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결승' 미국, '마두로 악연' 베네수엘라와 맞붙나?

베네수엘라, 17일 이탈리아와 4강…미국은 결승 선착
WBC 상대 전적은 미국이 3승1패 우세

미국이 2026 WBC 결승에 선착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미국이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에 선착하면서 '악연'으로 얼룩진 베네수엘라와 맞대결할 가능성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1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6 WBC 4강에서 솔로포 두 방을 앞세워 도미니카공화국에 2-1로 역전승했다.

2017년(우승), 2023년(준우승)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결승 무대를 밟은 미국은 9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린다.

미국의 결승 상대는 17일 같은 장소에서 펼쳐지는 이탈리아-베네수엘라전 승자다.

이탈리아는 1라운드에서 미국과 같은 B조에 속해 4승(무패)으로 조 선두를 차지했다. 미국과 맞대결에서도 8-6으로 승리했다.

미국은 이 패배로 탈락 위기까지 처했다가 멕시코를 완파한 이탈리아의 도움으로 '경우의 수'를 뚫고 8강 토너먼트에 합류했다.

미국 입장에서는 결승에서 다시 이탈리아를 만나 1라운드 패배를 설욕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게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다.

그러나 전 세계 야구팬이 가장 기대하는 결승 카드는 역시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맞대결이다.

베네수엘라는 '디펜딩 챔피언' 일본을 꺾고 2026 WBC 4강에 올랐다. ⓒ 로이터=뉴스1

미국 못지않게 메이저리그(MLB) 스타가 포진한 베네수엘라는 1라운드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밀려 D조 2위에 머물렀으나 8강에서 '디펜딩 챔피언' 일본을 꺾는 등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갖췄다.

특히 미국과 베네수엘라는 정치적으로도 얽힌 게 많다. 양국은 1999년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취임한 뒤 27년간 악연 관계였다.

당시 차베스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내 미국 기업의 자산을 몰수하고 석유 산업을 국유화하는 등 '반(反)미' 전선을 강조했다.

2013년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들어서면서 양국은 악화 일로를 걸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강력한 경제 제재를 가했고,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 밀매 카르텔 우두머리로 규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월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하는 군사작전을 승인하면서 상황은 더더욱 악화했다.

미군에 체포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2026.1.5 ⓒ 로이터=뉴스1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미국 땅'에서 세계 최고 권위의 야구 국가대항전인 WBC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면 이목이 쏠릴 것이다.

베네수엘라가 미국을 만나기 위해서는 먼저 '준 미국팀' 이탈리아를 잡아야 한다.

이탈리아는 대다수 미국인 선수로 구성됐는데, 국적이 아닌 부모와 조부모 혈통으로 대표팀을 정할 수 있는 대회 규정 때문이다.

베네수엘라는 케이데르 몬테로가 선발 투수로 내세워 이탈리아를 제물로 사상 첫 결승 무대를 밟겠다는 각오다.

WBC 역대 전적에서는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3승1패로 우위를 보였다. 두 팀의 최근 맞대결인 2023년 대회 8강에서는 미국이 난타전 끝에 9-7로 이겼다.

WBC 결승은 18일 오전 9시 론디포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