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홈런을 역전 끝내기 만루포로…키움 김재현 "직구만 노렸다"

고척 KIA전 4-7서 8-7 뒤집는 그랜드슬램 폭발
"타격 후 기억 안 나…하이라이트 영상 보겠다"

키움 히어로즈 포수 김재현(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23일 열린 KBO리그 고척 KIA 타이거즈전에서 9회말 역전 끝내기 만루 홈런을 터뜨려 팀의 8-7 역전승을 이끌었다. (키움 히어로즈 제공)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베테랑 포수 김재현(33)이 4년 만에 짜릿한 홈런 손맛을 느끼며 KBO리그의 역사를 썼다.

김재현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에서 교체 출전, 4-7로 끌려가던 9회말 2사 만루에서 극적인 역전 끝내기 만루 홈런을 터뜨려 8-7 역전승을 견인했다.

2012년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재현은 '수비형 포수'로 타격이 뛰어나지 않았다. 이 경기 전까지 시즌 타율도 0.100(10타수 1안타)에 그쳤다.

그러나 이날 그는 모두를 놀라게 하는 '괴력'을 선보였다.

김재현이 9회초 수비 때 교체 투입될 때까지만 해도 2-7로 밀리던 키움은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꼴찌' 키움은 9회말 5점 차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하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야구계 격언을 입증했다. 그 주인공이 김재현이었다.

키움은 1사 만루에서 맷 데이비슨의 2타점 적시타로 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했고, 이어 안치홍이 볼넷을 골라내 다시 만루 기회를 잡았다.

키움 히어로즈 포수 김재현이 23일 열린 KBO리그 고척 KIA 타이거즈전에서 9회말 역전 끝내기 만루 홈런을 터뜨려 팀의 8-7 역전승을 이끌었다. (키움 히어로즈 제공)

여동욱이 KIA 마무리 투수 이의리에게 삼진 아웃을 당하면서 KIA가 승리를 거머쥐는 듯 보였지만, 김재현이 2볼 2스트라이크에서 이의리의 시속 155㎞ 직구를 공략해 8-7로 뒤집는 극적인 역전 끝내기 만루 홈런을 날렸다.

김재현이 홈런을 친 건 통산 8번째로, 2022년 5월 25일 LG 트윈스전 이후 1551일 만이다. 만루 홈런과 끝내기 홈런 모두 이번이 첫 경험이다.

끝내기 만루 홈런은 KBO리그 역대 26번째다. 특히 3점 차로 밀리던 상황에서 경기를 뒤집은 끝내기 만루 홈런은 김재현이 3번째 주인공이다.

앞서 이동수(삼성 라이온즈)가 1995년 7월 25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구대성을 상대로 3-6에서 7-6으로 뒤집는 끝내기 만루 홈런을 쳤다. 이어 김응국(롯데 자이언츠)이 2002년 4월 10일 삼성전에서 김진웅(삼성)을 상대로 2-5에서 6-5로 역전하는 끝내기 만루 홈런을 날렸다.

키움 히어로즈 포수 김재현(오른쪽)이 23일 열린 KBO리그 고척 KIA 타이거즈전에서 9회말 역전 끝내기 만루 홈런을 터뜨려 팀의 8-7 역전승을 이끌었다. 사진은 경기 후 동료들의 물 세리머니를 받고 있는 김재현. (키움 히어로즈 제공)

김재현은 경기 후 키움 구단을 통해 "직구만 노렸고, 변화구가 들어오면 삼진일 거라 생각했다. 운 좋게 좋은 코스에 직구가 들어와 방망이를 힘차게 돌렸는데, 그 뒤론 기억이 안 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김재현은 "하이라이트 영상을 봐야 할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한때 키움의 주전 포수로도 활약한 김재현은 현재 김건희, 김동헌 등 후배의 성장으로 백업 포수로 밀렸다.

그러나 김건희가 야구대표팀으로 발탁돼 다음 달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열리면 김재현에게 기회가 더 주어질 수 있다.

김재현은 "(2군이 있는) 고양에서 후배들에게 가지고 있는 걸 알려준다는 마음으로 지냈다. 동헌이와 건희 모두 습득력이 빠른 후배라서 지금 내가 주전 포수를 꿰차는 건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아시안게임 기간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