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 D-100]② '효자 종목' 쇼트트랙+스노보드·빙속도 금맥 캔다

최민정 올림픽 3연패 도전…'고교생' 임종언도 주목
스노보드 이채운·최가온…빙속 김민선·이나현 정조준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쇼트트랙 최민정. / 뉴스1 DB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개막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2014년 소치 대회 이후 12년 만에 아시아가 아닌 대륙에서 열리는 겨울 스포츠 축제다.

쉽지 않은 원정길을 떠나는 한국은 그래도 '효자 종목' 쇼트트랙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쇼트트랙 종목의 성과는 한국 선수단 전체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년 2월 6일 개막하는 밀라노 올림픽엔 총 16개 종목 116개 세부 경기가 펼쳐진다.

홈에서 열린 2018 평창 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로 종합 7위의 호성적을 냈던 한국은 4년 전 베이징 대회에선 크게 흔들렸다. 금메달 2개,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로 종합 14위에 그쳤다.

한국이 동계 올림픽에서 아무리 부진해도 '노골드'의 수모를 피할 수 있는 건 쇼트트랙의 존재 덕이다. 4년 전에도 2개의 금메달 모두 쇼트트랙(최민정, 황대헌)에서 나왔다.

이번 대회에도 쇼트트랙은 가장 많은 메달이 기대되는 종목이다. 특히 여자부 에이스 최민정(성남시청)에게 많은 기대가 모아진다.

최민정은 2018 평창 대회에서 1500m와 3000m 계주 등 2관왕에 올랐고, 2022 베이징 대회에선 1500m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1500m 3연패의 금자탑에 도전한다. 2023-24시즌을 쉬어가며 재정비한 최민정은 2024-25시즌 복귀 이후 차분히 올림픽을 준비해 왔다.

최민정과 김길리. /뉴스1 DB ⓒ News1 이승배 기자

1500m 3연패를 달성하면 더 대단하지만, 최민정이 어느 종목에서든 금메달을 따면 그 자체로도 역사가 된다. 올림픽 쇼트트랙 사상 최초의 3개 대회 연속 금메달리스트가 되고, 한국 동계 올림픽사 모든 종목을 통틀어 최초의 사례를 쓰게 된다.

최민정의 소속팀 후배 김길리(성남시청)도 기대를 모은다. 최민정이 자리를 비운 사이 여자부 에이스 노릇을 했던 그는 생애 첫 올림픽에서 금메달의 꿈을 키우고 있다.

최민정, 김길리가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3000m 계주에서 8년 만의 정상 탈환도 노린다.

남자부에선 고교생 임종언(노원고)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주니어 레벨을 평정한 임종언은 지난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전체 1위에 올라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는 이달 월드투어 1차 대회에선 1500m 금메달도 수확해 국제 경쟁력도 확인했다.

쇼트트랙 대표팀 임종언. / 뉴스1 DB ⓒ News1 박세연 기자

2022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황대헌(강원도청)은 2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노린다. 2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그는 남자 대표팀에서 가장 경험 많은 선수로 후배들을 이끌어야 한다.

다만 쇼트트랙 금맥 캐기도 예전만큼 쉽지는 않다. 세계적인 수준이 상향 평준화됐기 떄문이다. 캐나다를 필두로 미국, 네덜란드, 오랜 라이벌 중국 등 견제할 상대가 많다.

내부적인 문제도 살펴야 한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올 시즌을 앞두고 지도자 선임 과정에서 잇딴 잡음을 냈다.

기존 대표팀 사령탑이던 윤재명 감독이 공금 처리 문제 등으로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가 다시 돌아왔지만, 임시 총감독에 선임됐던 김선태 성남시청 감독이 다시 사임 권고를 거부하고 법적 다툼에 나서는 등 여전히 불씨가 남아있다.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 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쇼트트랙이 확실한 '금메달 종목'이라면 다른 종목은 시상대를 1차 목표로 그 이상을 노린다.

대한민국 스노보드 간판 이채운. (Olympic Information Service 제공)

스노보드 신성 이채운(경희대)과 최가온(세화여고)이 대표적이다.

이채운은 2023년 국제스키연맹(FIS) 세계선수권 남자 하프파이프에서 한국 설상 최초 금메달을 땄고 지난해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에서도 우승했다.

여자 하프파이프의 최가온 역시 FIS 월드컵에서 꾸준히 두각을 드러내며 메달권으로 평가받는다.

2018 평창 대회에서 한국 설상 최초 올림픽 은메달을 안겼던 이상호(넥센)도 스노보드 알파인 평행대회전에서 8년 만의 메달을 노린다.

빙속 대표팀도 메달권에 도전한다. 여자 단거리 간판 김민선(의정부시청), 그 뒤를 바짝 쫓는 신예 이나현(한국체대)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500m에서 동반 메달의 꿈을 꾼다.

남자부에선 500m 차민규(동두천시청), 장거리 전설 이승훈(알펜시아)이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해 세대교체가 불가피한 가운데 2018 평창, 2022 베이징 대회에서 팀 추월 메달을 땄던 정재원(서울시청)이 3연속 메달에 도전한다.

스피드스케이팅 기대주 이나현. / 뉴스1 DB ⓒ News1 이승배 기자

썰매 종목에선 스켈레톤의 정승기(강원도청)가 폭발적인 스타트 능력을 앞세워 윤성빈(평창 금메달) 이후 8년 만의 썰매 메달을 노린다.

봅슬레이 남자 2인승의 김진수-김형근(이상 강원도청)도 깜짝 메달 후보다.

이밖에 여자 컬링 경기도청(스킵 김은지)은 2018 평창 은메달 이후 8년 만에 한국에 올림픽 메달을 안길 후보로 꼽힌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의 첫 메달을 수확하는 이는 한국의 동·하계 올림픽 통산 400호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을 마친 시점까지 한국은 하계 올림픽에서 320개, 동계올림픽에서 79개의 메달을 따 도합 399개의 메달을 기록 중이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