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초 차' 판잔러 간담 서늘하게 한 김영범…韓 단거리 샛별 떴다[AG]

남자 100m 자유형에서 선두 유지했으나 값진 은메달 획득
아시안게임 첫 개인 종목 출전해 입상

20일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100m 자유형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김영범이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6.9.20 ⓒ 뉴스1 김민지 기자

(나고야=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 수영 '단거리 샛별' 김영범(강원도청)이 아시안게임 개인 종목 데뷔전부터 세계 최강 판잔러(중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불과 0.04초 차로 금메달을 놓쳤지만, 한국 단거리 수영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실하게 보여준 질주였다.

김영범은 20일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100m 결선에서 47초65에 터치패드를 찍어 은메달을 획득했다.

우승을 차지한 판잔러의 기록은 47초61. 김영범과의 격차는 불과 0.04초였다.

금메달을 기대하게 할 만큼 인상적인 레이스였다.

김영범은 출발부터 거침없이 물살을 갈랐다. 22초81로 50m 구간을 가장 먼저 통과하며 판잔러를 비롯한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후반에도 선두를 유지하며 이변을 만드는 듯했다. 하지만 마지막 구간에서 판잔러가 무섭게 따라붙었고, 김영범은 터치패드를 눈앞에 두고 역전을 허용했다.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지만 김영범의 질주는 강렬했다.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판잔러를 상대로 마지막까지 금메달 경쟁을 펼치며 아시아 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했다.

김영범은 그동안 같은 종목에 출전하는 한국 수영 간판 황선우에게 상대적으로 가려져 있었다. 하지만 자유형 100m에서는 47초39의 한국기록을 보유한 한국 단거리의 새로운 기대주다.

20일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100m 자유형 결승전에서 김영범이 은메달을 차지한 후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고 있다. 2026.9.20 ⓒ 뉴스1 김민지 기자

3년 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형들의 활약을 지켜보며 계영 종목에만 출전했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개인 종목에 나섰는데, 첫판부터 제대로 '사고'를 칠 뻔했다.

대회를 앞두고 "무조건 메달을 따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던 '자유형 막내'는 자신의 말을 결과로 증명했다. 단순히 시상대에 오르는 데 그치지 않고 우승 후보 판잔러와 0.04초 차 승부를 펼치면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한국 수영으로서도 반갑다.

그동안 자유형에서는 황선우와 중장거리의 김우민(강원도청)이 중심축을 이뤘다. 여기에 김영범이 자유형 100m에서 경쟁력을 입증하면서 한국 수영은 단거리에서 또 하나의 확실한 카드를 갖게 됐다.

다만 김영범은 가능성과 함께 보완해야 할 과제도 확인했다. 초반부터 과감하게 치고 나가 50m까지 선두를 달렸지만, 막판 판잔러의 추격을 뿌리치지 못했다. 큰 무대에서 선두로 레이스를 이끌면서도 자신의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하는 경험은 더 쌓아야 한다.

그래도 세계 최강을 상대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건 큰 수확이다. 여기에 경험까지 더해진다면 다음에는 판잔러를 놀라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넘어서는 모습도 기대해 볼 만하다.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