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란드 원맨팀' 아니다…노르웨이, 28년 만의 월드컵 향해 전진

[해축브리핑] 이탈리아 제치고 조 1위 질주
북마케도니아도 사상 첫 본선 진출 도전

엘링 홀란드 ⓒ AFP=뉴스1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는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전통 강자들의 순항 외에 신선한 팀들의 선전이 눈에 띈다.

그동안 강팀들 틈바구니에서 기지개를 켜지 못했지만, 이번 예선에서는 조 1위를 질주하며 28년 만의 본선 복귀를 노리는 노르웨이와 사상 첫 본선 진출을 꿈꾸는 북마케도니아가 그 주인공이다.

본선 출전 팀이 48개국으로 확대 개편된 이번 월드컵 유럽 예선에는 총 16장의 본선 진출권이 배정됐다.

54개국이 12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위는 본선에 직행, 각 조 2위와 일부 3위 팀은 플레이오프를 거쳐 추가 티켓을 노리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13일(한국시간) 기준 노르웨이와 북마케도니아는 각각 I조와 J조 1위를 질주 중이다. 초반만 해도 잠깐 돌풍인 듯 싶었는데 기세는 계속됐고, 이제는 북중미행 직행 티켓을 눈앞에 두고 있다.

노르웨이는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에서 뛰는 엘링 홀란드라는 유럽 최고의 스타를 배출한 나라지만 그동안 월드컵과 유로 대회 등 국제대회에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홀란드를 뒷받침할 선수가 없는, '원맨팀'의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선수단 ⓒ AFP=뉴스1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홀란드가 6경기 12골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으로 유럽 예선 전체 득점 1위를 달리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여기에 텔로 아스가드와 알렉산더 쇠를로스 등 다른 선수들의 득점까지 더해지며 시너지 효과가 생겼다.

그러자 전과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6경기 모두 압도적 우위의 경기를 펼친 끝에 전승을 기록했고, 54개국 전체 팀 중 가장 많은 29골을 터뜨리는 등 이번 유럽 예선에서 가장 '뜨거운 팀'이 됐다.

같은 조의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4승1패·승점 12)와의 격차를 6점으로 벌린 노르웨이는 남은 2경기에서 승점 1점만 추가해도 자력으로 본선에 오른다.

노르웨이가 본선에 오르면 1998 프랑스 월드컵 이후 28년 만의 본선 복귀다.

2000년생인 홀란드가 태어나기도 전이 마지막이었던 노르웨이의 월드컵 역사가 다시 시작되는 셈이다.

벨기에를 상대로 무승부를 거둔 북마케도니아 ⓒ AFP=뉴스1

북마케도니아의 돌풍도 주목해야 한다. 인구 170만명의 소국 북마케도니아는 그동안 유럽 축구 역사에서 늘 변방이었다.

유고슬라비아 시절에는 월드컵 단골손님이었지만, 독립한 이후 치러진 1990 월드컵부터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얼굴을 내밀지 못했다. 하지만 유로 2020을 통해 처음 메이저 대회 본선에 진출했고,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선 플레이오프까지 가는 등 조금씩 저력을 보였고 이번엔 사상 첫 본선행을 눈앞에 두고 있다.

북마케도니아는 J조에서 3승3무(승점 12)를 기록, 벨기에(3승2무·승점 11)를 따돌리고 조 선두에 올라있다.

조 추첨에서 포트 3를 배정 받을 만큼 약체로 분류됐지만 포트 1 벨기에를 상대로 홈과 원정에서 모두 무승부를 끌어낼 만큼 기대 이상의 선전을 했다. 이후 리히텐슈타인과 카자흐스탄 등 비슷한 전력의 팀을 상대로 연달아 대승을 거둔 게 조 선두까지 치고 나간 동력이 됐다.

북마케도니아는 알렉산더 트라이코프스키와 보얀 미오프스키 등이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둘은 홀란드처럼 빅클럽에서 뛰는 선수는 아니지만, 하이두크 스플릿(크로아티아)와 레인저스(스코틀랜드)에서 활약하며 내공을 쌓은 선수들이다.

득점 후 기뻐하는 우크라이나 ⓒ AFP=뉴스1

돌풍을 일으키는 팀들은 더 있다.

K조의 알바니아는 3승2무1패(승점 11)를 기록, 5승(승점 15)의 잉글랜드에 이어 2위를 달리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고 있다. 3위 세르비아(2승1무2패·승점 7)와 격차는 승점 4점이다.

알바니아 역시 이번 월드컵을 통해 본선에 오르면 건국 이래 첫 진출이다.

본선에 8회나 진출했지만 1998 프랑스 대회 이후로는 유럽 예선마다 기대 이하의 성과를 냈던 스코틀랜드는 C조에서 3승1무(승점 10)로 2위를 달려 모처럼 본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큰 상처를 입은 우크라이나는 D조에서 1승1무1패(승점 4)로 2위에 자리, 역시 본선행 희망을 키우고 있다.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