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銅·銅' 여중생 궁사 강연서 "엄마, 짜증 내서 미안해"[AG]
양궁 컴파운드 여자 단체전 이어 개인전도 3위
韓 양궁 역대 AG 최연소 메달…"나만 할 수 있는 거 아냐"
- 이상철 기자
(오카자키=뉴스1) 이상철 기자 = '2011년생' 강연서(15·성사중)가 양궁 컴파운드 여자 개인전 동메달을 획득하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마쳤다.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더해 총 메달 두 개를 목에 건 '여중생 궁사'는 "그동안 엄마에게 너무 짜증을 내서 미안하다"며 웃었다.
강연서는 1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대회 양궁 컴파운드 여자 개인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박정윤에게 145-143으로 승리했다.
전날 여자 단체전 동메달로 한국 양궁 역대 아시안게임 최연소 메달리스트가 된 강연서는 대회 두 번째 메달을 땄다.
경기 후 만난 강연서는 "금메달을 따지 못해 아쉽다.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활을 쏘기가 어려웠다"며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후회 없이 대회를 마치자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끝내 3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에 온 뒤에는) 대회를 빨리 마치고 조금 재미있게 하루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경기를 다 끝내서 너무 신난다"고 했다.
이어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성적이 잘 안 나오면 예민해져서, 엄마와 통화할 때 짜증을 내 많이 다투기도 했다"면서 "엄마, 아시안게임 끝날 때까지 (짜증을 부려도) 잘 참아줘서 고마워"라며 현장에서 힘을 불어넣어 준 어머니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양궁 가족이기도 하다. 두 살 어린 남동생 강지석 군도 리커브 선수로 활동 중으로, 누나가 동메달을 따는 모습을 지켜봤다.
남매의 우애가 좋다는 이야기에 강연서는 "여기서는 제 모습을 숨긴 것 같다. 집에 가면 매일 싸운다"며 미소를 지었다.
값진 개인전 동메달이지만, 아쉬움도 있다. 32강과 16강에서 모두 만점(150점)을 기록한 데다 8강에서도 여유 있는 승리를 따냈기에 내심 금메달을 노렸는데, 4강에서 누리사 디안 아시리파(인도네시아)를 만나 고배를 마셨다.
강연서를 잡고 결승에 오른 아시리파는 기세를 몰아 금메달을 가져갔다.
아쉬워하던 강연서는 "비록 나는 떨어져도 정윤 언니는 꼭 결승에 올라가서 금메달을 무조건 따면 좋겠다고 응원했다"고 했다. 그러나 뒤이어 펼쳐진 4강전에서는 박정윤이 동생의 응원에도 아마야 암파로 코후앙코(필리핀)에게 덜미를 잡혔다.
그렇게 두 명의 태극 궁사가 개인전 동메달을 놓고 맞붙게 됐다. 여자 컴파운드 대표팀의 맏언니인 박정윤은 강연서의 '롤모델'이기도 했다.
박정윤은 동메달 결정전을 앞두고 강연서에게 "승패와 상관없이 멋있게 한번 쏘고 나오자"고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강연서는 "언니가 축하를 많이 해줘서 기분이 좋다"며 "(대표팀 생활을 하면서) 언니와도 많이 친해졌다. 또 함께 경기하고 훈련하며 좋은 경험도 쌓았다"며 "앞으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언니와 다시 경쟁하면서도 나란히 발탁된 뒤에는 함께 운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2028 LA 올림픽 양궁 종목에는 리커브 외에 컴파운드 혼성 단체전이 정식 종목으로 추가됐다.
아시안게임을 통해 큰 대회를 경험한 강연서는 "올림픽에도 나가고 싶다. 올림픽까지 2년 남았는데, 열심히 해서 성적을 끌어올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클럽에서 활동한 강연서는 고등학교 진학 고민도 해야 한다. 그는 "서울여고에서 송현수 코치님의 지도를 받고 싶어 그 방향으로 알아보는 중"이라고 전했다.
한국 양궁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로 뽑힌 강연서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나이' 때문에 큰 화제를 모았다. 그는 실력으로 자신이 왜 태극마크를 달았는지를 입증한 뒤 "너무 어리게만 보는데, 나름의 노력을 많이 했다"고 당차게 말하기도 했다.
강연서는 자신을 보며 국가대표의 꿈을 키우는 양궁 꿈나무를 향해 "나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어린 선수들이) 나이와 상관없이 모두 잘하고 있으니 열심히 해서 함께 국가대표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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