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은퇴' 고효준 "많은 고민 끝 결정…보여줄 것 다 보여줬다"

현역 최고령 선수로 활약…25년 커리어 마감
"가장 감사한 분은 김성근 감독…지도자로 새 출발"

고효준.(울산 웨일즈 제공)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25년의 현역 생활을 마무리한 고효준(43)이 자신의 야구 인생을 돌아보며 "야구를 정말 사랑했고, 웃으며 떠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고효준은 28일 구단을 통해 은퇴 소회를 전했다. 2002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여러 팀을 거치며 마운드를 지켜온 그는 퓨처스(2군)리그 소속 울산 웨일즈를 끝으로 정든 유니폼을 벗었다.

프로 통산 646경기에 출전한 고효준은 49승55패, 65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5.31의 성적을 남겼다. 올해는 퓨처스리그 34경기에 나서 2승2패, 7홀드, 6세이브, 평균자책점 2.38을 올렸다.

고효준은 은퇴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갑작스럽게 결정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구단에는 제 의사를 전달해 놓은 상태였다.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며 "선수로서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은 충분히 다 보여드렸다고 생각했고, 이제는 후회 없이 내려놓을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고효준은 28일 롯데와 퓨처스리그 경기에 9회 등판해 1이닝을 삼진 3개로 마무리하며 세이브와 함께 프로 마지막 경기를 마쳤다.

고효준은 "프로 생활을 롯데에서 시작했다. 선수 생활의 시작이었던 팀을 상대로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 구단과도 충분히 상의했고 좋은 마음으로 결정하게 됐다"고 롯데를 마지막 상대 팀으로 결정한 배경을 밝혔다.

25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두산 구원투수 고효준이 LG의 8회초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은 후 포효하고 있다. 2025.7.25 ⓒ 뉴스1 오대일 기자

가족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은 딸이었다. 은퇴 이야기를 했더니 일곱 살 딸이 많이 서운해했다. 항상 응원하는 팀도 정해져 있었고, 아빠가 뛰는 팀이 모두 내 팀이라고 해 왔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서 가족들에게도 특별한 시간이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현역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우승을 일궜던 SK 와이번스 시절과 KIA 타이거즈 시절을 떠올렸다.

고효준은 "SK 시절 첫 우승을 했던 순간과 KIA에서 우승했던 기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무엇보다 야구장에서 동료들과 웃고 떠들며 보냈던 평범한 하루하루가 가장 소중한 추억이었다. 돌아보니 나는 정말 야구를 사랑했던 사람이었던 것 같다. 마지막까지 재미있게 즐기면서 선수 생활을 마칠 수 있어 행복했다"고 설명했다.

고효준은 현역 마지막 팀인 울산에 대한 애정도 나타냈다.

그는 "울산에 합류하기 전부터 신인 같은 마음으로 시작했다. 오랜 선수 생활을 했지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긴장감과 설렘이 있었다"면서 "울산이 퓨처스리그에 참가하면서도 '이기는 야구'를 추구하는 분위기여서 정말 즐겁게 야구할 수 있었다. 감독님께도 '정말 재미있게 야구했다'고 말씀드렸다"고 울산에서의 생활을 추억했다.

고효준.(울산 웨일즈 제공)

은퇴하면서 고효준이 떠올린 은사는 김성근 감독이었다.

그는 "제 야구 인생을 완전히 바꿔주신 분이다. 야구인으로서도 정말 존경하는 분이었고, 제 선수 생활을 통틀어 가장 큰 영향을 주신 분이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어릴 때부터 야구하면서 질책도 많이 받았지만, 끝까지 응원해 주신 팬 여러분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코치님, 심적으로 힘들었던 시기에 붙잡아 주신 모든 지도자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고효준은 은퇴 후 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참이다.

그는 "인천에서 야구 아카데미 지도자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김태훈 코치와 함께 선수들을 지도할 계획이다. 방송 활동에도 관심이 있다. 야구인으로서 야구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라면 어떤 자리든 기쁜 마음으로 함께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superpow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