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환 방출, 정훈 은퇴…'추억의 현대 멤버' 황재균만 남았다
2008년 팀 해체 후 '히어로즈' 창단…'87년생' 황재균만 현역
'FA' 황재균 올해도 '유틸리티'로 쏠쏠한 활약…KT 잔류 유력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현대 유니콘스'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강팀이었다. 태평양 돌핀스를 인수해 '인천 야구'의 명맥을 이어간 현대는 1998, 2000, 2003, 2004년 등 무려 4번이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왕조'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던 현대는 모기업의 사세가 기우는 상황 속 2007시즌을 끝으로 해체했다. 현대 해체 후 선수들은 새롭게 창단한 '우리 히어로즈'로 흡수됐고 이는 넥센, 키움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삼보-청보-태평양-현대로 이어지던 구단 계보와 우승 기록은 그대로 끊겼고, 2000년 창단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가 인천의 새로운 맹주가 됐다.
현대의 해체일은 2008년 1월 7일로, 어느덧 15년이 훌쩍 넘었다. 이제는 그야말로 추억의 이름이 됐고, 프로야구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팬들에겐 '역사의 한 페이지'로 느껴질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현역 선수 중 현대에 몸을 담았던 경험이 있는 선수들도 이제는 손에 꼽을 정도가 됐다. 2025시즌 시작 전만 하더라도 세 명이었던 '현대 멤버'는 내년 시즌엔 단 한 명만 남게 될 수도 있다.
롯데 자이언츠의 베테랑 내야수 정훈(38)이 세 명 중 하나였다. 그는 지난 15일 구단을 통해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사실 정훈은 현대 소속으로 정식 경기에 뛴 적은 없다. 그는 2006년 현대 육성선수로 입단했으나 1군은커녕 2군에서도 경기에 나서지 못한 채 1년 만에 방출됐다.
이후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뒤 2009년 말 롯데에 입단했고, 2010년 정식선수가 돼 올해까지 16년간 롯데에서만 뛰었다.
그래도 한때 현대의 일원이었던 적이 있었던 정훈은 올해를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베테랑 투수 장시환(38)은 최근 한화 이글스에서 방출 통보를 받았다. 장시환 역시 '현대 멤버' 중 하나다.
프로 입단할 때만 해도 '장효훈'이라는 이름을 썼던 그는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2순위의 높은 순위로 현대의 지명을 받았다. 당시 현대는 연고지 이전 문제로 인해 1차 지명권을 행사하지 못했기 때문에, 장시환은 그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현대가 가장 먼저 뽑은 선수였다.
그는 입단 첫해부터 1군에서 3경기 6이닝을 소화했고, 이듬해 현대가 해체된 뒤로는 우리 히어로즈, 넥센에서 2014년까지 뛰었다.
이후 KT 위즈(2015~2016년), 롯데(2017~2019년)를 거쳐 2020년부터 한화에서 뛴 그는 올해 1군 무대에 한 번도 오르지 못한 채 방출 통보를 받았다.
장시환은 아직 현역 은퇴 의사를 내비친 적은 없다. 다른 팀과의 계약을 통해 현역 생활을 연장할 가능성도 남아 있는 셈이다.
다만 30대 후반의 많은 나이, 올해 어깨 부상으로 2군에서도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는 점에서 새 둥지를 찾는 일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마지막 남은 현대 출신 선수가 KT 위즈에서 여전히 존재감을 뽐내는 황재균(38)이다.
황재균은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 24순위로 현대의 지명을 받았고, 2007년 현대 소속으로 63경기에 출전했다.
정훈, 장시환과 같은 1987년생이지만 여전히 활용 가치가 높다. 그는 올해도 KT에서 112경기에 나서며 0.275의 타율과 7홈런 48타점 등을 기록했다. 전성기 시절의 파워는 아니지만, 내야 전 포지션을 오가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의 변모를 시도하며 이강철 감독의 기대를 충족했다.
시즌이 끝난 후엔 FA 권리를 행사해 현재 시장에 나와 있기도 하다. 이번에도 KT와 계약을 마무리한다면 2017년(4년 88억 원), 2021년(4년 60억 원)에 이어 세 번째 FA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현재로선 원소속팀 KT 잔류 가능성이 가장 높다. KT는 FA로 노리던 박찬호(두산)를 잡지 못했고 김현수, 최원준 등 두 명의 외야수와 포수 한승택을 보강했다.
내야진엔 김상수, 허경민 등 베테랑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가운데, 주전 유격수 권동진의 공격력이 떨어지는 편이라 황재균의 존재 가치가 높다.
마지막으로 남은 '현대 멤버' 황재균은 내년 시즌에도 1군에서 자주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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