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 선수단장 "판정 시비 적극 대응할 것, 비인기 종목에도 관심을"[항저우AG]

도쿄 올림픽 때 부단장으로 참가, 선수단장으로 항저우행
대한럭비협회장 및 OK금융그룹 회장도 역임, 스포츠에 남다른 애정

최윤 항저우 아시안게임 선수단장(OK금융그룹 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9.1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2021년 도쿄에서 펼쳐졌던 올림픽 현장에서 만났던 최윤(60) OK금융그룹 회장은 배낭 하나를 메고 현장 곳곳을 누비며 선수단을 돕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움을 겪던 때, 최윤 회장은 취재진을 향해 "힘든 점은 없느냐, 어려움이 있으면 언제든 이야기 해달라"며 땀을 흘렸다. 당시 그는 부단장으로 대회에 참가했다.

최윤 회장은 23일 막을 올리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대한민국 단장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남자 프로배구 OK금융그룹의 구단주이자 대한럭비협회장인 그는 스포츠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기로 유명하다. 재일동포 3세이기도 한 최윤 회장은 2013년 프로배구단을 창단해 2차례 리그 우승을 경험했고, 2021년 2월부터는 제24대 대한럭비협회의 수장을 맡고 있다.

성공한 기업가이자 열정 넘치는 체육인인 최 회장은 이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단을 이끌 예정이다.

선수단 본진과 함께 항저우로 이동하기 전 '뉴스1'과 인터뷰를 가진 그는 가슴에 새겨진 단복 태극기를 매만지며 애틋함을 나타냈다.

최윤 항저우 아시안게임 선수단장(OK금융그룹 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9.1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최 회장은 "스포츠를 너무나 사랑하는 국민의 한 사람이자 스포츠 종목 단체를 맡고 있는 협회장으로 단장직을 맡게 돼 너무나 영광스럽고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도쿄 올림픽을 통해 선수단과 함께하면서 최선을 다해 땀 흘리고 행복해 하는 선수들을 보며 많은 것들을 느꼈다"면서 "이번에 선수단장으로 가게 됐는데 막중한 책임감도 든다.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을 위해 제대로 봉사하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더 열심히 뛰겠다. 선수들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잘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베이징 동계 올림픽 당시 쇼트트랙 종목 등에서 나왔던 편파 판정 등에 대한 질문에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프로 스포츠 구단주이기도 한 그는 "각 종목 지도자들도 규정과 대회 요강을 잘 알아야 한다"며 "나 또한 규정을 꼼꼼히 살피고 있다. 혹시 벌어질지 모르는 판정 시비의 경우에는 대한체육회, 각 종목 단체와 협조해 적극적으로 대응 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최윤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최윤 항저우 아시안게임 선수단장(OK금융그룹 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9.1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이번에 선수단장직을 수락하게 된 배경과 소감은.

▶6월 초에 처음 제안을 받았고 한 달 가깝게 고민하다가 6월 말에 수락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단장이라는 역할을 맡게 돼 영광스럽지만,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 잘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스포츠를 사랑하는 국민의 한 사람이자, 한국 스포츠 발전을 바라는 스포츠 종목 단체를 맡고 있는 협회장으로 스포츠에 대한 진정성을 표현하고 싶어 숙고 끝에 수락했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 선수단장은 그동안 스포츠를 통해 받았던 감동과 은혜를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을 위해 제대로 봉사해 갚으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앞장서서 열심히 뛰어보겠다.

-도쿄 올림픽 때 부단장으로 많은 현장을 누비던 모습이 생생하다. 이번에는 단장이다.

▶도쿄 올림픽 당시 부단장으로 함께하며 메달 색깔보다 경기 자체를 즐기는 선수들을 볼 수 있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며 행복해 하는 선수들을 보며 그들의 땀과 눈물, 노력의 가치를 메달 색으로만 정의 내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느꼈다.

이번에 항저우에서도 선수단장으로 선수들이 최고의 투혼을 보여줄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쓰겠다. 특히 인기 종목 뿐 아니라 비인기종목, 나아가 잘 알지 못하는 비인지 종목까지 많은 국민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최윤 항저우 아시안게임 선수단장이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선수단 결단식'에서 단기를 흔들고 있다. 2023.9.1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지난해 베이징 동계올림픽 당시 판정 논란이 있었다. 이번에도 중국의 홈 텃세가 우려된다.

