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D-30]② '톱10' 노리는 한국…‘효자종목‘ 쇼트트랙에 달렸다

신구조화 탁월, 金 2 이상 기대…최민정 올림픽 3연패 도전
네덜란드·캐나다 등 상향 평준화 뚜렷…험난한 경쟁 예고

2026년 병오년을 맞이하는 대한민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이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빙상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새벽훈련을 하고 있다. 2026.1.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한국의 동계올림픽 도전사에서 쇼트트랙은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메달밭'이다. 김연아(피겨스케이팅), 이상화, 이승훈(이상 스피드스케이팅), 윤성빈(스켈레톤)과 같은 '돌연변이'가 튀어나오지 않는 이상,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이 확실하게 메달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은 쇼트트랙이 유일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 역시 비슷하다. 스노보드의 최가온, 스피드스케이팅의 이나현과 김민선, 컬링 등에서 메달에 도전하나, 객관적인 전력상 '금메달'에 가장 가까운 종목은 이번에도 쇼트트랙이다.

홈에서 열린 2018 평창 올림픽에서 종합 7위(금 5 은 8 동 4)에 올랐지만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선 14위(금 2 은 5 동 2)에 그쳤던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다시금 '톱10' 진입을 노린다. 이를 위해선 쇼트트랙 대표팀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남녀 각 5명씩 총 10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남녀 500m, 1000m, 1500m 등 개인전에선 남자 500m 1장을 제외한 전 종목에서 국가별 최대치인 3장의 티켓을 모두 확보했다. 남자 5000m 계주와 여자 3000m 계주, 혼성 2000m 계주에도 출전한다.

최소 금메달 2개, 레이스가 잘 풀릴 경우 그 이상의 성과도 노린다는 각오다.

남자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을 노리는 임종언(오른쪽). ⓒ AFP=뉴스1

남자부에선 임종언(고양시청), 황대헌(강원도청), 신동민(고려대)이 개인전에 출격하고 이정민과 이준서(이상 성남시청)가 계주 멤버로 나선다.

여자부는 최민정, 김길리(이상 성남시청), 노도희(화성시청)가 개인전을 뛰고 이소연(스포츠토토)과 심석희(서울시청)가 계주에 출전한다.

혼성계주의 경우 준결승, 결승 등 주요 경기에선 개인전 정예 멤버들이 출전할 전망이다.

이번 대표팀은 20대 초반에서 20대 후반, 30대 초반까지 고르게 연령대가 분포돼 '신구 조화'가 이상적이라는 평가다.

남자부에선 대표 선발전 깜짝 1위를 차지한 '신성' 임종언에 대한 기대가 크다. 임종언은 1차 대회 1500m, 4차 대회 10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는 등 성인 무대 데뷔전부터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황대헌. /뉴스1 DB ⓒ News1 유승관 기자

2018 평창, 2022 베이징 대회에 이어 3연속 올림픽에 나서는 '맏형' 황대헌도 금메달을 노린다. 직전 대회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던 자신의 주종목 1500m에서 2연패에 도전한다.

또 남자 5000m 계주는 20년 만의 금메달을 노린다. 한국 남자 계주는 안현수가 활약했던 2006 토리노 대회 이후 4번의 올림픽에서 2개의 은메달에 그쳤는데, 20년 전처럼 이탈리아에서 다시 한번 포효하겠다는 각오다.

여자부는 '쌍두마차' 최민정, 김길리가 선의의 경쟁과 함께 금메달 수확에 나선다.

특히 최민정은 이번 대회에서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한다. 그는 2018 평창, 2022 베이징에서 여자 1500m를 잇달아 제패했는데 이번 대회에서 또 한 번의 영광 재연을 노린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 /뉴스1 DB ⓒ News1 김도우 기자

다른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도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사상 처음으로 3개 대회 연속 금메달리스트가 되고, 한국 동계 올림픽사 모든 종목을 통틀어 최초의 사례를 쓰게 된다.

아울러 앞서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를 획득한 최민정은 메달 색깔과 관계없이 한 개만 추가해도 우리나라 동계올림픽 역대 최다 메달을 획득하게 된다. 현재 최민정은 쇼트트랙 전이경과 박승희, 이호석,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과 함께 공동 1위에 올라있다.

김길리 역시 금메달 후보로 손색이 없다. 그는 최민정이 휴식을 취했던 2023-24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투어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했고, 올 시즌에도 3, 4차 대회에서 연거푸 1500m를 제패했다.

최민정만큼 모든 종목에서 강점을 보이진 않지만, 1500m는 최민정의 3연패를 저지할 수도 있는 기량을 갖췄다.

4년 전 베이징에서 네덜란드에 밀려 3연패가 무산됐던 여자 3000m 계주는 8년 만에 올림픽 정상을 노린다. 여자 계주 역시 20년 전 이탈리아에서 열렸던 토리노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수확한 바 있다.

쇼트트랙 대표팀 김길리.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다만 우리의 여전한 기량과 별개로 경쟁국의 기량 발전으로 인해 경쟁이 심화했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던 캐나다, 중국에 더해 최근엔 네덜란드와 미국도 세계 정상급 스케이터를 다수 배출하며 강국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캐나다는 윌리엄 단지누, 코트니 사로가 남녀 대표팀의 확고한 에이스로 떠오르며 2025-26시즌 월드투어 종합 우승까지 차지했다. 4번의 월드투어에서 15개의 금메달을 독식하며 한국(9개)을 큰 격차로 따돌릴 정도였다.

네덜란드도 옌스 판트바우트, 잔드라 벨제부르의 남녀 에이스에, 계주에서 강세를 보이며 8개의 금메달을 수확해 한국을 압박했다.

중국의 경우 여자 대표팀이 침체기를 맞았지만, 류샤오앙, 류사오린, 린샤오쥔 등 '귀화 3인방'이 버티는 남자부의 경쟁력은 뛰어나다. 미국은 크리스틴 산토스-그리스월드와 코린 스토다드의 여자부가 두각을 보이며, 홈 이점을 안을 이탈리아 역시 무시할 수 없다.

500m를 제외하면 모든 종목을 석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던 한국이었지만, 이제는 속단하거나 방심할 수 없는 입장이 됐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