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서 못 부른 애국가…허미미, 태어나고 자란 일본서 부를까[AG]

독립후손가 후예, 할머니 유언따라 일본에서 한국으로
일본 시라카네 미오 등과 금메달 경쟁

유도 국가대표 허미미가 9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아게임 유도 국가대표 미디어데이에서 미소를 보이고 있다. 2026.9.9 ⓒ 뉴스1 김민지 기자

(나고야=뉴스1) 안영준 기자 = '독립운동가 후손'인 재일교포 국가대표 허미미(경북체육회)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부르지 못했던 애국가를 태어나고 자란 일본 땅에서 부를 수 있을까.

한국 여자 유도 국가대표인 허미미는 1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57㎏ 이하급 경기를 치른다.

허미미에겐 특별한 무대다.

허미미는 2002년 일본에서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일본에서 유도 선수로 성장한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일본 전국중학교대회에서 우승했고, 와세다대에 진학해 엘리트 선수의 길을 걸었다.

일본 국가대표로 탄탄대로를 걸을 수도 있었던 그의 인생은 할머니의 유언 이후 완전히 바뀌었다.

일제강점기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5대손인 허미미는 2021년 세상을 떠난 할머니의 바람에 따라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건너왔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개인전 은메달과 단체전 동메달을 딴 유도 대표팀 허미미(경북체육회)가 6일 오전 대구 군위군 삼국유사면 화수리에 마련된 독립운동가이자 현조부인 허석 지사의 추모기적비를 찾아 메달을 바치고 있다. 2024.8.6 ⓒ 뉴스1 공정식 기자

태극마크를 달고 뛴 첫 종합대회인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허미미는 승승장구하며 결승까지 진출했지만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를 상대로 지도 3개를 내주며 석패했다.

금메달을 딴 뒤 애국가를 따라 부르기 위해 가사까지 다 외웠지만 마지막 한 걸음이 부족해 이는 이루지 못했다.

대신 할머니 무덤에 메달을 바치며 다음에는 꼭 금메달과 함께 애국가도 따라 부르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2년 뒤 열린 다음 종합대회의 무대는 공교롭게도 허미미가 나고 자란 일본이다.

허미미는 이번에야말로 금메달과 함께 애국가를 따라 부르겠다는 각오다.

최근 어깨 부상 후 수술대에 오르는 등 시련을 겪기도 했으나 여전히 57㎏ 이하급 강력한 우승 후보다.

유도 남자 국가대표팀 허미미가 9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아경기대회 미디어데이에서 공개 훈련을 하고 있다. 2026.9.9 ⓒ 뉴스1 김민지 기자

큰 무대를 경험하며 한층 성숙해진 그는 파리 올림픽에서 아쉬웠던 '굳히기'를 집중적으로 보완했다.

정성숙 총감독은 "여자부 개인전에선 허미미를 포함해 최소 2~3개의 금메달을 예상한다"면서 "허미미는 체력도 좋고 막판 뒷심이 강하다. 특히 이전보다 굳히기 능력이 70% 이상 좋아졌다. 막판 굳히기로 상대 체력을 무너트려 이기는 게 탁월하다"고 기대했다.

허미미는 "태어났던 곳 일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감이 크다.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허미미는 종주국 일본의 시라카네 미오와 금메달을 다툰다. 이 밖에 '복병' 북한의 김현아도 경계해야 한다.

허미미는 북한 유도에 대해서는 "아직 붙어본 적이 없지만 어떤 기술을 쓰는지 잘 분석해서 대비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한국 유도는 허미미 외에도 남자 73㎏급 안재홍(남양주시청), 남자 81㎏급 이준환(포항시청), 여자 63㎏급 김지수(경북체육회), 여자 70㎏급 김혜미(광주교통공사)가 출격, 금빛 메치기에 도전한다.

9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아경기대회 유도 국가대표 미디어데이에서 허미미 등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9.9 ⓒ 뉴스1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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