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은퇴 기자회견…"나는 행운아" (종합)

향후 계획도 밝혀…"미국서 야구행정 공부할 것"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30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가진 은퇴 기자회견에서 특별히 끼고 나온 내셔널리그 우승반지를 보여주고 있다. © News1 오대일 기자

현역 은퇴를 선언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39)가 "생각해보면 (나는) 운이 참 좋은 녀석"이라며 자신의 야구 인생을 정리했다.

박찬호는 30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갖고 선수생활에 대한 소회와 향후 계획에 대해 밝혔다.

그는 "프로야구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가졌고, 메이저리그에서 긴 시간동안 몸 담았던 걸 생각해보면 운이 좋은 것이 아닌가 싶다"며 "한국 야구 역사상 저만큼 운이 좋은 사람이 또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인 최초로 미국 프로야구인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최다승(124승) 기록을 세우고 은퇴하기까지 과정을 돌아봤다.

박찬호는 "시골에서 태어나 아무 것도 모르고 야구를 시작했다"며 "야구가 재미있었고, 친구나 선배보다 잘해보겠다는 경쟁심 때문에 노력해서 우승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퇴 결정이 쉽지 않았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미국에서 돌아온 뒤 며칠동안 심각한 고민을 했고 어려운 결정을 해야 했기에 마음이 무거웠다"며 "내년이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 같다는 판단 속에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돼서 죄송하다"고 속내를 밝혔다.

은퇴 후에는 야구 행정과 경영에 대한 공부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찬호는 "오랫동안 야구를 하면서 기술적인 부분에 관심을 두고, 많이 배우고 경험하고 실험했다"며 "하지만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은 오래 전부터 관심을 가졌던 야구 행정과 경영, 운영 등에 관한 것"이라는 생각을 전했다.

그러면서 "체계적이고 다양한 공부를 위해 아마도 미국에서 생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호는 유소년 야구에 대한 지원을 늘리겠다고도 말했다.

그는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공부하고 싶다"며 "현재 개최하고 있는 꿈나무대회도 의미를 더 높일 수 있도록 힘쓰고 싶다"고 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39)가 30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가진 은퇴 기자회견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하는 소회를 밝히며 눈물짓고 있다. © News1 오대일 기자

올해 시즌을 한화에서 뛴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동료로 18살이나 어린 투수 안승민(21)을 꼽았다.

박찬호는 "안승민과는 서로 웃음을 주고 받으며 지냈다"며 "나와 닮았다는 소리를 듣고 기분 나쁘게 생각하면서도 나의 일을 가장 많이 도와준 선수"라고 말했다.

박찬호는 그러면서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장성호(35·롯데)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박찬호는 "오늘 새벽 저 먼 남쪽에서 서울까지 올라온 장성호 선수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장 선수가 통산 2000안타를 기록할 때 썼던 방망이를 선물로 줬다. 영원한 보물이 될 것이고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끝으로 "한국에 있는 팬들에게 앞으로도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라며 "이제 공은 던지지 않지만 한국 야구, 한화 선수들과 교류가 계속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초반 일제히 카메라 플래쉬가 터지자 "개그콘서트에 나오는 꽁트가 생각난다"며 농담을 던지던 박찬호는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보였다. 그의 눈물은 기자회견장을 나가는 순간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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