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피는 못 속여'…레전드 GK 아들 슈마이켈, 선방쇼로 승리 기여

덴마크의 주전 골키퍼 카스퍼 슈마이켈이 17일(한국시간) 러시아 사란스크의 모르도비아 아레나에서 열린 페루와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C조 조별예선 1차전에서 동료들을 독려하고 있다. ⓒ AFP=News1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덴마크의 전설적인 골키퍼 피터 슈마이켈(55)의 아들 카스퍼 슈마이켈(32·레스터시티)이 완벽한 선방쇼를 펼치면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슈마이켈은 17일(한국시간) 러시아 사란스크의 모르도비아 아레나에서 열린 페루와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C조 조별예선 1차전에서 무실점을 기록, 1-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날 경기는 덴마크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한 판이었다. C조는 대회 전부터 객관적인 전력에서 가장 앞서는 프랑스의 1위가 유력한 가운데 덴마크와 페루가 2위 자리를 다툴 것으로 전망됐다.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 조별예선에서 탈락한 뒤 8년 만에 본선 무대에 오른 덴마크 입장에서는 페루전에서 승점 3점을 무조건 획득해야 했다.

페루전 승리를 위해서는 빠른 발과 기술을 갖고 있는 에디손 플로렌스(올보르), 제퍼슨 파르판(로코모티브 모스크바), 안드레 카릴로(왓포드), 크리스티안 쿠에바(상 파울루) 등을 봉쇄하는 것이 필요했다.

덴마크는 올해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4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 중인 슈마이켈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리고 슈마이켈은 이 기대에 제대로 보답했다. 슈마이켈은 페루가 시도한 6개의 유효슈팅을 모두 막아냈다.

페루가 페널티킥을 날려버리는 등 행운도 따랐지만 슈마이켈은 경기 막판 거세진 상대 공격을 차분하게 막아내면서 승리를 지켜냈다.

슈마이켈을 팀 승리와 함께 개인적으로 기분 좋은 기록을 썼다. 이날 무실점으로 슈마이켈은 A매치 5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어갔는데 이는 전설적인 골키퍼이자 자신의 아버지인 피터 슈마이켈의 4경기 연속 무실점을 넘어선 기록이다. 피터 슈마이켈은 1995년에 4경기 연속 골을 내주지 않은 바 있다.

사실 슈마이켈은 그동안 아버지의 그림자에 가려 있었다. 피터 슈마이켈은 1992년 덴마크가 유로 1992에서 우승할 때 주전 골키퍼로 활약해 덴마크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또한 1999년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트레블(프리미어리그, 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에 기여하기도 했다.

슈마이켈은 아버지를 따라 골키퍼로 선수 생활을 했지만 잠깐 피터 슈마이켈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주목을 받은 뒤 잠잠해졌다. 하지만 2011년 레스터 시티로 이적한 그는 2013-14 시즌 팀이 챔피언십(2부리그) 우승과 지난 2015-16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할 때 주전 골키퍼로 활약, 다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이후에도 슈마이켈은 안정적인 선방을 펼치면서 레스터와 덴마크의 주전 수문장으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피는 못 속인다는 말처럼 슈마이켈은 아버지를 따라 골문 앞에서 듬직한 모습을 보이면서 8년 만에 나선 덴마크의 월드컵 무대 도전에 큰 힘을 불어 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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