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광주시장 "민주 성지서 치른 세계양궁선수권…성공적이라 자부"

5·18민주광장서 결승 라운드…"전세계에 광주 민주주의 알려"
"저비용 고효율 추구…조직위 19명으로 잘 마무리"

강채영이 12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리커브 여자 개인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은메달은 중국 주징이, 동메달 한국 안산이 차지했다. 2025.9.12/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광주=뉴스1) 권혁준 기자 =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선 에펠탑(비치발리볼), 앵발리드(양궁), 콩코르드 광장(3X3 농구), 그랑팔레(펜싱·태권도) 등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개조한 경기장이 큰 관심을 모았다.

12일 마무리된 2025 광주 세계 양궁선수권도 민주화 성지 광주의 역사와 문화가 도드라진 대회였다는 찬사가 쏟아진다. 5·18 민주화운동이 펼쳐진 역사의 현장이자 광주의 대표적 랜드마크인 5·18 민주광장에서 결승 라운드가 진행된 것이다.

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은 강기정 광주시장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광주, 그중에서도 5·18 민주광장은 민주주의의 상징과도 같다"면서 "이곳에서 양궁 세계선수권을 치렀다는 것은 광주의 민주주의를 널리 알렸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강 시장은 "최초 광주에서의 개최가 결정됐을 때만 해도 결승 라운드 장소를 정해놓지는 않았다"면서 "1980년 5·18의 그곳, 도청 분수대와 광장이 갖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 결승 라운드를 치르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승 라운드가 열린 6일 동안 전 세계 76개국에 모든 경기가 생중계됐다"면서 "'평화의 울림'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는데, 우리가 의도했던 대로 큰 효과와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12일 뉴스1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News1 권혁준 기자

단지 장소에 대한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강 시장은 "이번 대회엔 직전 베를린 대회보다 더 많은 501명의 선수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펼쳐졌다"면서 "올림픽 직전 대회가 아닌 이상 이렇게 많은 선수가 참가하기 어려운데, 대회 역사상 가장 큰 이벤트가 됐다고 자평한다"고 했다.

이어 "광주 시민들도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셨다"면서 "홍보가 다소 부족했다는 지적에도, 결승 라운드가 열린 6일 내내 일반 관람석 700석(초청 티켓 제외)이 모두 팔렸다"고 덧붙였다.

리커브 여자 개인전 결승전이 치러진 마지막 날엔 문재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내외가 방문해 경기를 관람하기도 했다.

강 시장은 "문 전 대통령께서 매년 디자인 비엔날레를 위해 광주를 방문하시는데, 이번엔 대회 일정에 맞춰 오셨다"면서 "'광주의 딸' 안산 선수의 탈락에 아쉬워하셨지만, 한국 선수가 1·3위를 모두 차지하는 것을 보고 기뻐하셨다"고 전했다.

투입된 비용 대비 높은 효과를 누린 '저비용 고효율' 대회였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었다. 이번 대회 예산은 총 54억 원으로 통상 치르는 국제대회에 비해 적은 수준이었고, 조직위원회 인원도 단 19명의 '최소 인원'으로 치렀다.

11일 광주 5.18민주광장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2025 광주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리커브 남자 개인 8강전에서 양궁꿈나무들이 김제덕을 응원하고 있다. 2025.9.11/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조직위 이연 사무처장은 "개막식과 폐막식을 생략하고, 조직위 직원을 전원 시청 직원으로 구성하는 등 과다 지출을 막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강 시장도 "최초 계획했던 대로 저비용 고효율의 대회를 치렀다"면서 "조직위 직원들의 노력은 물론, 대한양궁협회와 서포터즈, 자원봉사자, 광주 시민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라고 했다.

광주는 2015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와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이어 다시 한번 국제스포츠 이벤트를 개최하며 '스포츠 친화 도시'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강 시장은 "광주는 KIA 타이거즈, 광주 FC가 있는 야구·축구의 도시이면서 여러 차례 큰 국제대회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면서 "스포츠는 시민들의 삶에 활력을 주는 요소다. 앞으로도 스포츠 친화적인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