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체육 사상 첫 남북 단일팀, 아시안게임서 나란히 '메달 합창'

남북 탁구단일팀 '코리아' 박홍규(왼쪽)와 북측 김영록 선수가 11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에코벤션 안촐에서 열린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일본과의 탁구 남자 복식(장애등급 TT 6-7)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후 기뻐하고 있다. 2018.10.11/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남북 탁구단일팀 '코리아' 박홍규(왼쪽)와 북측 김영록 선수가 11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에코벤션 안촐에서 열린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일본과의 탁구 남자 복식(장애등급 TT 6-7)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후 기뻐하고 있다. 2018.10.11/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자카르타·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공동취재단 =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서 장애인 체육 사상 처음으로 꾸려진 남북 단일팀이 나란히 메달을 수확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장애인탁구 남북 단일팀 '코리아'가 13일(한국시간) 끝난 대회 탁구 남자 단체전(스포츠등급 TT6-7)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코리아는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남북은 이번 대회에서 장애인 체육 사상 처음으로 손을 맞잡았다. 장애인 국제종합대회에서 처음으로 한반도기를 들고 개회식 때 공동 입장했고, 탁구와 수영에서 단일팀을 꾸렸다.

개회식에서는 남측 휠체어펜싱 김선미(29·온에이블), 북측 수영 심승혁(22)이 함께 한반도기를 들고 선수단을 이끌었다. 김선미의 휠체어를 심승혁이 밀면서 들어오는 장면은 커다란 감동을 안겼다.

단일팀은 수영 혼계영 400m 34P, 계영 400m 34P와 탁구 남자 단체전 TT6-7에서 구성됐다. 당초 남북은 혼계영과 탁구 단체전 TT6-7, TT8에서 단일팀을 짜려고 했다. 그러나 계영이 추가되고, 북측 탁구의 김영록(24)과 박금진(23)이 모두 7등급을 받으면서 단체전 TT8 출전은 없던 일이 됐다.

지난 5일부터 본격적으로 합동 훈련을 한 남북 단일팀의 출발은 수영 계영 400m 34P였다.

계영에서는 권현(27·부산장애인체육회), 김세훈(21·울산북구청), 이동구(39·부산장애인체육회), 권용화(19·경기도장애인체육회), 전형우(16·대전장애인체육회) 등 남측 선수 5명과 북측의 심승혁(22), 정국성(21)이 호흡을 맞췄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수영 단일팀은 지난 8일 벌어진 계영 400m 34P 결선에서 4분24초95의 기록으로 일본(4분07초18) 중국(4분08초01)에 이어 3위에 올랐다.

경기 직후 일본이 부정출발로 실격 처리되면서 코리아의 메달은 동메달에서 은메달로 바뀌었다. 목표했던 메달, 그것도 은메달을 손에 넣은 단일팀과 응원단은 뜨거운 환호성을 보냈다.

그러나 실격 직후 일본이 신속하게 이의를 제기했다. 비디오 판독을 거쳐 일본의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졌고, 코리아의 순위는 다시 3위가 됐다. 단일팀이 항의하자 대회 조직위는 1~4위 국가에 판정 과정을 설명하고 시상식 개최를 연기했다. 결국 단일팀의 항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코리아의 첫 경기 결과는 동메달이 됐다.

시상식도 문제였다. 계영 예선에서 북측 정국성, 심승혁과 남측 전형우, 김세훈이 나섰다. 메달을 위해 결선에서는 남측 선수들만 뛰었다. 단체전의 경우 예선, 결선 출전선수 모두에게 메달이 수여되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었다.

하지만 '릴레이 경기의 메달은 예선, 결선을 뛴 모든 선수들에게 주어진다. 예선만 뛴 선수의 메달은 선수단장(Team Leader)을 통해 전달된다'는 세계장애인수영연맹(World Para Swimming) 규정 탓에 남북 선수들이 함께 시상대에 오를 수 없게 됐다.

남북 수영단일팀 '코리아'의 3번 영자 남측 권현 선수가 11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수영 남자 혼계영 400m(4X100m) 결선에서 역영하고 있다. 단일팀은 지난 8일 계영에서 장애인 체육 사상 최초로 메달을 획득했지만, 이날 경기에서 5위로 터치패드를 찍으며 추가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2018.10.11/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이에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아시아패럴림픽위원회(APC)와 조직위 측을 만나 남북 선수가 함께 시상대에 올라야 한다고 설득해 결국 남측 2명, 북측 2명 등 4명의 선수가 시상대에 서기로 했다. 예선에 나섰던 남측 김세훈, 전형우와 북측 심승혁, 정국성이 시상대에 올랐다.

남측 박홍규(45·충북장애인체육회), 이세호(24·대전장애인체육회)와 북측 김영록, 박금진으로 구성된 탁구 남북 단일팀은 수영과는 또 다른 감동을 안겼다.

특히 단체전 복식에서 호흡을 맞춘 박홍규와 김영록은 21살의 나이 차에도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일주일 남짓 훈련했지만 박홍규와 김영록은 서로를 "삼촌", "영록아"라고 부르며 두터운 친분을 쌓았다.

김영록과 환상의 호흡을 뽐낸 박홍규는 "단일팀이 장애인 체육에서도 성사될까 반신반의했다. 유니폼을 맞춘다고 했을 때 비로소 실감이 났다"며 "2014년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북측 선수를 상대로 만나 꺾은 적 있다. 이번에는 한 팀으로 만났다. 장애인아시안게임 두 번째 출전인데 출전할 때마다 뜻 깊은 인생을 사는 것 같다. 매번 아시안게임에서 최고의 영광을 누린다"고 밝혔다.

그는 "한 팀으로 만나 같이 숨 쉬고 운동하고 호흡을 맞추고 이야기했다. 처음에 존칭을 쓰다 편하게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 못 알아듣는 말도 있었지만 굉장히 좋았다"며 "내가 아무래도 경험이 많아 모르는 부분을 가르쳐주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중국전 패배에 아쉬움을 드러낸 박홍규는 "조금 더 일찍 호흡을 맞췄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도 든다. 그렇다면 무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앞으로 교류를 이어가면서 오픈 대회에 단일팀으로 출전하면 어떻겠냐는 이야기도 했다. 그러다보면 패럴림픽에도 단일팀으로 나갈 수 있지 않겠나"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명호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처음으로 북측과 교류를 했고, 앞으로 지속적인 교류가 필요하다고 북측과 이야기를 나눴다. 지원, 후원 개념이 아니라 교류 차원으로 진행하면서 기술적인 것을 전달하고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octor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