대회에서 8골 4도움을 올리며 아르헨티나의 준우승을 이끌었지만, 아버지는 현장에서 아들의 활약을 지켜볼 수 없었다.

메시는 "아빠가 이번 월드컵에 꼭 뛰어달라고 여러 번 부탁하셨다. 그러나 대회 개막을 앞두고 아빠의 상태가 악화했다. 아빠가 대회에 동행하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했다.

리오넬 메시(앞)와 아버지 호르헤 메시. ⓒ AFP=뉴스1

그는 "엄마는 '아빠가 (월드컵이 열리는 미국으로) 여행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도 (아빠를 기다리며) 대회 결승에 갈 거라고 이야기했다"며 "경기가 끝날 때마다 메시지를 기다렸지만 계속 받지 못했다. 그때야 상황이 정말 심각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메시는 아버지에게 한 경기라도 더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로 대회에 임했다. 그는 "어떻게든 시간을 벌어 최대한 높은 데까지 올라가고 싶었다. 우리는 결승까지 진출했지만, 아빠는 그 자리에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었던 메시는 대회 2연패에 도전했으나 아르헨티나는 스페인에 일방적으로 끌려가다 0-1로 졌다. 강행군을 펼쳐 체력이 바닥난 메시도 이렇다 할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메시는 "우승해서 아빠에게 새로운 트로피를 보여드리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이번만큼은 신체적 한계를 뛰어넘으려 노력했지만, 불가능했다. (결승전에서) 다리에 힘이 없었고 컨디션도 좋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월드컵을 마친 메시는 아르헨티나로 돌아가 아버지를 만난 상황도 적었다.

메시는 "아빠는 우리가 결승에서 승부차기 패배를 당한 것으로 알고 계셨다. 실제로 일어난 모든 일을 말할 수 없었다. 아무것도 즐기지 못하셨다"고 돌아봤다.

리오넬 메시의 아버지 호르헤 메시(왼쪽)와 어머니 셀리아 쿠치티니. ⓒ AFP=뉴스1

그러면서 "비록 우승하지 못했지만, 우리가 매 경기 얼마나 즐겼는지 아빠는 모르실 것"이라며 "이번에도 아빠 말이 맞았다. 나는 월드컵에 출전해 뛰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2028년까지 인터 마이애미와 계약한 메시는 아버지의 사망으로 축구선수 인생에 큰 영향을 받을 것 같다고 고백했다.

메시는 "아빠 없이 어떻게 해야 할지, 또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난 그저 축구만 했을 뿐인데, 이제 앞으로 축구를 얼마나 더 오래 계속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깊은 고민에 빠졌다고 털어놨다.

또한 그는 "아빠는 시작부터 내 곁에 계셨다. 이제 선수 생활의 끝도 정말 조금밖에 남지 않았는데, 왜 조금만 더 버텨주지 못하고 같이 마무리하지 못하셨느냐"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표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