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다 '한 방'에 식겁…첫 경기부터 발령된 '피홈런 주의보'[WBC]
체코전 6-0 앞서다 3점포 맞고 '흔들'
투수 운용 차질…4사구 줄인 건 긍정적
- 서장원 기자
(도쿄=뉴스1) 서장원 기자 = 야구 단기전에서는 '홈런 한 방'이 경기 흐름과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과 체코의 경기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잘 나타났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C조 1차전에서 체코를 11-4로 완파했다.
최근 3개 대회 연속 1차전 패배와 함께 1라운드 탈락 수모를 겪었던 대표팀은 2009년 2회 대회 이후 17년 만에 '1차전 징크스'를 기분 좋게 씻어냈다.
대승을 거뒀지만,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다. 마운드 운용이 당초 계획한 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은 선발 소형준(KT 위즈)이 3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주어진 임무를 완수했다. 4회 올라온 노경은(SSG 랜더스)도 안타 2개를 맞았지만 관록을 보여주며 무실점 피칭을 했다.
그러나 6-0으로 앞선 5회 올라온 정우주(한화 이글스)부터 계획이 어긋났다. 류 감독은 정우주가 최소 2이닝을 던져주길 바랐으나 5회 3점 홈런을 얻어맞고 흔들렸다. 한국의 일방적인 흐름이던 경기 분위기가 접전 양상으로 바뀐 순간이었다.
점수 차가 3점으로 좁혀지자 한국 벤치는 6회 수비 시작과 함께 정우주를 내리고 박영현(KT)을 투입했다. 정우주에게 한 이닝을 더 맡길 수 있었지만 이미 홈런을 맞았기에 멀티 이닝을 소화하기엔 위험 부담이 있다고 판단했다.
박영현을 시작으로 뒤에 3명의 투수를 더 내보낸 대표팀은 체코전에만 7명의 투수를 소진했다.
앞서 대만전에서 단 3명의 투수로 경기를 끝내는 효율적인 마운드 운용을 펼친 호주와 대비됐다. 앞으로 일본, 대만, 호주를 상대해야 하기에 체코전에서 최대한 투수를 아끼는 게 좋았는데, 결과적으로는 아쉬움이 남았다.
결국 이 모든 게 '피홈런'이 가져온 파장이다. 홈런 한 방이 여유롭던 경기 분위기를 단번에 바꿔놓았고, 결국 투수 운용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한국이 상대해야 할 일본, 대만, 호주 모두 체코보다 한 수 위의 전력을 갖추고 있고, 언제든 한 방으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장타자들이 즐비하다. 대만과 호주의 경기에서 팽팽하던 흐름을 바꿔놓은 것도 5회 터진 호주 로비 퍼킨스의 홈런이었다. 한국 투수들의 보다 정교한 피칭이 요구된다.
남은 3경기에서는 체코전 같이 일방적인 리드 상황이 나올 가능성은 떨어지기에 더욱 피홈런에 주의해야 한다. 실투를 줄이는 게 관건이다.
그래도 앞선 경기들에서 한국의 발목을 잡았던 4사구를 줄인 건 체코전의 소득이었다.
오사카에서 진행한 한신 타이거즈(6볼넷)와 오릭스 버팔로스(7볼넷 1사구)전에서 도합 14개의 4사구를 남발한 한국은 체코를 상대로 7명의 투수가 4사구 4개만 내줬다. 더 줄였다면 좋았겠지만, 이전처럼 4사구로 인해 자멸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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