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경쟁 뚫고 WS 우승까지…김혜성 데뷔 시즌 '해피 엔딩'
7차전 대수비로 WS 첫 출전…우승 세리머니 함께
데뷔 시즌 우승 경험…다음 시즌 도약 발판
- 서장원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김혜성(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MLB) 데뷔 첫해부터 월드시리즈(WS) 우승 반지를 손에 끼웠다. 공헌도는 크지 않았지만, 험난한 경쟁 속에 끝까지 살아남아 얻은 성과라 의미가 남다르다.
다저스는 2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2025 MLB WS 7차전에서 연장 11회 혈투 끝에 5-4로 승리했다.
'디펜딩 챔피언' 다저스는 1998년부터 2000년까지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뉴욕 양키스 이후 25년 만이자 구단 최초 2년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다저스가 우승을 확정 짓는 순간엔 다저스의 유일한 한국인 선수 김혜성도 그라운드 위에 있었다.
WS 엔트리에 승선하고도 6차전까지 교체로도 출전하지 못하던 김혜성은 이날 다저스가 5-4로 앞서 연장 11회말 미겔 로하스를 대신해 대수비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김혜성은 무사 2루 위기 상황에서 아이재아 카이너-팔레파의 희생번트 때 1루로 백업을 들어가 공을 잡은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송구를 받아 타자 주자를 아웃시켰다.
이후 1사 1, 3루에서 알레한드로 커크의 병살타로 다저스의 우승이 확정되자, 김혜성은 동료 선수들과 함께 얼싸안고 첫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데뷔 시즌부터 우승 반지를 얻은 김혜성은 2001년과 2004년 WS에서 우승한 김병현 이후 21년 만에 우승 반지를 획득한 두 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다.
다사다난한 데뷔 시즌이었다.
김혜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24억 원)에 계약을 맺고 MLB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MLB 최강팀에 입단했지만, 오타니 쇼헤이,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등 고액 연봉을 받는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다저스에서 김혜성이 주전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김혜성은 캠프부터 생존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결국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맞이했다. 마이너리그에서 투수들의 빠른 공을 경험하면서 적응하기를 바랐다. 타격폼 개조 작업도 동반했다.
지난 5월 토미 에드먼의 부상으로 빅리그에 콜업된 김혜성은 트리플A에서 가다듬은 타격폼으로 빅리그에 적응해 나가기 시작했고, 5월에만 타율 0.422(45타수 19안타)를 기록하며 입지를 다졌다.
플래툰 시스템(선발 투수 유형에 따라 번갈아 기용하는 방식)에 갇혀 자주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정규시즌 마지막까지 생존한 김혜성은 71경기 타율 0.280, 3홈런, 1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99의 성적으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포스트시즌에서도 김혜성은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주전이 아닌 백업이었지만, 대주자와 대수비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비록 팀이 와일드카드 시리즈부터 WS 7차전까지 17경기를 치르는 동안 두 차례밖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김혜성은 두 번 모두 깊은 인상을 남겼다.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는 연장 11회 대주자로 나서 끝내기 득점을 기록했고, WS 7차전에서는 11회 대수비로 투입돼 우승 확정의 순간을 함께했다.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다저스에서 경쟁을 뚫고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들었고, 우승까지 함께했다. 김혜성에게는 다음 시즌 도약을 위한 뜻깊은 시즌으로 남을 전망이다.
superpow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