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선수]⑮한국 핸드볼 자존심 류은희, 마지막 AG서 '금빛 유종의 미' 도전
항저우 결승서 일본에 쓰라린 패배…나고야서 설욕 노려
유럽 챔피언스리그 두 차례 제패한 한국 핸드볼의 '살아있는 전설'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 여자핸드볼의 자존심 류은희(36·부산시설관리공단)가 사실상 마지막 아시안게임이 될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빛 유종의 미'에 도전한다.
류은희는 한국 여자 핸드볼을 대표하는 선수다. 한국 핸드볼이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대표되는 황금기 이후 침체기를 겪는 동안에도 류은희는 국제무대에서 존재감을 이어갔다.
2024 파리 올림픽 당시 대표팀 유일의 해외파였던 류은희는 교리 아우디(헝가리)에서 뛰며 2023-24시즌과 2024-25시즌 유럽핸드볼연맹(EHF) 챔피언스리그를 두 차례 우승하는 등 한국 핸드볼의 자존심을 지켜왔다.
이후 2025년 부산시설관리공단으로 복귀, H리그에서 활약하며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끄는 등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그러다 '한국식 핸드볼'과 원팀을 강조한 이계청 감독에 의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돼 태극마크를 달고 마지막 불꽃을 태우게 됐다.
한국 핸드볼 황금기 끝자락에 막내로 대표팀에 입성했고 이후엔 한국 핸드볼 부활을 위해 몸 바친 류은희는 '희로애락'을 모두 경험했다.
그래서 아시안게임 역사도 다사다난하다.
첫 아시안게임이었던 2010 광저우 대회에서 막내로 동메달을 따냈고, 안방에서 열린 2014 인천 대회에선 주축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대회를 앞두고는 부상으로 낙마, 출전하지 못한 아픔이 있었고 2022 항저우 대회에선 은메달을 땄다. 대회 MVP급 활약을 펼쳤지만 결승전에선 '라이벌' 일본전 10점 차 대패를 막지 못했다.
16년 동안 세 차례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은·동메달을 하나씩 경험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를 통해 네 번째이자 사실상 마지막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2030 도하 대회가 열릴 때 그의 나이는 40세가 된다.
지난 아홉 차례 대회에서 일곱 번 금메달을 따낸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8년 만의 정상 탈환으로 아시아 최강의 자존심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 핸드볼의 자존심이자 상징인 류은희의 역할이 중요하다.
라이트백 류은희는 강력한 어깨를 활용한 파워 넘치는 슛이 '탈아시아'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동료를 활용하는 정확한 어시스트와 전술 이해도도 뛰어나다.
특히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경기 운영 능력은 아시안게임과 같은 메이저 대회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중압감이 큰 한일전에서는 류은희의 경험이 더욱 중요하다.
이번 대회 여자부는 풀리그로 진행돼 한 경기의 패배가 금메달 경쟁에 치명적일 수 있다. 이계청 감독이 강조하는 '원팀'을 완성하기 위해서도 선수단의 중심을 잡아줄 '큰언니' 류은희의 역할이 필요하다.
한국 여자 핸드볼은 H리그 성장을 바탕으로 다시 황금기를 맞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황금기를 직접 경험했던 류은희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여자 핸드볼의 부활을 이끈다면 더욱 특별하다.
자신이 금메달을 딸 마지막 기회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류은희는 "후회 없도록 준비한 것을 다 보여주고 싶다"면서 "금메달에 대한 욕심이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순간 한국 핸드볼을 위해 내 역할을 잘 해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일본에 패한 뒤 분함을 표했던 류은희는 3년 만에 같은 무대에서 다시 만나는 일본전을 앞두고는 오히려 침착했다.
그는 "중요한 순간 얼마나 침착하게 우리 플레이를 하느냐가 승부를 가를 것이다. 모든 경기에서 준비한 것들을 다 보여주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류은희는 덤덤하게 '라스트 댄스'를 준비하고 있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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