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올스타] '마네킹 챌린지'부터 '크레익 타임'까지…풍성했던 축제
- 권혁준 기자

(부산=뉴스1) 권혁준 기자 = 풍성했던 프로농구 올스타전이었다. 선수들은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이벤트를 준비했고, 올스타 본게임은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버렸다.
22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6-17 KCC 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시니어팀이 주니어팀을 150-126으로 꺾었다.
사상 최초로 부산에서 열린 이날 올스타전에는 총 1만2128명의 관중이 농구장을 찾아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선수들 역시 여느 때와 달리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와 함께 '돌발 이벤트'까지 선보이며 팬들을 기쁘게 했다.
1쿼터부터 모두를 웃음짓게 한 장면이 나왔다. 주니어의 김종규와 시니어의 오세근이 기싸움을 펼친 것이다. 김종규가 골밑에서 오세근을 거칠게 밀어붙이며 포스트업 공격을 했고, 오세근이 넘어졌다. 오세근은 이후 공격에서 김종규에게 포스트업으로 '응징'했고, 파울로 끊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평소 친분이 두터운 두 선수가 선보인 장면이었다.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2쿼터 시작 후 첫 공격권을 잡은 주니어팀은 공격제한시간 종료와 함께 슛을 쐈다. 슛은 들어가지 않았고, 버저소리가 울리는 순간 코트 위의 10명은 그대로 '얼음'이 됐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 동작을 멈췄다. 벤치에 앉아있는 선수들과 추일승, 이상민 감독까지도 '시간 정지'에 동참했다.
선수들이 '마네킹 챌린지'를 연출한 것이었다. 마네킹 챌린지란 미국에서 시작된 바이럴 인터넷 비디오 트렌드로, 일정 시간 동안 사람들은 마네킹처럼 부동 자세를 유지한다. 최근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선수들이 마네킹 챌린지 영상을 개인 SNS에 올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잠시 후 다시 한 번 버저소리가 울렸고, 선수들은 아무일 없었다는 듯 경기를 이어갔다. 올스타 선수들이 꾸민 '깜짝 이벤트'는 팬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2쿼터 작전 시간 중에는 크레익이 등장해 화끈한 댄스타임을 펼쳐보였다. 마이크를 쥐고 "크레익 타임"을 외치며 등장한 크레익은 동료 리카르도 라틀리프, 치어리더들과 함께 흥겨운 댄스를 선보였다. 이윽고 벤치에 있던 올스타 선수들도 모두 코트로 나와 준비한 '군무'를 선보여 많은 박수를 받았다.
3쿼터에도 경기 외적인 볼거리가 풍성했다. 찰스 로드는 자신의 턴오버를 지적한 심판에게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이며 항의했다. 작전 시간 도중 '키스타임'에서는 벤치에 앉아있던 이정현과 함지훈에게 카메라가 비춰졌다. 쑥스러워 하던 이정현이 적극적으로 다가가 입맞춤을 연출했다.
3쿼터 이후 점수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사실상 승패는 갈렸지만, 양 팀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최단신 외인 키퍼 사익스(178cm)는 여러차례 탄력 넘치는 덩크슛을 꽂아넣으면서 관중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사상 최초로 부산에서 개최된 올스타전 답게 행사도, 경기 내용도 풍성했다. 의미없이 3점슛을 쏴대거나, 외국인들의 무성의한 덩크슛으로 얼룩졌던 몇 차례의 올스타전과는 비교할 수 없었던 '고퀄리티'의 올스타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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