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애매한 쇼트트랙 반칙 규정, '우선권'이 중요해

직선주로에서는 앞선 선수, 곡선주로에서는 안쪽 선수가 우선권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최민정이 20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3,000m 계주 결승 경기에서 중국 선수의 나쁜손을 버티고 있다. 이날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금메달을 차지했다. 2018.2.20/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강릉=뉴스1) 권혁준 기자 = 쇼트트랙은 간단하면서도 까다로운 종목이다. 같은 거리를 달려 가장 빨리 들어오는 선수가 이기지만, 이것이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한 단계를 더 거쳐야 한다. 바로 심판 판정이다.

쇼트트랙은 여러명의 선수들이 한꺼번에 레이스를 펼치는 데다 개인 주로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치열한 자리싸움과 몸의 부딪힘이 일상적이다. 이로 인해 심판들이 개입해 반칙 여부를 가려야 하는 경우가 매우 잦다.

이에 따라 레이스를 마친 선수들은 1위로 들어오고도 마음을 졸이거나, 꼴찌로 들어왔어도 혹시나 하는 마음을 가지며 '오피셜'을 기다린다.

하지만 심판 판정이 확정된 후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판정이 잘못됐다', '다른 선수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는 등의 논란이 벌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번 2018 평창 올림픽에서도 심판 판정이 도마위에 오른 일은 많았다. 지난 13일 여자 500m 결승에서 최민정(20·성남시청)이 2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실격 판정을 받자 일부 한국 팬들이 킴 부탱(캐나다)의 SNS에 악플을 도배하는 일이 있었고, 지난 20일 여자 3000m 계주에서는 역시 2위로 들어온 뒤 실격된 중국팀이 "판정을 인정할 수 없다. 공정하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부분은 경기 도중 벌어지는 몸싸움에 대한 판정이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국제빙상연맹(ISU) 나탈리 램버트 쇼트트랙 기술위원장은 21일 평창 올림픽 조직위원회와의 공식 질의 응답을 통해 이 부분을 정리했다.

최민정이 13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 결승 경기에서 킴부탱(캐나다)을 추월하고 있다. 이날 최민정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3위에서 2위로 올라설 때 왼팔로 킴부탱의 진로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실격됐다. 2018.2.1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램버트 위원장은 임페딩 반칙의 판단 기준은 '우선권'이라고 설명했다.

직선주로에서 한 선수가 다른 선수를 추월할 때는 앞선 선수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추월하는 선수는 앞 선수의 진로를 방해하지 않고 가야 한다.

반면 두 선수가 동등한 위치에 있다면 우선권은 사라진다. 이 때는 안쪽의 선수가 바깥쪽으로 나가기 위해 밀거나 바깥쪽의 선수가 안쪽으로 밀면 반칙이 된다.

코너에서는 두 선수가 동등한 위치에 있다면 안쪽의 선수가 우선권을 갖는다. 바깥 쪽으로 도는 선수가 안쪽으로 손을 뻗는 등의 행위를 했을 때는 반칙이 선언된다. 앞서 500m 결승에서 최민정의 반칙이 선언된 장면이 바로 이것이었다.

램버트 위원장은 "쇼트트랙에서 어떤 판정이 일어났을 때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릴 수밖에 없다. 한쪽은 완전히 동의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논란이 생긴다. 스포츠의 자연스러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