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조·홍정민·방신실…2025 KLPGA투어, 독주없는 춘추전국시대

윤이나 미국 진출 후 주요 타이틀 분산…유현조 2관왕
'무관' 노승희·고지원 등도 빼어난 성적으로 주목

2025시즌 KLPGA 대상과 평균타수상을 거머쥔 유현조. (KLPGA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파주=뉴스1) 권혁준 기자 = 윤이나(22)가 미국으로 떠난 국내 여자 골프는 '춘추전국시대'였다. 유현조(20), 홍정민(23), 방신실(21) 등이 각기 다른 강점을 보이며 '독주' 없이 천하를 나눠 가졌다.

2025 KLPGA투어는 9일 대보 하우스디 챔피언십을 끝으로 31개 대회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올 시즌 주요 타이틀 경쟁은 끝까지 치열했다. 작년 윤이나가 주요 부문을 독식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유현조와 홍정민, 방신실이 각축을 벌였다.

이 중에서도 근소하게 앞서간 이는 지난해 신인왕에 올랐던 유현조다. 유현조는 가장 중요한 대상 타이틀을 마지막 대회를 앞두고 확정했다.

유현조싀 우승은 '메이저' KB금융 스타 챔피언십 단 한 번뿐이었지만 준우승과 3위를 각각 3번씩 차지했고, '톱10'을 무려 19번이나 달성하는 꾸준한 경기력으로 대상 타이틀을 가져왔다. 유현조의 '톱10 피니시율'은 65.5%로 지난해 윤이나(56%)의 기록을 크게 상회할 정도였다.

유현조는 평균타수에서도 69.9368타로 1위를 차지했다. 평균타수에서 60대 타수를 기록한 건 2021년 장하나(69.9088타) 이후 4년 만이다.

홍정민(23). (KLPGT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상금왕을 거머쥔 홍정민도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홍정민은 메이저대회인 KLPGA 챔피언십을 비롯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놀부·화미 마스터즈까지 3승을 쓸어 담고 준우승도 3번이나 기록했다.

유현조에 비해 '톱10' 횟수(11회)가 떨어져 대상 경쟁에선 밀렸지만, 상금 부문은 13억 4152만 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방신실(21)도 3승을 포함해 대상 3위, 상금 4위, 평균타수 3위 등의 꾸준한 기량을 과시하며 올해 KLPGA투어의 주역이 됐다. 방신실은 홍정민, 이예원(22)과 함께 공동 다승왕에 올라 타이틀 한 개를 챙겼다.

전반기에 가장 먼저 3승 고지를 밟았던 이예원은 후반기 들어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이며 좀처럼 우승을 추가하지 못했다. 2023년 대상과 평균타수상, 상금왕을 싹쓸이했던 그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다승왕을 차지한 데 만족했다.

방신실(21). (KL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후반기 부진했던 이예원보다 오히려 '무관'의 노승희(24), 고지원(21)이 주목할 만했다.

노승희는 올해 1승과 준우승 4차례의 호성적을 발판 삼아 대상 4위, 상금 2위, 평균타수 4위 등에 올랐다. 여러 차례 우승 문턱에서 좌절해 타이틀을 가져가진 못했으나 정상급 기량을 과시했다.

'제주의 딸' 고지원도 내년 시즌을 기약한다. 그는 지난해 부진으로 올해 정규투어 시드를 잃었는데, '조건부 시드'로 출전한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일궜다.

고지원(21). (KL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고향에서 열린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S-OIL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다승자' 대열에 합류했다. 시즌 개막부터 풀시즌을 소화할 내년을 기대케 했다.

이 밖에 드라이브 비거리 260야드를 넘기며 우승까지 차지한 '장타 여왕' 이동은(21), 시즌 막판 2번의 준우승으로 신인왕에 오른 서교림(19) 등도 내년 '대권'에 도전할 잠룡으로 꼽힌다.

최강자가 주름잡았던 최근 몇 년의 흐름과 달리 '춘추전국' 양상을 보인 올해 KLPGA투어는 또 다른 재미로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