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온조항도 포기'…10년 키운 골든볼 유망주 팽한 발렌시아
마요르카와의 협상 중 알렉스 등록 위해 이강인 계약 해지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가 10년을 공들여 키웠던 이강인을 내다버리듯 방출했다.
발렌시아는 이번 시즌 전술 플랜에서 이강인을 제외했다. 이강인 역시 합당한 출전 기회를 위해 팀을 떠나기로 마음을 굳혔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별하는 모습이 아름다움과 거리가 있다.
발렌시아는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이강인을 아예 계약해지 시켰다. 발렌시아는 이적료를 포기했고 이강인으로서도 마무리가 영 찝찝하다.
당초 발렌시아는 이강인에게 1000만유로(약137억원)의 이적료를 책정했다. 하지만 이미 영입을 완료한 브라질 출신의 마르쿠스 안드레를 빨리 '논EU'로 등록, 새 시즌에 활용하기 위해 이강인을 서둘러 보내는 데 급급했다.
이후 발렌시아는 마요르카에 이강인을 이적료 없이 '셀온 조항(sell-on) 10%'를 삽입하는 계약서를 내밀었다. 이강인의 가치가 더 오를 것을 감안하면 최선은 아니어도 차선의 방법이었다. 이적료가 부족했던 마요르카라서도 거절할 이유가 없는 제안이었다.
하지만 발렌시아는 마요르카가 채 제안을 받아들이기도 전에 안드레를 논EU로 등록시켰고, 그러면서 이강인과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해버렸다. 따라서 마요르카는 이적료는 물론 '셀온 조항'까지 신경 쓸 필요가 없이 이강인을 자유롭게 데려올 수 있게 됐다.
1~2일만 뒤에 안드레를 등록했더라면 이강인을 셀온조항으로 보내고 안드레까지 아무 문제 없이 품을 수 있던 발렌시아로선 이해할 수 없는 일처리를 한 셈이다.
스페인 매체 '세르'는 30일이하 (한국시간) "최대 1000만유로까지 받을 수 있던 이강인은 자유이적으로 마요르카 이적을 앞두고 있다. 그 이유는 너무도 간단하다. 발렌시아가 스스로 그 권리를 차 버렸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세르'는 "이강인은 좀 더 우아한 대접을 받으며 발렌시아를 나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발렌시아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매체 '엘데스마르케'는 발렌시아에서 10년을 함께한 선수의 마지막 모습"이라며 발렌시아의 일처리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강인은 2011년 발렌시아 유스팀에 입단, 팀의 미래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강인은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골든볼을 수상하는 등 팀 핵심 선수로 거듭나며 기대에 부응했지만, 발렌시아는 안드레의 등록에만 급급해 팀 최고의 유망주를 이적료 한 푼 없이 내다버리고 말았다.
한편 이강인은 30일 SNS를 통해 "발렌시아는 꿈을 열어준 팀이다. 존중을 담아 작별을 고한다"는 글을 남겼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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