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 없던 아브라모비치의 퇴장…격변의 시간 앞에 선 첼시
2003년 첼시 인수, 우승컵만 21개 수집
- 김도용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지난 19년 동안 첼시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로만 아브라모비치(55) 구단주가 팀을 떠난다. 생각지 못했던 아브라모비치의 퇴장에 첼시의 미래도 불투명하게 됐다.
아브라모비치는 3일(한국시간) 첼시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구단과 팬, 직원 그리고 구단의 후원자들을 위해 가장 좋은 결정"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출신의 신흥재벌인 아브라모비치는 지난 2003년 1억4000만파운드(약 2250억원)에 첼시를 인수했다. 이후 아브라모비치는 약 3조원를 지출하며 구단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맞물려 입지가 흔들렸던 아브라모비치는 첼시와 동행을 끝내는 결정을 내렸다.
아브라모비치는 첼시가 잉글랜드를 넘어 유럽 정상급 팀으로 올라서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일각에서는 아브라모비치가 "돈으로 축구를 망쳤다"고 비난했지만 첼시 팬들에게는 최고의 구단주였다.
첼시는 아브라모비치에게 인수되기 전까지 1955년 리그 우승 1번이 전부였던 팀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상위권에 자리했지만 정상급 클럽이라 평가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아브라모비치 체제에서 첼시는 완전히 달라졌다. 아브라모비치는 디디에 드로그바, 안드레이 셰브첸코, 미하엘 발락, 에당 아자르, 로멜루 루카쿠 등 정상급 선수 영입에 돈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조제 모리뉴, 카를로 안첼로티, 거스 히딩크, 안토니오 콘테, 토마스 투헬 등 세계적인 감독들을 데려오는데도 지갑을 열었다.
돈만 쓰는 것이 아니라 판단도 공격적이었다. 아브라모비치는 팀이 부진에 빠지면 빠른 판단으로 감독 교체를 진행, 몇차례 위기를 막았다. 실제로 첼시가 두번 우승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는 모두 시즌 도중 지휘봉을 잡은 감독들의 성과였다.
아브라모비치의 전폭적인 지원 덕에 첼시는 지난 19년 동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 5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 UEFA 유로파리그 우승 2회,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우승 1회, 잉글랜드축구협회(FA) 컵 우승 5회 등 21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아브라모비치가 등장한 2003-04시즌 이후 지금껏 영국 내에서 첼시보다 많은 우승을 경험한 팀은 없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21회로 첼시와 동률을 이룰 정도다.
팀의 수준을 끌어올렸던 아브라모비치가 떠나면서 첼시도 과도기를 겪게 될 전망이다. 구단 매각이 발표된 뒤 스위스의 억만장자 한스요르그 위스, LA 다저스의 공동구단주 토드 보엘리 등이 인수에 관심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모두 막대한 자본을 갖고 있지만 전 구단주처럼 구단에 애정을 갖고 투자할지 미지수다.
자칫 잘못하면 미국 출신 사업가인 맨유의 구단주 말콤 글레이저처럼 성적에는 관심이 없고, 그저 수익에만 초점을 맞추는 구단주가 첼시의 새로운 주인이 될 수도 있다. 생각지 못했던 국제 정세로 첼시도 어수선한 상황을 맞이했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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