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무관' 벗어난 김영수 "오래 걸렸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제네시스 챔피언십서 107번째 도전 끝 우승…"영광스럽다"
PGA 출전권도 획득…"제네시스 오픈 가장 기대돼"

김영수(33·PNS홀딩스)가 9일 열린 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감격스러워하고 있다. (KPGA 제공)

(인천=뉴스1) 권혁준 기자 = 아마추어 시절 누구보다 각광받았던 유망주였지만, 프로 무대에서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던 김영수(33·PNS홀딩스). 107번째 도전 끝에 꿈에 그리던 첫 우승을 차지했을 때 그는 이미 서른 살을 훌쩍 넘겼다.

하지만 김영수는 "아직 늦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첫승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를 계기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자신감이기도 했다.

김영수는 9일 인천 연수구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파72·7438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3언더파를 추가,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함정우(28·하나금융그룹·5언더파 283타)를 한 타 차이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김영수는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를 지냈던 유망주다. 상비군 시절이던 2007년엔 송암배와 익성배, 허정구배 등 그해 열린 대한골프협회(KGA) 주관 아마추어 대회를 모두 제패하기도 했다.

하지만 프로 전향 후엔 좀처럼 우승을 하지 못했다. 지난달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을 비롯해 3차례 3위를 기록하는 등 경쟁력을 보여줬지만, 늘 우승에 한 발씩 부족했다.

그러던 그가 코리안투어에서 가장 큰 규모의 대회인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일궜다. 비가 쏟아지는 악천후에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경기한 결과물이었다.

김영수는 경기 후 "멋진 시합에서 우승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면서 "날씨가 정말 힘들었는데, 한 홀 한 홀 버텼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웃어보였다.

김영수가 9일 열린 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KPGA 제공)

본인 스스로도 프로 첫 우승까지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프로에 처음 왔을 때 주변에서도 기대가 많았고 나 역시 욕심이 많았다"면서 "이렇게까지 오래 걸릴 줄은 몰랐다. 그래도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이 정도면 빠르게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1년을 기다린 우승이었지만 역시나 마지막 순간까지 쉽지 않았다. 17번홀(파3)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뜨리며 보기를 범했고, 18번홀(파5)에서도 세 번째 샷이 멀리 빗나가며 위기를 맞은 것.

우승을 의식한 영향이기도 했다. 김영수는 "의식적으로 리더보드를 보지 않고 경기를 했는데, 리더보드가 너무 커서 17번홀을 가는 길에 보였다"면서 "그래도 17번홀에서 보기로 막으면서 잘 마무리 했고, 18번홀도 위기를 넘기면서 '이제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9일 열린 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영수(왼쪽)가 캐디 김재민씨와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KPGA 제공)

우승의 기쁨을 누린 김영수는 함께 한 캐디 김재민씨(29)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김영수는 군대 후임으로 만난 사이인 김씨의 유학을 만류하며 함께 호흡을 맞출 것을 권유했다고.

김영수는 "이번 우승은 나 혼자 해낸 것이 아니다. 곁에서 항상 큰 도움을 주고 있는 캐디 덕분이었다"면서 "캐디도 골프 선수의 꿈을 갖고 있었는데 함께 투어를 다니면서 서로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함께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선 우승자의 캐디에게도 선수와 동일한 디자인의 미니어처 트로피를 제작해 제공한다.

김영수는 이번 우승으로 상금 3억원을 비롯해 제네시스 GV80 차량, 미국프로골프(PGA)투어 3개 대회 출전권 등 여러 특전을 얻었다.

특히 이달 열리는 CJ컵을 비롯해 내년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과 제넨시스 오픈 등 PGA 대회에서 자신의 능력을 가늠해보겠다는 각오다.

그는 "3개 대회 중에서도 제네시스 오픈이 가장 기대된다. 2~3년동안 미국 전지훈련을 가면서 갤러리로 그 대회를 봤다"면서 "내가 가면 어느 정도일지 궁금했는데 기대가 된다"며 미소지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