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올림피언에서 초짜로…선수 뒤에서 함께 뛰는 유승민[올림픽]
아테네 대회 금메달 등 화려한 시간 보낸 올림피언
지난해 체육회장 부임 후 첫 메가 이벤트 앞둬
-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2024년 여름 세상을 떠난 김민기를 조명한 다큐멘터리가 방영된 후 '뒷것'이라는 표현이 여기저기서 회자됐다. 스스로를 '뒷것'이라 칭하며 낮춘 김민기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할 이들은 무대 위에서 마음껏 뛰노는 배우나 가수 '앞것'들의 몫이라 했다.
화려했던 현역 시절을 뒤로하고 행정가 길로 들어선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역시 부임 후 첫 번째 맞이하는 올림픽을 '뒷것'의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후배들이 '꿈의 무대'에서 지금껏 갈고 닦은 기량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도록, 뒤에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각오다.
눈과 얼음 위 스포츠의 대축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개막이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탈리아 2개 도시에서 펼쳐지는 25번째 동계 올림픽은 오는 7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밀라노 산시로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개회식과 함께 성대하게 막을 올린다.
지난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금 2, 은 5, 동 2/종합 14위)을 낸 한국 선수단도 밀라노 대회를 재도약의 발판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로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선수들과 같은 자세로, 오히려 더 긴장된 마음으로 임하는 이가 있으니 바로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다.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은 2025년 2월 제42대 대한체육회장으로 취임한 유승민 회장이 처음 맞이하는 메가 이벤트다.
'아성'과 같던 이기흥 전 회장을 제치고 당선된 유 회장은 지난해 2월28일 임기를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선수, 지도자, 행정가를 거치며 한국 체육이 갖고 있는 가치가 무궁무진하다고 느꼈다. 한국 체육은 글로벌 중심에 있다. 이에 어울리는 리더십을 보여 대한민국 체육인이라는 자부심과 자긍심을 갖도록 하겠다"는 취임 일성을 전했다.
그러면서 "내년 동계 올림픽까지 1년 정도 남았다.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다시 한번 동계 스포츠 강국의 영광을 되찾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는데, 어느덧 1년이 훌쩍 지났다.
유승민 회장은 올림피언이다. 그것도 큰 획을 그은 메달리스트다. 한국 남자 탁구의 간판으로 활약한 유 회장은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 4번이나 무대를 밟았고 금·은·동메달을 각각 1개씩 수확했다.
특히 2004 아테네에서 당대 최강 왕하오(중국)를 게임스코어 4-2로 제압하고 정상에 오른 순간은 한국 스포츠사에 두고두고 회자되는 명장면이다. 결승 전까지 유승민은 왕하오에 6전 전패였는데, 결정적인 순간 승리했다. 그에게 '기적의 승부사'라는 수식이 붙은 이유다.
은퇴 후 유 회장은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IOC 선수위원으로 당선돼 또 많은 올림픽을 경험했다. 대한탁구협회장 자격으로 나섰던 2024 파리까지, 올림픽 무대를 안방처럼 드나든 그이지만 대한민국 체육계 수장으로 임하는 이번 대회는 마음가짐이 또 다를 수밖에 없다.
유 회장은 부임 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체육 행정의 중심에 '선수'와 '지도자'가 있어야한다고 강조해왔다. 선수가 있어야 대한체육회도 존재한다고 말하는 인물이다.
동계 올림픽이 다가오면서 진행된 수많은 행사 때도 유 회장의 위치는 선수들보다 뒤였고, 발언도 최소화했다. 지난 4일 피겨 대표팀과 함께 이탈리아행 비행기에 오르면서도 유 회장의 공식 발언은 없었다. 덕분에 조명은 차준환, 이해인, 신지아, 김현겸 등 선수들의 몫이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선수 때는 긴장과 거리가 있던 분인데 이번 대회는 긴장될 것"이라면서 "워낙 많은 현장을 경험했기에 선수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잘 알고 있다. 선수뿐 아니라 대회를 함께 준비한 모든 이들이 안전하고 차질 없이 대회를 치를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준비 상황을 전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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