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개막 3연패 끊은 구본혁의 기습번트 적시타… "짜릿한 기분"
KIA전 1회 결정적인 추가 타점, 7-2 승리 견인
"개막 3연패 뒤 정규리그 우승하는 3번째 팀 도전"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부끄럽다."
'5타수 1안타'를 기록하고도 수훈선수로 뽑힌 LG 트윈스 내야수 구본혁은 멋쩍게 웃었다. 그러나 그의 재치 있던 번트 안타는 개막 3연패 수렁에 빠졌던 팀을 구한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LG는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SOL KBO리그 홈 경기에서 KIA 타이거즈를 7-2로 꺾고, 개막 3연패 뒤 첫 승리를 수확했다.
7명의 투수가 투입된 마운드는 모처럼 2실점으로 잘 막았다. 타선은 잔루 12개를 남겼지만, 1회말과 8회말 각각 3점씩을 뽑으며 살아날 기미가 보였다.
LG 입장에선 1회말 공격에서 흐름을 가져왔다. 특히 2-0으로 앞선 2사 1, 3루에서 구본혁이 3루 방향 기습번트를 시도해 귀중한 추가점을 뽑았다.
KIA 3루수 김도영은 예상하지 못한 번트에 빠르게 달려갔지만, 공을 제대로 잡지도 못했다. 상대의 허를 완벽하게 찌른 구본혁의 센스였다.
이 경기 전까지 타율 0.111(9타수 1안타)로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져있던 구본혁은 어떻게든 추가점을 내기 위해 '묘수'를 찾은 셈이다.
경기 후 그는 번트 안타 상황에 대해 "시범경기 때 (타율 0.394로) 너무 잘 쳐서 코치님도 3월에 나올 안타가 (이미) 다 나왔다고 독려하셨다"며 "(이제 4월인데) 초구가 빠르게 날아오고 3루수도 조금 뒤에 서 있어서, 번트를 시도해봤다"고 말했다.
이어 "안타를 치고 타점까지 올려서 기분이 좋았다. 벤치에서도 다들 기뻐하고 축하해줬다"고 미소를 지었다.
번트 시도 후 부상 위험이 있는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해서 혼나는 거 아니냐는 말에 "그런 것까지 생각할 때가 아니다. 개막 4연패를 당하면 진짜 큰일이지 않은가"라며 허슬플레이를 펼친 이유를 설명했다.
구본혁의 시즌 타율은 0.143(14타수 2안타)으로 소폭 상승했다. 그는 "지난해 7월부터 시범경기까지는 타격감이 계속 좋아서 감독님 말씀을 좀 깨달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판이었다. 새 시즌을 개막하고 나니까 야구가 쉽지 않다는 걸 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뒤늦게 첫 승리를 거두면서 막힌 혈도 뚫었다. 구본혁은 "팀과 개인 성적 모두 부진해서 아주 속상했다"며 "이제 승리하는 방법을 조금씩 터득해 가는 것 같다"며 "(이제 첫 승을 거뒀으니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LG의 첫 승에는 팀을 하나로 뭉치게 만든 주장 박해민이 한마디가 컸다.
구본혁은 "어제 개막 3연패를 당한 뒤 (박)해민이 형이 선수들 단톡방에 '지난해 개막 7연승을 달리고도 0.5경기 차로 정규리그 우승했다. 그러니까 올해 개막 3연패를 해도 충분히 뒤에서 따라가며 우승할 수 있다'는 말로 다독였다. 그 덕분에 한마음 한뜻으로 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개막 3연패 이상 팀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건 2009년 KIA와 2011년 삼성 라이온즈 등 두 번뿐이다.
구본혁은 "LG가 개막 3연패 후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는 세 번째 팀이 될 수 있도록 더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rok1954@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