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점짜리 데뷔전' 두산 손아섭 "야구 하고 싶었는데, 속이 후련해"

이적 첫 경기서 홈런 포함 3출루…"존 좁혀 찬스 만들려 노력"
"한화 팬들에겐 무한 감사…두산 팬들 함성도 아주 컸다"

두산 베어스 손아섭. ⓒ News1 권혁준 기자

(인천=뉴스1) 권혁준 기자 =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은 손아섭(38)이 첫 경기부터 펄펄 날았다. 홈런을 포함해 3출루로 '이름값'을 해낸 그는 "99점짜리 데뷔전"이라며 방긋 웃었다.

손아섭은 1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5타석 3타수 1안타(1홈런) 2득점 2타점 2볼넷으로 맹활약, 팀의 11-3 승리에 기여했다.

이날 오전 한화 이글스에서 두산으로 트레이드된 그는, 곧장 1군에 등록돼 선발로 출격해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경기 전과 경기 후 모두 취재진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손아섭은 "팀이 이기는 데 도움 된 날에 인터뷰하는 건 잠 안 자고도 할 수 있다"며 웃었다.

그는 "감독님께서 나를 2번 타자로 첫날부터 기용한 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해결하기보다는 많은 출루로 중심 타선에 연결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존을 좁혀서 공략했다"고 설명했다.

1회와 3회 연거푸 볼넷을 골라냈던 그는, 4회 세 번째 타석에선 홈런포까지 터뜨렸다. 그는 1사 2루에서 SSG 두 번째 투수 박시후의 초구를 공략해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2점홈런으로 연결했다.

두산 베어스 손아섭이 14일 SSG 랜더스전에서 4회초 2점홈런을 때린 뒤 그라운드를 돌며 기뻐하고 있다. (두산 제공)

손아섭의 시즌 마수걸이 홈런포이자, 지난해 8월 17일 NC 다이노스전에서 한화 소속으로 홈런을 때린 뒤 240일 만에 기록한 홈런이었다.

손아섭은 "2루 주자를 홈에 불러들이면 경기를 쉽게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나갔는데, 실투가 오면서 생각 이상으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홈런을 친 손아섭은 그라운드를 돌며 기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그는 "속이 후련했다. 야구가 하고 싶었고, 1군 무대에서 뛰고 싶었는데, 그 감정들이 올라왔다"고 했다.

두산은 이날 손아섭뿐 아니라 박찬호, 양의지도 시즌 마수걸이 홈런포를 때리는 등 타선이 전반적으로 활기를 띠었다. 벌써 '트레이드 효과'가 나타나는 듯했다.

손아섭은 "동료들이 너무 반겨줘서 고마웠고, 김민석, 안재석, 양석환 등 후배들도 많은 질문을 해줬다"면서 "아는 게 별로 없는데 많이 물어봐 줬으니, 1%라도 도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배우려는 모습에 감동 받았다"고 했다.

두산 베어스 손아섭(왼쪽). (두산 제공)

이날 경기에 대해선 '99점'을 매겼다. 그는 "팀이 이긴 게 가장 크고, 출루가 목표였는데 볼넷도 2개가 있었다"면서 "다만 4, 5번째 타석 중 한 번은 쳐줬어야 하는 흐름이었는데 그러지 못한 부분은 아쉬웠다"고 했다.

두산 소속으로 첫 경기를 치른 손아섭은 짧게나마 몸을 담았던 한화와 팬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달했다.

그는 "한화 팬들께는 감사한 마음뿐이다. 시즌 막바지에 갔는데도 트레이드로 온 느낌이 전혀 없었다"면서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노시환보다 나를 더 좋아한다고 느낄 정도였다. 야구 인생의 큰 추억이었다"고 했다.

이제는 두산 팬들의 응원 소리를 더 익숙하게 들어야 한다. 이날 두산 원정 팬들은 손아섭의 타석마다 응원가를 틀고 목청 높여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손아섭은 "두산 팬들의 함성도 전 소속팀 못지않게 정말 크더라"면서 "그런 함성을 들으면 집중이 더 잘 된다. 좋은 결과로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도 커진다"며 각오를 다졌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