▶혹시 벌어질 수 있는 판정 시비는 대한체육회, 종목 단체들과 협조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 다만 억울한 판정이나 결과를 피하기 위해 지도자와 선수들도 종목별 대회 요강과 신설된 규정을 반드시 숙지해 달라고 강조하고 싶다. 신설 규정과 요강을 몰라 당하는 패배가 나와서는 안 된다. 억울하게 판정패 당하는 사례가 없도록 각 종목 협회, 지도자, 선수들에게도 규정을 잘 숙지해 달라고 부탁드렸다. 나 또한 규정을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

-이번 대회 대한민국 선수단의 성적을 어떻게 예상하는지.

▶한국이 그 동안 아시아에서 스포츠 강국으로 통했지만 최근 일본이 기초종목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면서 만만치가 않다. 실제로 2018년 자카르타 대회에서 우리(금메달 49개)가 일본(금메달 75개)보다 많이 떨어졌다. 이번에도 쉽지 않은 환경이 예상된다. 하지만 그래도 선수들이 지난 5년 간 피나는 노력을 했으니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낼 것으로 믿는다.

도쿄 올림픽 당시에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도 코로나19 핑계를 댈 수 있었지만 이번 대회는 그런 핑곗거리도 없어 한국 스포츠의 실상을 제대로 깨닫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비인지 또는 비인기 종목에서 스타가 탄생할 수도 있고 한국 특유의 도전정신을 되살릴 기회가 될 것이다. 항저우 대회를 통해 현실을 충분히 이해하고 내년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고 대비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최윤 항저우 아시안게임 선수단장(OK금융그룹 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9.1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지도자 및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선수단장으로 (지도자들을 만나) 우리 선수들이 불굴의 투혼을 보여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 드렸다. 아까도 이야기 드렸지만 우리가 억울한 판정이나 결과를 피하기 위해선 종목별 요강과 신설 규정 숙지는 필수적이다. 사전에 충분히 숙지해 주실 것을 거듭 부탁드렸다.

나아가 대회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들도 그들을 지켜볼 전 세계 재외동포, 모든 국민들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한국인'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경기에 임해주길 부탁드린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의 활약이 나를 비롯한 전 세계 재외동포들이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갖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최윤 항저우 아시안게임 선수단장(OK금융그룹 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9.1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스포츠의 매력에 빠지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난 스포츠를 통해 인생을 배웠다. 내가 추구하는 도전정신은 스포츠와 일맥상통한다. 재일교포 3세로 일본에서 자이니치(在日)로 불리며 이방인으로, 한국에서는 외국인으로 불리며 경계인의 삶을 살았다. 대학 졸업 후 처음 한국식 불고기를 판매하는 식당을 개업한 뒤 일본 전역에 60여 개 매장을 열며 사업 확장에 성공했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새로운 도전을 했고 지금의 OK금융그룹을 일굴 수 있었다.

스포츠도 비슷하다. 일부 종목의 경우 대중의 무관심, 환경적인 열악함 속에서도 끊임없이 도전한다. 그 열정과 도전 정신만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실패할 수 있지만 그러한 도전 정신이 대한민국의 위상을 앞으로 더욱 드높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 북한이 오랜 만에 복귀했다. 5년 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당시 남북이 공동 입장했던 것과는 달라진 분위기인데.

▶'스포츠에는 국경이 없다'는 말처럼 스포츠를 통해 화합을 도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 북한 선수단 관계자와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평소 비인지 스포츠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자주 표현했는데.

▶개인적인 욕심이 있다면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비인기, 비인지 종목 모두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해당 종목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국가대표를 이끄는 선수단장으로 선수들 모두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가슴에 태극마크를 단 우리 선수들도 각 종목을 대표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대회에 임해줬으면 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비인기 스포츠가 인기 스포츠로 도약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됐으면 좋겠다. 미디어에서도 비인기 스포츠에 대한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최윤 항저우 아시안게임 선수단장(OK금융그룹 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9.1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