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KT맨' 김현수, 친정팀 LG와 개막전 출격…"야유 안 받았으면"

8년간 LG서 뛰며 통합 우승 2회 견인, 지난해 말 KT 이적
"난 왠지 못할 것 같지만, 그래도 꼭 이기고 싶다"

KT 위즈 유니폼을 입은 김현수. 2026.3.28 ⓒ 뉴스1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LG 팬들의 야유가 쏟아지지 않으면 다행일 것 같다."

지난해 LG 트윈스의 통합 우승을 이끈 뒤 KT 위즈로 이적한 김현수(38)가 얄궂게도 '친정팀'과 새 시즌 첫 경기를 치르게 됐다.

김현수는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와 2026 신한SOL KBO리그 개막전에서 2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다.

지난해 시즌 종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김현수는 LG를 떠나 KT와 3년 50억 원 규모로 계약,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공교롭게 KT의 정규시즌 개막전 상대는 '디펜딩 챔피언' LG다.

2006년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현수는 잠실구장을 함께 안방으로 사용하는 두산 베어스(2006~2015년), LG(2018~2024년)에서 뛰었다. 구단 버스로 이동하고 호텔에서 지내며 잠실 원정 경기를 치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현수는 "솔직히 기분이 묘하다. 두산과 LG 시절 잠실 원정경기를 치러도 사실상 홈 경기라는 기분이 들었다"며 "아직은 잠실구장이 익숙하지만, 앞으로는 수원구장이 더 익숙해지려 한다"고 말했다.

2017년 말 메이저리그(MLB) 생활을 마치고 국내로 돌아온 김현수는 LG에서 8시즌을 뛰며 두 차례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뽑히기도 했다.

LG 팬에게 많은 걸 안겨줬지만, 팀을 떠난 것에 대한 죄송한 마음이 여전히 남아있다. 김현수는 "첫 타석 때 피치 클록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관중석을 향해 열심히 감사 인사를 전할 것"이라며 "(이적 결정도) 각자 생각하기 나름이라 LG 팬들의 야유가 쏟아지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했다.

지난해 LG 트윈스의 통합 우승을 이끈 김현수. 2025.10.31 ⓒ 뉴스1 김진환 기자

김현수는 "LG 이적 후 두산을 처음 만났을 때는 젊기도 해서 감정이 앞서기도 했다. 지금은 다르다. 침착하게 개막전을 준비했다"며 "그런데 왠지 느낌이 좋지 않아서 내가 못할 것 같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라이브배팅, 청백전을 통해 LG 투수를 상대한 적은 있지만 서로 최선을 다한 건 아니다. 오늘 처음 보는 LG 투수의 공이 날아올 것 같다"면서 "(박해민, 오지환 등 LG 야수들이) 내 타구를 처리하려고 열심히 할 텐데, 슬라이딩 캐치만 안 해줬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그래도 승리에 대한 양보는 없다. 김현수는 "LG는 내 공백이 전혀 없을 것 같다. 그렇게 티 나게 좋은 성적을 내지도 않았다"면서 "LG가 강하지만, KT도 강해졌다는 걸 보여주겠다. 내가 못하더라도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개막전이라고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괜히 오늘 한 경기에 모든 걸 쏟으면 한 시즌이 안 좋아진다. 144경기 중 한 경기일 뿐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