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vs AI] "알파고, 전성기 이창호 보는 듯"…한국기원도 '패닉'
이세돌, 186수만에 충격의 불계패…10일 오후 1시 2국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이세돌 9단이 무너지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AI) 알파고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자 한국기원도 말 그대로 패닉에 빠졌다. 중반까지 팽팽하다 막판 급격하게 형세가 변하면서 한국기원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세돌 9단은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특별대국장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알파고와의 5번기 첫 대국에서 186수만에 흑 불계로 졌다.
한국 바둑을 대표하는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인 알파고에게 그것도 유리한 상황에서 역전패를 당하자 한국기원에 있던 관계자들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한국 바둑 국가대표 감독을 맡고 있는 유창혁 9단은 대국 후 "예상한 것과 전혀 달랐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유 9단은 "알파고가 그 동안 인공지능의 장점이라고 봤던 끝내기나 사활에서 오히려 실수가 나왔고 반대로 단점으로 지적 받았던 전체적인 포석이나 형세 판단에서 굉장히 강한 모습을 보였다. 기계라기보다 사람에 가까운 느낌이었다"고 놀라워했다.
한국기원 2층 대회장에서 이 대국을 공개 해설했던 이현욱 8단도 당황하긴 마찬가지였다. 경기 후반 우측 하단에서 알파고의 실수가 나오자 이현욱 8단은 이세돌 9단의 무난한 승리를 예측하기도 했었다.
대국이 마무리된 뒤 이현욱 8단은 "알파고가 불리한 가운데서도 너무 침착하다 보니 반대로 (이 9단이)흔들린 것 같다"면서 "사람과의 대국이라면 절대 지지 않았을 상황인데 무너졌다. 기술적으로 패했다기보다 심리적으로 졌다. 첫 판을 내줬기 때문에 2번째 대국에 상당한 부담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원 관계자도 "알파고가 그 동안 우리가 알던 인공지능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형세 판단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면서 "마치 예전 이창호 9단을 보는 것 같았다. 불리한 승부처에선 어떻게든 상대를 흔들려고 했고, 유리한 상황에선 굳히기에 나서는 게 놀라웠다"고 밝혔다.
이날 한국기원을 찾은 일반 바둑 팬들도 이 9단의 패배에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대전에서 서울까지 왔다고 밝힌 권태중씨(34)는 "최근 드라마 '미생' 등을 보면서 바둑에 관심이 커졌고, 직접 해설을 듣고 지켜보기 위해 이곳까지 왔는데 이세돌 9단이 패해 아쉽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10일 열리는 2번째 대국에서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유창혁 9단은 "바둑은 심리 싸움인데 아무리 이세돌 9단이라고 해도 분명 첫 대국을 내주면서 흔들릴 수 있을 것"이라며 "5대0은 이미 물 건너갔기 때문에 3대2라도 이기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현욱 8단도 "만약 이세돌 9단이 후반 불리하다고 생각했으면 저렇게 시간을 많이 남기진 않았을 것"이라며 "분명 유리했던 대국을 내줬다. 2차전에서 어떻게 심리적 부담을 떨쳐내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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