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이재성에 내려진 특명…강등 위기에 처한 팀을 구하라

[해축브리핑]울버햄튼·마인츠, 리그 최하위…반등 절실

울버햄튼의 황희찬 ⓒ AFP=뉴스1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코리언 유러피언리거 황희찬(29·울버햄튼)과 이재성(33·마인츠)에게 '1부 생존'이라는 특명이 떨어졌다.

오랜 시간 유럽 무대를 누비며 한국 축구를 세계에 알리고 있는 두 베테랑은 최근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다.

황희찬의 소속 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튼과 이재성이 뛰는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가 리그 반환점을 돈 현재까지도 나란히 최하위로 처져 있어서다. 이대로라면 팀이 각각 챔피언십(2부리그)과 분데스리가2(2부리그)로 강등당할 가능성이 높다. 팀의 불명예는 개인에게도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팀 핵심이자 간판인 두 선수로선 후반기 잔류를 위해 더욱 사력을 다할 필요가 있다.

울버햄튼은 2025-2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8라운드까지 2무16패로 개막 후 아직 1승도 없다. 이는 EPL이 출범한 이래, 개막 후 최다 무승이라는 불명예 기록이다. 순위는 20개 팀 중 최하위이며, 잔류 마지노선인 17위 노팅엄(승점 18)과는 벌써 16점이나 차이가 나 갈 길이 멀다.

울버햄튼의 황희찬(왼쪽) ⓒ AFP=뉴스1

끝없는 부진 속에 빅토르 페레이라 감독과 결별한 울버햄튼은 최근 제프 시 회장까지 교체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현지 매체들은 주축 선수들이 매 시즌 팀을 떠나는 분위기 탓에 남은 선수들 간 유대 관계에도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럴 때일수록 '울버햄튼 5년 차' 간판 공격수 황희찬의 활약이 절실하다.

팀 내 연봉 1위인 황희찬은 2년 전인 2023-24시즌 전반기에만 10골을 터뜨리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지만, 이번 시즌은 12경기 1골로 기대에 비해서는 아쉬움이 있다.

저돌적 돌파와 전방 압박이 강점인 황희찬은 플레이 특성상 개인플레이로도 팀 분위기를 반등시킬 힘을 갖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아쉬움이 많았던 전반기를 보낸 황희찬이 후반기 반전 드라마를 쓴다면, 다시 한번 울버햄튼의 영웅이 될 수 있다.

마인츠의 '살림꾼' 이재성 ⓒ AFP=뉴스1

마인츠도 상황이 좋지 않다.

마인츠는 분데스리가가 겨울 휴식기에 돌입한 현재 1승5무9패(승점 8)로 18개 팀 중 18위다.

잔류할 수 있는 순위인 15위의 아우크스부르크(승점 14)와는 6점 차이라 울버햄튼의 상황보다야 낫지만, 현시점 강등 확률이 가장 높은 건 사실이다.

마인츠는 이번 시즌 얇고 한정된 스쿼드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UECL) 16강에 오르는 과정에서 리그가 소홀해졌다. 추락 중인 리그에선 다 잡은 경기도 허무하게 놓치거나 막판 실점하는 등 승점 관리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다.

멀티 플레이어 이재성은 쉴 틈 없이 리그와 UECL에 모두 출전, 각각 13경기 2골과 7경기 2골 2도움으로 활약 중이지만 혼자서 다 해결하기엔 힘에 부친 모습이다.

그래도 믿을 구석은 이재성뿐이다. 필드 플레이어 중 수비수 스테판 벨(34) 다음으로 고참인 이재성은 마인츠 전체를 통틀어 가장 풍부한 경험을 갖추고 있다.

팀이 두 대회를 병행하느라 어려운 상황서, 경험 많은 이재성이 팀 중심을 잡고 두 대회의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UECL에서의 성공도 좋지만, 분데스리가에서 강등돼 2부리그로 내려가면 타격이 크다. 홀슈타인 킬에서 오랜 2부리그 생활을 하며 1부를 꿈꿨던 이재성은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마인츠 고위 임원인 크리스티안 하이델은 "경험이 부족한 우리 팀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노련한 선수들과 함께 이 위기를 잘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