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하면서 존재감까지… 쉼표와 느낌표 모두 취한 손흥민

루도고레츠와의 유로파리그 3차전서 시즌 5호 도움
벤치서 출발했다 고비 때 몫을 해내며 3-1 승리 견인

투입과 동시에 어시스트를 기록, 3-1 승리를 견인한 손흥민. ⓒ AFP=뉴스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레알 마드리드의 계륵으로 전락했던 가레스 베일이 7년 만에 친정 토트넘으로 복귀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많은 전문가들은 기존의 해리 케인-손흥민과 함께 빚어낼 호흡에 많은 기대감을 표했다.

과거 베일과 토트넘에서 함께 뛰어봤던 불가리아 출신의 스트라이커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는 "이름값으로만 본다면, 베일이 가세하는 토트넘은 리버풀과 함께 EPL 최고의 공격진"이라면서 "이들이 잘 섞일지는 지켜봐야겠으나 손흥민-케인과 베일의 조합은 기대감을 갖게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레전드이자 베일의 조국인 웨일스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라이언 긱스는 "케인에 손흥민 그리고 베일이라... 입에 침이 고이는 것 같다"면서 "토트넘에는 좋은 선수들이 정말 많다. 그들이 어떤 플레이를 보여줄 것인지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대다수가 주목하는 삼각편대였는데, 반드시 함께 출전하는 그림만 가능한 것도 아니었다.

1980년대 토트넘의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하던 글렌 호들은 "베일이 가세함에 따라 모리뉴 감독은 공격진 운영에 유연함을 갖게 됐다"면서 베일이 경기에 출전하면 모우라가 벤치에서 대기 할 수 있다. 때에 따라서는 손흥민이나 케인이 벤치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늘 강행군의 중심에 있었던 손흥민에게는 필요했던 '쉼표'인데, 그 그림이 나왔다.

토트넘은 6일 오전 2시55분(이하 한국시간) 불가리아 라즈그라드의 루도고레츠 아레나에서 킥오프한 루도고레츠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J조 3차전에서 3-1로 승리했다.

1차전에서 LASK린츠(오스트리아)를 3-0으로 꺾었으나 2차전에서 앤트워프(벨기에)에 불의의 일격(0-1)을 당했던 토트넘은 2승1패 승점 6점이 되면서 흐름을 바꿨다. 루도고레츠는 3전 전패 최하위다.

조 최약체로 분류되는 루도고레츠와의 경기라 어느 정도는 로테이션이 예상되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경기를 앞둔 기자회견에서 모리뉴 감독이 "손흥민과 케인을 포함한 정상 전력을 가동할 것이냐"라는 질문에 '풀 파워'라 답하며 예상이 복잡해졌다. 뚜껑을 열어보니 케인은 선발이었다. 그런데 손흥민 대신 베일이 측면에 배치됐다.

이전까지 토트넘과 모리뉴 감독은 다소 여유로운 운영이 가능한 상황에서는 케인을 우선순위로 놓고 안배했다. 아무래도 쌍두마차를 같이 빼는 것은 감독 입장에서 부담이고, 그럴 때면 케인이 벤치에 있고 손흥민이 에이스 몫을 맞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손흥민은 케인 대신 원톱까지 맡으면서 팀의 아쉬운 부분을 보완해줬다.

하지만 이날 모리뉴 감독은 베일을 넣고 손흥민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최근 2경기에서 다소 몸이 무거운 인상을 보였던 손흥민에게는 필요했던 충전의 시간이었다. 쉼표만 취한 게 아니다. 쉴 것 쉬면서 다시 존재감까지 과시했다.

이날 손흥민은 후반 16분이라는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필드를 밟았다. 전반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며 2골을 넣은 토트넘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불의의 일격을 당해 추격을 당했다. 다소 불안해지니 모리뉴 감독은 아껴둔 손흥민을 호출했는데, 곧바로 기대에 부응했다.

필드 안으로 들어간 손흥민은 첫 플레이 상황에서 바로 공격 포인트를 작성했다. 호이비에르가 공을 잡았을 때 빠른 눈치와 빠른 스피드로 박스 안으로 들어간 손흥민은 이내 문전으로 패스를 보냈고 이를 로 셀소가 마무리,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 득점으로 승부가 갈렸다.

격차를 벌린 토트넘은 다시 여유로운 운영을 펼칠 수 있었다. 덕분에 모리뉴 감독은 베일을 베르흐바인으로, 로 셀로를 은돔벨레로 교체하는 것까지 가능했다. 손흥민이 여러모로 팀에 기여하면서 경기는 3-1로 마무리됐다. 쉼표와 느낌표를 동시에 취한 손흥민이다.

lastuncl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