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국제대회서 반복된 '남북 혼동' 흑역사[AG]
남자 하키 경기서 북한 국가 연주…체육회 공식 항의
반복되는 상황에도 '학습 효과' 없어
- 서장원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국제종합스포츠대회에서 한국과 북한을 혼동하는 황당한 상황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도 발생했다. 과거 올림픽과 국제대회에서 국기와 국가, 국호를 뒤바꾸는 실수가 잇따랐지만 비슷한 사고가 또 반복됐다.
한국 남자 하키대표팀이 방글라데시와 A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 18일 일본 기후현 가카미가하라 그린 스타디움. 문제는 경기 시작 전 국가 연주 때 발생했다.
경기에 앞서 양 팀 선수들이 도열해 국가가 나오기를 기다렸는데, 한국 차례에 뜬금없이 애국가가 아닌 북한 국가가 흘러나왔다.
한국 선수들이 곧바로 관계자에게 잘못된 점을 지적하자 조직위원회는 급히 북한 국가를 중단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방글라데시 국가를 재생하는 등 혼선이 이어졌다.
대한체육회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사건을 인지한 뒤 관련 내용을 확인한 체육회는 선수단 차원에서 이상현 선수단장 명의의 항의서한을 조직위원회에 발송했다.
체육회 관계자는 "서한에는 사고 경위에 대한 해명 요청과 조직위 차원의 공식 사과 및 재발 방지 요구가 담겼다"고 말했다.
국제대회에서 주최 측이 한국과 북한을 혼동해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북한 여자 축구대표팀이 콜롬비아와 조별리그 경기를 앞두고 선수 소개 영상에 인공기 대신 태극기가 표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나고야에서 벌어진 일과 정반대의 상황이었다. 당시 북한 선수들은 강하게 항의하며 경기장을 떠났고, 결국 경기는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 이상 늦게 시작됐다. 런던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인적 오류'라며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6년 뒤인 2018년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U-19) 챔피언십 한국과 요르단의 경기 직전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흘러나왔다.
당시 한국 코치진이 즉각 문제를 제기했고 북한 국가는 중간에 중단된 뒤 애국가가 다시 연주됐다. 대한축구협회는 경기 후 AFC에 공식 항의했고, AFC도 잘못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개회식에서 '대형 사고'가 터졌다.
센강을 따라 한국 선수단이 입장하자 장내 아나운서는 프랑스어와 영어로 대한민국(Republic of Korea)이 아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이라고 소개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명백한 운영상 실수였다며 공식으로 사과했고, 토마스 바흐 당시 IOC 위원장도 한국 측에 직접 사과했다.
국기에서 국가, 국호까지 형태만 달라졌을 뿐 '남북 혼동'은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반복되고 있다.
더욱이 2012 런던 올림픽과 2018 U-19 챔피언십 등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주최 측은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2024 파리 올림픽에 이어 이번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도 비슷한 실수가 되풀이되면서 국제대회 주최 측의 기본적인 의전과 운영 체계를 향한 아쉬움은 더욱 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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