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최민석·배동현, 5선발의 반란…'에이스급' 활약으로 팀 지탱

[프로야구인사이트] 롯데 김진욱, '알'깨고 나와 잠재력 폭발
두산 2년차 최민석·'2차 드래프티' 키움 배동현도 잇딴 호투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KBO리그에서 5선발은 '변수'에 가깝다. 선발 로테이션의 가장 마지막 순번을 차지하기 때문에 언제든 바뀔 수 있고 상대적으로 기대치도 낮을 수밖에 없다.

반대로 말하면 5선발의 활약은 곧 '보너스'와도 같다. 강한 5선발을 보유한 팀은 필연적으로 강한 전력을 구축할 수 있기도 하다.

2026 신한 SOL뱅크 KBO리그 초반 흐름을 보면 눈에 띄는 5선발이 여럿 있다. 앞서 설명한 대로 기대치가 크지는 않았던 투수들인데, '에이스급' 활약을 펼치며 팀 선발진을 지탱하고 있다.

가장 돋보이는 이름은 김진욱(24·롯데 자이언츠)이다. 김진욱은 202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1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은 '특급 유망주'다. 입단 첫해부터 2020 도쿄 올림픽에 발탁되는 등 류현진(한화 이글스), 김광현(SSG 랜더스), 양현종(KIA 타이거즈) 등 좌완 선발의 명맥을 이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강한 구위를 살리지 못하는 불안한 제구 속에 김진욱은 좀처럼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5시즌 간 평균자책점이 6.40에 달했고 직전 시즌인 2025년엔 14경기 27이닝을 소화하며 1승3패에 평균자책점이 10.00까지 치솟기도 했다. 20대 중반을 향해가는 시점에서 더 이상 '유망주'로 부르기도 어려워 보였다.

그런데 올 시즌 놀라운 반전을 보이고 있다. 시즌 첫 등판이던 3일 NC 다이노스전에선 4⅔이닝 3실점으로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두 번째 등판이던 8일 KT 위즈전에서 8이닝 1실점의 역투를 펼쳤다. 8이닝은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 소화였으며, 이날 단 3피안타에 볼넷도 1개뿐이었다. 7연패의 침체에 빠져있던 팀을 구해낸 것이 '5선발' 김진욱이었다.

김진욱은 15일 LG 트윈스전에서도 6⅔이닝 무실점의 역투를 이어가며 지난 등판의 호투가 우연이 아님을 증명했다. 아직은 조금 이르지만 비로소 '알'을 깨고 나와 잠재력을 폭발한 듯한 모습이다.

두산 베어스 최민석. ⓒ 뉴스1 이승배 기자

두산 베어스의 2년 차 우완 최민석(20)도 주목할 이름이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6순위로 지명됐던 그는, 입단 첫해부터 가능성을 보였다. 후반기 선발 한 자리를 꿰찬 그는 17경기에서 3승3패 평균자책점 4.40을 기록했다.

올 시즌엔 개막부터 5선발로 낙점돼 시작했는데, 초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첫 4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이 1.14에 불과하다. 4경기 중 3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으며, 유일하게 6이닝을 넘기지 못한 8일 키움전도 5⅔이닝 무실점의 역투였다.

지난주엔 화요일과 일요일, 주 2회 등판을 소화하며 연이은 호투로 2승을 챙겼다. 지난주 팀의 3승 중 2승을 5선발 투수가 따냈다.

최민석의 평균자책점 1.14는 케일럽 보쉴리(KT·0.78), 아담 올러(KIA 타이거즈·1.11)에 이은 리그 3위, 국내 선수 중에선 단연 1위다. 강력한 투심을 앞세운 최민석의 활약 속에 두산은 1선발 크리스 플렉센의 부상 공백을 버텨내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배동현. ⓒ 뉴스1 이호윤 기자

키움 히어로즈의 배동현(28)도 시즌 초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약체 전력으로 꼽히는 키움의 5선발로 시작했음에도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김진욱, 최민석과 비교하면 입단 때부터 받은 기대도 크지 않았다. 대졸 루키로 2021년 2차 5라운드 42순위로 한화 이글스의 지명을 받았는데, 입단 첫해 20경기를 소화한 게 1군 경력의 전부였다.

상무에서 군 문제를 해결한 뒤 한화에 복귀했지만 자리가 없었고, 결국 지난겨울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키움에 새 둥지를 틀었다.

배동현은 개막 이후 허약한 키움 마운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일 SSG 랜더스전에서 5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데뷔 첫 선발승의 기쁨을 누렸고, 7일 두산전에서도 5⅓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챙겼다.

이후론 '롱맨' 역할을 수행 중인데, 12일 롯데전에선 복귀전을 치른 안우진에 이어 2회 등판해 6이닝 무실점의 역투를 펼쳤다. 18일 KT전에서도 안우진 이후 등판해 4⅓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현재까지 성적은 5경기 3승 무패에 평균자책점 2.61. 키움 선수 중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공교롭게도 수준급 5선발을 보유한 세 팀의 성적은 썩 좋지 않다. 최민석의 두산이 8위, 김진욱의 롯데가 9위, 배동현의 키움은 10위다. 외인 공백과 투타 불균형 등 여러 문제가 산재하면서 5선발의 활약을 팀 성적으로 연결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