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승→6승' 반등한 LPGA 태극낭자군단…내년 시즌 더 기대된다

유해란·김효주·김세영 등 활약…메이저·타이틀 '무관' 아쉬움
황유민 미국 직행…방신실·이동은, LPGA 도전 나서

4월 포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효주.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태극낭자군단'이 올해 6승을 거뒀다. 단 3승에 그쳤던 지난해에 비해 반등에 성공하면서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2025 LPGA투어는 24일(한국시간)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삼금 1100만 달러)을 끝으로 1년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올 시즌 총 32개 대회에서 한국은 6승을 합작했다. 지난해 단 3승에 그치며 2011년 이후 13년 만의 최소 승수라는 불명예를 남겼는데 올해는 작년의 두 배에 해당하는 승리를 챙겼다.

시즌 개막전인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 챔피언스 토너먼트에서 김아림(30)을 시작으로, 4월 포드 챔피언십에서 김효주(30), 5월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에서 유해란(24), 6월 팀 대회인 다우 챔피언십에서 임진희(27)와 이소미(26), 10월 롯데 챔피언십에서 황유민(22), 같은 달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김세영(32)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올해 LPGA투어에서 한국보다 많은 승수를 기록한 나라는 일본(7승)이 유일하다. 다승자가 지노 티띠꾼(태국·3승)과 야마시타 미유(일본·2승) 등 2명밖에 나오지 않은 가운데 한국은 일본과 함께 가장 두꺼운 선수층을 자랑했다.

'신구 조화'도 확실했다. 2023년 LPGA투어 신인왕 출신의 유해란이 통산 3번째 우승, LPGA투어 2년 차의 임진희와 이소미가 첫 승을 거뒀고, 한때 투어를 호령했던 김효주와 김세영은 각각 2년, 5년 만에 우승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김세영. ⓒ AFP=뉴스1

여기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뛰는 황유민은 초청 선수로 출전한 대회에서 깜짝 우승을 달성하며 단숨에 내년 시즌 풀시드를 확보했다.

다만 메이저대회를 비롯한 큰 대회에서의 성적은 아쉽다. 한국은 올해 5대 메이저대회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지난해 양희영(36)이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후 7연속 '메이저 무관'이다.

올해 메이저대회에선 사이고 마오(일본·셰브론 챔피언십), 마야 스타르크(스웨덴·US 여자오픈), 이민지(호주·KPMG 위민스 챔피언십), 그레이스 김(호주·에비앙 챔피언십), 야마시타 미유(일본·AIG 위민스 오픈)가 정상에 올랐다. 일본 선수 두 명에 한국계 호주 선수 2명이 감격을 누렸지만, 한국은 아쉬움을 삼켰다.

가장 많은 상금이 걸려 있는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도 이소미, 김세영이 잠시 두각을 보였으나 끝내는 세계 1위 티띠꾼이 대회 2연패를 차지했다.

큰 대회에서의 성과가 미미하다 보니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개인 타이틀 수상자는 없다.

3승의 티띠꾼이 올해의 선수, 상금왕, 최저타수상 등 주요 타이틀을 싹쓸이했고, 신인상은 야마시타 미유, '롤렉스 메이저 어워드'는 이민지에게 돌아갔다.

황유민이 4일(현지시간) 하와이 오하우섬 에바비치에 위치한 호아칼레이CC에서 열린 '2025 롯데 챔피언십' 에서 우승 후 트로피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홍기획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은 김효주, 김세영, 김아림, 이소미 등이 주요 타이틀 부문 10위 이내에 포함됐지만 실질적인 경쟁을 벌이진 못했다. 6승 수확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만 올해 반등의 싹을 틔운 만큼 내년에 대한 기대감은 커졌다. 오랜 무관 행진을 털어낸 김효주, 김세영이 기량을 이어가고, 유해란과 임진희, 이소미 등 20대 선수들이 한층 성장한다면 올해 보다 더 나은 내년을 기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무관의 한'을 깨지 못한 최혜진(26), LPGA투어 2년 차를 맞을 윤이나(22)의 발전도 관심을 모은다.

LPGA투어에 도전하는 방신실(21). (KL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올 시즌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한 윤이나는 적응을 마친 미국 무대 2년 차 시즌을 벼르고 있다.

여기에 새 얼굴도 가세한다. 황유민은 롯데 챔피언십 우승으로 이미 2년간의 LPGA투어 시드를 확보했고, KLPGA투어에서 황유민과 함께 장타 경쟁을 벌였던 방신실(21)과 이동은(21)도 12월 LPGA투어 퀄리파잉 스테이지에 출전해 시드 확보에 도전한다.

방신실, 이동은까지 LPGA투어에 진출한다면, 2026 시즌 태극낭자군단은 올해 미국 무대를 접수한 일본을 넘어 다시금 정상 정복을 노릴 만하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