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vs AI] 타고난 'DNA' 이세돌, 5남매 중 3명 바둑인…'막내는 딸 바보'

이세돌 9단. (구글 제공) ⓒ News1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이세돌(33) 9단이 인공지능(AI) 알파고에게 네 번째 대국 만에 승리를 거뒀다. 1202개의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와 176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로 이뤄진 알파고를 상대로 홀로 싸워 승리를 거둔 이세돌 9단의 '바둑 DNA'도 주목을 모으고 있다.

이세돌 9단은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의 포시즌스 호텔 특별대국장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4국에서 180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지난 세 번의 대국에서 연속 불계패를 당하면서 모두가 부정적인 시선을 보낼 때 이세돌 9단은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면서 인간의 자존심을 살렸다.

인공지능에 패배를 안긴 이세돌 9단의 바둑 DNA는 타고났다. 프로와 아마를 불문하면 그의 아버지와 이세돌 9단 5남매의 총 단수는 39단이다. 바둑에 관심이 많았던 아버지 고(故) 이수오씨는 프로 기사와 4수를 접고 두는 아마 5단의 실력자였다. 이씨는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다가 자신의 고향인 전남 신안의 비금도로 내려간 뒤 5남매에게 바둑을 가르쳤다.

아버지에게 바둑을 배운 5남매 가운데 현재 바둑계에서 활약하는 이는 이세돌 9단을 비롯해 큰형 이상훈(41) 9단, 작은 누나 이세나(38)씨로 총 3명이다.

이상훈 9단은 프로에 입문하기 전인 1986년 김성룡 9단과 함께 전국대회를 양분했다. 이상훈 9단은 현재 프로팀인 신안천일염의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5남매의 셋째인 이세나씨는 현재 '월간 바둑'의 편집장을 지내고 있다. 이세나씨는 아마 6단이다.

나머지 2형제는 현재 바둑계에 몸을 담고 있지 않지만 역시 어렸을 때부터 바둑을 접했다. 첫째이자 큰 누나인 이상희씨는 아마 5단으로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넷째이자 작은형 이차돌씨는 역시 아마 5단이고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다.

막내가 이세돌 9단으로, 한국을 넘어 세계를 호령하는 바둑 강자다. 이세돌 9단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참가했던 해태배에서 우승을 차지했는데 이는 국내 전국대회 최연소 대회 우승이다. 하지만 3학년 때 참가한 문화체육부장관배에서 하호정 4단에게 패했다. 이후 이세돌 9단은 권갑용 8단에게 지도를 받기 위해 비금도를 떠나 서울로 올라갔다.

권갑용 8단의 지도를 받기 시작한 뒤 이세돌 9단은 13세 때인 1995년 프로가 됐다. 프로 입단 후 이세돌 9단은 2000년 32연승을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이에 힘입어 2003년 최단 기간 9단으로 승단했다.

이후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면서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이세돌 9단은 실력뿐만 아니라 공격적인 바둑과 거침 없는 말로 바둑계에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세나 씨는 "이 9단이 순진해서 말을 돌려서 하지 않아 간혹 건방지고 오만하다는 소리가 나오지만 이는 오해다.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말로 나타내는 성격 때문"이라면서 "이런 모습이 뜻하지 않은 오해를 낳기도 하지만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세돌 9단이 이런 승부사 기질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세돌 9단은 이번 대국에서 아내 김현진씨와 딸 혜림양과 대국 현장에 같이 있을 정도로 가족들을 소중히 여긴다. 이에 이씨는 "이 9단은 가정을 중요시 한다. 특히 딸에 대한 사랑이 극진하다"면서 "많은 대국을 치르다 보니 가족들과 같이 있는 시간이 많지가 않다. 이때문에 딸에게는 최대한 많은 것을 해주고 싶어하는 마음이다. 여느 아빠들과 다름없는 모습"이라고 이 9단의 인간적인 면모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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