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기쁨도 잠시…오세근·문성곤 다 놓친 KGC, 요원해진 '왕조 유지'

양희종 은퇴, 변준형 군입대로 전력 약화 불가피
투자 소극적인 구단 향해 비판 목소리 쏟아져

7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7차전 안양 KGC와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100대97로 우승을 차지한 안양 오세근이 MVP를 수여받고 있다. 2023.5.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지난 7일 챔피언 결정전 우승이라는 환희를 맛 봤던 안양 KGC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우승의 주역이었던 문성곤(30)과 오세근(36)을 한 번에 잃었기 때문이다.

2019-20시즌 정규리그 3위에 올랐던 KGC는 2020-21시즌 챔프전에서 정상에 오르며 왕조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비록 2021-22시즌 챔프전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으나 2022-23시즌 새로 부임한 김상식 감독의 지도력과 구단의 적절한 지원, 선수들의 활약이 적절히 이뤄지며 다시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최근 네 시즌 연속 '봄 농구' 진출에 2차례 우승, 1차례 준우승을 경험한 KGC의 위용은 오랫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우승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인 17일, 문성곤이 5년, 보수 7억8000만원의 조건으로 수원 KT행을 선택했다.

2015년 KGC에 입단해 줄곧 한 팀에서만 뛴 문성곤을 향해 안양의 팬들은 '슈퍼문', '문길동' 등 재밌는 별명을 붙이며 애정을 표했다.

그러나 시장에서 자신에게 더 큰 관심과 정성을 표한 KT의 제안에 이끌렸고 결국 이적을 택했다.

18일에는 오세근의 서울 SK(3년, 보수 7억5000만원) 이적 소식이 전해졌다.

2011-12시즌 팀에 창단 첫 우승을 안긴 이래로 이번까지 4차례나 KGC에 우승을 안겼다. 특히 이번을 포함해 챔프전에서만 세 차례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은 상징적인 인물이다. 적지 않은 나이가 되면서 새로운 팀으로의 이적은 쉽지 않아 보였으나 SK에서의 도전을 택했다.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KBL센터 교육장에서 열린 KBL 프리에이전트(FA) 설명회에 참석한 문성곤 등 선수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2023.5.9/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KGC는 당초 리그 최정상급 기량을 보유한 문성곤과 오세근을 동시에 잡으려 했다. 혹시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1명이라도 꼭 붙잡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이틀 새 이들을 모두 잃었다.

17년 프랜차이즈 스타 양희종이 은퇴를 선언했고 지난 시즌 정규리그 MVP 후보였던 변준형이 군 입대로 팀을 떠난 마당에 우승의 주역 2명을 추가로 떠나 보내면서 전력 약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KGC의 내부 FA 이탈이 처음은 아니다. 2011-12시즌 후 첫 우승을 이끈 박찬희가 팀을 떠났고 2013-14시즌 후에는 김태술이 이적했다. 2016-17시즌 첫 통합우승을 이후에는 이정현을 잃었다.

2020-21시즌 우승 후에는 이재도가, 준우승을 했던 2021-22시즌 뒤에는 전성현이 떠났다.

수많은 스타들을 떠나보낸 KGC는 매년 전력 약화 속에서도 선전했지만 문성곤과 오세근의 동시 이탈은 어느 때보다 공백이 크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열흘 새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고 봐도 무방할 수준이다.

철저히 선수 개인의 선택으로 이뤄진 이적을 두고 구단만을 비판할 수는 없겠지만 팬들은 구단의 인색한 FA 협상 전략에 따른 결과로 규정하고 있다.

오세근이 이적 후 자신의 SNS에 "FA 협상을 하며 큰 실망과 허탈함을 느꼈다"고 남긴 글도 구단을 향한 부정적인 여론에 한 몫 하고 있다.

떠난 선수들만 봐서는 KGC가 다음 시즌부터 지난 시즌과 같은 모습을 보이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시즌 우승에 기여한 박지훈과 렌즈 아반도, 배병준 등이 남아 있지만 남은 FA 시장에서 추가적인 전력 충원을 하지 못한다면 그동안 KGC가 구축했던 왕조 시대에 변화가 찾아올지도 모를 일이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