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이강철·김태형…계약 마지막 해 '노장 감독'의 간절함
한화 준우승 이끈 김경문 감독…'커리어 첫 우승' 재도전
'현역 최장 감독' 이강철·'우승 감독' 김태형은 PS 1차 목표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프로야구 '노장 사령탑' 김경문 한화 감독(68), 이강철 KT 감독(60), 김태형 롯데 감독(59)에게 2026년은 계약이 종료되는 해다.
통산 1021승의 김경문 감독, 528승의 이강철 감독, 777승 김태형 감독 등 세 사람이 그동안 쌓아올린 승수만 2326승(정규시즌 기준)에 달할 정도로 대단한 커리어의 소유자들이지만, 이들 '백전노장'들에게도 프로 세계의 잣대는 냉정하다. 그간 쌓은 업적이 아닌 현재 상황, 특히 계약 마지막 해의 성적이 재계약 여부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적잖은 나이에 또 다른 곳에서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기에, 세 감독에게 2026년은 '운명'이 걸린 한 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계약의 해피엔딩부터 계약 만료의 배드엔딩, 중도 사임의 '최악의 결과'까지 모두 가능한 시나리오다.
'현역 최고령 사령탑' 김경문 감독은 셋 중 2025년 성적이 가장 좋았다. 만년 하위권에 머무르던 한화를 정규시즌 2위,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의 '외인 원투펀치'의 공이 컸다는 것을 부인할 순 없지만, 그런 와중에도 문동주, 김서현, 정우주, 황준서, 조동욱 등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이끌었다. 타선에서도 문현빈과 황영묵, 이도윤 등에게 꾸준한 기회를 주며 주전급 선수로 도약시키는 등 공이 적지 않다.
계약 마지막 해인 2026 시즌엔 새로운 시험대에 오른다. 준우승을 차지한 팀의 목표는 우승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폰세와 와이스가 둘 다 팀을 떠난 상황에서도 지난 시즌만큼의 성적을 낼 수 있느냐에 관심이 쏠린다.
한화는 계약 마지막 해를 남긴 김 감독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엄상백, 심우준 등 외부 FA를 영입한 데 이어 올겨울엔 최대어로 꼽히던 강백호의 영입에 100억 원을 투자하며 '우승 숙원'을 풀어주기를 고대하고 있다.
단 한 번의 우승 없이 한국시리즈 준우승만 5번 차지한 김경문 감독 개인적으로도 '무관의 오명'을 씻어 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수밖에 없다.
이강철 감독은 현역 감독 중 '최장수' 감독이다. 2019년 KT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래 2번의 재계약을 맺고 올해로 8번째 시즌을 치른다.
2025시즌은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단 0.5게임 차로 '가을야구' 티켓을 놓친 것이다. 부임 이후 첫 시즌이었던 2019년(6위) 이후 6년 만에 맛본 시련이었다.
그럼에도 현재까지의 성과는 탄탄하다. 2020년 창단 첫 통합우승 사령탑이고, 2023년엔 한국시리즈에 한 번 더 올라 준우승을 경험했다. 부임 이후 7시즌을 치르며 단 한 번도 5할 미만의 승률을 낸 적이 없다는 것도 대단한 업적이다.
그러나 가을야구 좌절을 맛본 직후 계약 마지막해를 맞이했다는 점은 불안하다. 올 시즌도 성적이 나지 않는다면 재계약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봐야 한다.
지난 시즌 외인들의 연이은 부진으로 고전했던 KT는 외국인 선수 진용을 새롭게 꾸렸다. 맷 사우어와 케일럽 보쉴리 등 두 명의 투수와 외야수 샘 힐리어드를 영입했고, 아시아쿼터 외인으로는 일본인 투수 스기모토 고우키와 계약했다. 이들의 연착륙이 KT 반등의 기본 전제라고 할 수 있다.
KT 역시 계약 마지막 해를 앞둔 이강철 감독에게 적잖은 지원을 했다. 강백호를 한화에 빼앗기고 탐내던 박찬호(두산)도 놓쳤지만, 대신 외야수 김현수, 최원준과 포수 한승택을 영입했다. 현시점에서 FA 외부 영입 한도 3명을 모두 채운 유일한 구단이다.
두산 시절 취임 첫해(2015년) 우승을 시작으로 7시즌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과 총 3번의 우승으로 '왕조'를 일궜던 김태형 감독은, 롯데에선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취임 첫해인 2024년, 두 번째 시즌이던 지난해 모두 7위에 그쳤다. 승수도 2년 연속 66승으로 같았다.
특히 지난해 후반기의 드라마틱한 추락은 김태형 감독과 롯데엔 '충격' 그 자체였다. 8월 초까지 3위를 유지하다가 끝없는 하락세를 반복한 끝에 포스트시즌에도 진출하지 못하는 신세가 됐기 때문이다.
계약 마지막 해인 올해야말로 무언가 보여줘야만 하지만, 애석하게도 앞선 두 감독과 비교해 불리한 여건에서 새 시즌을 맞이할 처지에 놓여 있다. 모기업이 지갑을 닫아버리면서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3년째 동행하는 외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 새롭게 영입한 외인 투수 엘빈 로드리게스와 제러미 비슬리의 활약이 그나마 기대할 부분이다.
군 전역 후 복귀하는 한동희를 비롯해 지난해 주춤했던 '윤고나황손'(윤동희 고승민 나승엽 황성빈 손호영) 젊은 타자들이 살아나야 팀도 살고 김 감독도 한 숨 돌릴 수 있을 전망이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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