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개성만점 '컬링 스킵'의 세계

대한민국 컬링 국가대표팀 김은정이 20일 오후 강원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예선 세션 10 미국과의 경기에서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2018.2.2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대한민국 컬링 국가대표팀 김은정이 20일 오후 강원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예선 세션 10 미국과의 경기에서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2018.2.2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21일 벌어진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OAR(러시아 출신 선수)을 11-2로 꺾으며 예선 1위를 확정 지었다. 모든 선수들이 잘한 덕분이지만 스킵 김은정(28)의 역할이 가장 컸다. 어떤 상황에서도 동요하지 않는 포커페이스와 냉철한 판단력 등이 어우러진 결과다.

스킵은 컬링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10엔드 전반에 걸쳐 전체적인 작전을 주도하고 지시를 내려야 한다. 돌을 가장 마지막에 던지기 때문에 압박이 가장 심한 자리이기도 하다. 스킵의 스타일이나 능력이 경기 결과에 크게 영향을 끼친다.

평창 올림픽에 참가하고 있는 다른 나라의 스킵들은 어떨까. 평창 동계 올림픽 정보제공 사이트인 '마이인포'는 21일 세계 각국 컬링 대표팀 스킵들의 유형을 공개했다.

노르웨이 남자 컬링 대표팀의 스킵 토마스 울스루트(47)는 압박감을 즐기는 유형이다. 그는 스킵이 느끼는 압박감에 대해 "축구경기 추가시간에 페널티킥을 차게 된 상황과 같다"며 "골을 넣으면 이기고 못 넣으면 지는 것과 같은 상황을 즐길 수 있어야 스킵"이라고 주장했다.

동료들에게 적절한 순간에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 스킵도 있다. 미국 여자 컬링 대표팀의 스킵 니나 로스(30)는 "스킵은 동료가 특정한 순간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잘 알아야 한다"며 "옆에서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그들을 북돋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여자 컬링 대표팀 스킵 니나 로스(30). ⓒ AFP=News1

로스가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한 건 '동료들과의 수평적인 관계'였다. 그는 "우리에겐 독재가 필요 없다"며 "내가 우리 팀의 신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렇게 되길 원하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스위스 남자 대표팀의 스킵 피터 드 크루즈(28)는 좀 더 현실적인 전략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우리 팀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는 것이 첫 번째"라고 말했다. 실제로 스위스는 컬링에서 관습처럼 여겨지는 것을 바꾸기도 했다. 가장 마지막에 돌을 던지는 사람을 스킵인 크루즈가 아니라 브누아 슈바르츠로 정한 것이다.

크루즈는 이런 전략이 오히려 자신이 경기 중 작전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만든다고 말한다. 그는 "돌을 마지막에 던지지 않으면 전체적인 작전에만 내 에너지를 다 쏟을 수 있다"며 "브누아가 어떤 샷도 잘 해내리라고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스킵 김은정도 예선을 통해 확실한 자신만의 캐릭터를 보여줬다. 표정 한번 바뀌지 않고 전략을 구상하고 지시를 내리는 그의 모습은 연일 화제다. '김은정 무표정 시리즈'가 등장할 정도다.

김은정의 스타일에 대해 다른 나라 스킵과 상대적으로 비교는 할 수 없다. 다만 1위를 달리는 한국의 성적으로 볼 때 '팀 킴'에게 맞는 스타일인 것만은 분명하다.

한편 김은정이 이끄는 한국(7승1패·1위)은 21일 오후 8시5분 강릉컬링센터에서 덴마크(1승7패·10위)와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sewry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