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굳건해진 '안세영 천하'…사상 첫 女단식 2연패로 완벽 대관식[AG]

견제 이겨내고 하루 두 경기 강행군에도 끄떡없어
라이벌 완파하며 정상 수성…공식전 승률 98.2%

대한민국 안세영이 29일 일본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후 손가락으로 브이자를 그리고 있다. 2026.9.29 ⓒ 뉴스1 김도우 기자

(이치노미야=뉴스1) 이상철 기자 = '셔틀콕 여제' 안세영(24·삼성생명)이 정상을 수성하며 아시안게임 최초로 배드민턴 여자 단식 2연패라는 새 역사를 썼다. 수많은 도전자의 집중 견제를 받고 하루 두 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가혹한 일정까지 이겨냈다. 3년 전보다 더 강해진 '안세영 천하'는 굳건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29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 시민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2-0(21-17 21-9)으로 꺾고 우승했다.

3년 전 항저우 대회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안세영은 아시안게임 사상 최초로 여자 단식 2연패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배드민턴이 1962년 자카르타 대회부터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는 매번 바뀌었다.

남자 단식으로 범위를 확대해도 2연패를 달성한 선수는 1986년 서울·1990년 베이징 대회의 자오젠화, 2010년 광저우·2014년 인천 대회의 린단(이상 중국) 등 두 명밖에 없었다.

새로운 강자가 끊임없이 등장하는 만큼 정상을 지키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지만, '절대 강자' 안세영에게는 예외였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안세영이 보여준 퍼포먼스는 경이로웠다. '미쳐버리자'는 각오로 뛴다던 그는 첫 번째 단식 주자로 나선 단체전부터 개인전까지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안세영이 29일 일본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후 팔로 하트를 그리고 있다. 2026.9.29 ⓒ 뉴스1 안은나 기자

집중 견제와 정밀한 분석도 압도적인 경기력을 발휘하는 안세영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견고한 수비와 강한 체력이 장점인 그는 날카로운 공격까지 더하며 완벽에 가까운 '공수 만능' 플레이를 펼쳤다.

다른 코트에서는 예측불허의 경기가 펼쳐졌지만, 안세영이 뛴 코트에서는 돌풍은커녕 미세한 바람조차 불지 않았다. 안세영의 여자 단식 경기는 매번 4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끝났다.

이번 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 안세영을 가장 괴롭힌 변수는 상대가 아닌 외부에 있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배드민턴 단식 일정을 항저우 대회보다 하루 적은 5일로 편성했고, 이에 선수들은 32강전과 16강전을 하루에 모두 치러야 했다.

안세영도 32강전을 마친 뒤 16강전을 치르기 위해 무려 7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 다음 날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채 8강전까지 소화해야 하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대한민국 안세영이 29일 일본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와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2026.9.29 ⓒ 뉴스1 안은나 기자

하지만 안세영은 끄떡없었다. 빠르게 체력을 회복한 그는 오히려 피로가 쌓인 상대를 매섭게 몰아붙이며 완승 행진을 이어갔다.

딱히 적수도 없었다.

항저우 대회 결승에서 치열한 접전을 펼쳤던 '오랜 라이벌' 천위페이(중국)를 준결승에서 다시 만났지만 승부는 싱거웠다. 안세영은 천위페이를 불과 38분 만에 2-0으로 완파했다. 둘의 기량 차이는 3년 전과 비교해 더욱 크게 벌어졌다.

금메달을 놓고 다툰 마지막 상대는 단체전 준결승에서 안세영을 상대로 한 게임을 따냈던 야마구치였다. 당시 잠시나마 안세영을 흔들었던 경쟁자였지만 개인전 결승에서는 달랐다.

1게임을 21-17로 따낸 안세영은 2게임에서 더욱 거세게 야마구치를 몰아붙였다. 결국 21-9, 더블 스코어 이상의 압도적인 점수 차로 경기를 끝내며 여자 단식 왕좌를 지켰다.

최근 1년 동안 천위페이와 야마구치를 상대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점도 안세영의 압도적인 위상을 보여준다. 한때 세계 여자 배드민턴의 정상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던 이들을 이제 '라이벌'이라고 표현하기도 민망할 정도다.

또 한 번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선 안세영은 이제 정상이라는 표현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압도적인 경지에 올랐다.

말 그대로 '무적'(無敵)의 안세영이다. 올해 그의 공식전 성적은 56승 1패, 승률은 무려 98.2%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