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자' 징계한 KPGA 전 대표이사, 재판 넘겨져
검찰,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 불구속 기소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에게 오히려 불이익성 징계를 내린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전 대표이사가 결국 재판을 받게 됐다.
27일 KPGA 노조에 따르면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은 지난 21일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KPGA 전 대표이사 김모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김 씨는 지난 2021년 4월 불거진 KPGA 직장 내 성추행 사건 당시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다.
당시 가해자로 지목된 A씨는 고연차 관리자로 수년간 사무실과 화장실 등지에서 동성의 다수 부하직원들을 상대로 귓불과 엉덩이를 만지는 등의 추행과 성희롱성 언행을 반복했다.
A씨는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기소돼 지난 2024년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의 대법원 판결이 확정됐다.
문제는 사건 공론화 이후 KPGA의 대응이었다. 당시 KPGA는 성추행 피해자 중 한 명에게 '언론 대응 부실과 보고 부재' 등을 이유로 3개월 정직의 중징계를 내렸다. 이에 협회 안팎에서는 피해자에 대한 보복성 징계가 아니냐는 거센 비판이 제기됐고, 해당 사안은 그해 가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도마위에 올랐다.
이후 피해 직원에 대한 중징계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모두 ‘부당징계’로 판정됐다.
이어 고용노동부 성남지청도 해당 징계를 남녀고용평등법상 금지된 불이익 조치로 판단해 당시 KPGA 투어 대표이사였던 김 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 송치했고, 검찰은 3년 4개월 만에 불구속 기소를 결정해 형사재판으로 넘겼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6항은 사업주가 성희롱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나 피해근로자 등에게 해고 및 징계, 진급 등의 부당한 인사로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KPGA노조는 "이번 기소가 단순히 과거의 한 사건에 대한 형사절차에 그치지 않고, 피해 사실을 진술하거나 신고한 직원에 대한 불이익 조치가 노동위원회 판단을 넘어 형사절차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했다.
이어 "직장 내 성 비위나 괴롭힘 사건에서 피해자와 신고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 노동위원회 판단과 사법기관의 형사책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피해자 보호는 회사가 선택적으로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법이 정한 최소한의 의무다. KPGA는 피해자나 관련 진술자에게 불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는 징계나 인사조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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