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명예의 전당 후보 추신수, 1표 획득 중…"韓 빅리거의 개척자"

댈러스스포츠 기자, 투표용지 공개
"후보 자격 유지에 필요한 득표율 5% 가능성 낮아"

추신수는 한국인 최초로 MLB 명예의 전당 후보에 올랐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MLB) 명예의 전당 입회 후보로 선정된 추신수(43) SSG 랜더스 구단주 보좌역이 일단 1표를 획득했다.

댈러스스포츠(DLLS) 제프 윌슨 기자는 31일(한국시간) 명예의 전당 투표용지를 공개하면서 추신수에게도 한 표를 행사했다.

그는 총 27명의 후보 중 추신수를 비롯해 바비 아브레우, 펠릭스 에르난데스, 앤디 페티트, 카를로스 벨트란, 앤드루 존스,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 지미 롤린스, 체이스 어틀리, 더스틴 페드로이아 등 10명에게 투표했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는 심사 끝에 지난달 2026 명예의 전당 입회 후보 명단을 발표했는데, 신규 후보로 추신수를 포함했다.

한국 선수가 명예의 전당 후보에 이름을 올린 건 추신수가 처음이다.

1994년부터 2010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17시즌을 뛰며 아시아 선수 최다 124승(98패)을 기록한 박찬호도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2005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빅리거로 데뷔한 추신수는 신시내티 레즈, 텍사스 레인저스를 거쳐 2020년까지 메이저리그 무대를 누비며 통산 165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5,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 출루율 0.377, 장타율 0.447의 성적을 남겼다.

추신수는 한국인 최초로 MLB 명예의 전당 후보에 올랐다. ⓒ AFP=뉴스1

추신수는 2018년 올스타에 뽑혔고, 세 차례(2009·2010·2013년)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2008년부터 20010년까지 3시즌 연속 타율 3할을 기록했으며, 단일 시즌 홈런 20개 이상도 일곱 차례(2009~2010, 2013, 2015, 2017~2019년) 작성했다.

윌슨 기자는 "추신수는 통산 OPS(출루율+장타율) 0.824를 기록한 훌륭한 선수"라고 강조하면서도 "그가 5% 이상 득표율로 후보 자격을 유지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밝혔다.

이어 "추신수가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지 못할 수 있지만, 야구계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며 추신수를 '개척자'(Trailblazer)라고 표현했다.

윌슨 기자는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뛴 한국 선수 중 독보적인 기록을 작성했다. 언젠가 한국 선수가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테고, 그때 추신수는 그 선수의 길을 닦은 개척자로 언급될 것"이라며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추신수에게 투표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추신수의 '선한 영향력'도 언급했다. 윌슨 기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국 야구 리그가 중단된 2020년 4월, 텍사스 마이너리그 선수 전원에게 1000달러씩 지원한 추신수의 선행도 투표의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추신수는 한국인 최초로 MLB 명예의 전당 후보에 올랐다. ⓒ AFP=뉴스1

추신수가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기 위해서는 BBWAA 소속 10년 이상 경력 기자의 투표에서 75% 이상 득표해야 한다.

후보 자격은 10년간 주어지지만, 득표율 5% 이상을 기록해야 이를 유지할 수 있다. 5%의 지지도 받지 못하면 후보 자격을 상실한다.

명예의 전당 입회 후보 투표 결과는 내년 1월 21일 발표된다.

명예의 전당 트래커에 따르면 31일 오전 7시 현재 유권자 23.1%가 투표용지를 공개했는데, 추신수는 득표율 1%를 기록 중이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