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스케즈 '결별', 감보아 '보류'…롯데 마운드는 평안하십니까

너무 조용한 스토브리그, FA 시장서 방관 모드

알렉 감보아는 내년에도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을까 2025.8.12/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충격적인 12연패를 당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 자이언츠의 과제 중 하나는 마운드 강화인데, 스토브리그에서는 너무 조용한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는 '방관자'에 가깝고,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 선수 계약도 깜깜무소식이다.

롯데는 일단 2026시즌 외국인 선수 구성에 대한 기준을 잡아뒀다. 타자는 유지하되, 투수는 사실상 다 바꾼다는 방침이다.

기존 외국인 선수 중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건 2시즌 연속 안타 부문 1위를 차지한 빅터 레이예스뿐으로, 현재 재계약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8점대 평균자책점(8.23)으로 '최악의 영입' 사례가 된 빈스 벨라스케즈는 재계약에 실패했고, 보류 명단에 포함된 알렉 감보아의 동행 여부도 불투명하다.

롯데가 외국인 투수를 물갈이하는 방향으로 택한 건 그만큼 선발진이 약하기 때문이다. 롯데는 2025시즌 선발 평균자책점이 4.87로 10개 구단 중 8위에 그쳤다.

빈스 벨라스케즈는 롯데 자이언츠와 재계약에 실패했다. 2025.9.5/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한 투수는 박세웅(11승13패)과 터커 데이비슨(10승8패), 2명이다. 그러나 박세웅은 승리보다 패배가 많았고, 긴 이닝을 던지지 못한 데이비슨은 시즌 도중 퇴출당했다.

선발진이 탄탄해야 가을야구를 기대할 수 있다. 마운드 보강의 필요성을 느낀 롯데도 2차 드래프트에서 김주완, 김영준, 최충연 등 투수 3명을 지명했다.

하지만 FA 시장에서는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현재 남은 FA 선발 자원은 'KIA 타이거즈의 프랜차이즈 스타' 양현종으로, 롯데가 영입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애초 롯데는 '큰돈' 투자도 주저했다. 지갑을 닫고 내부 육성에 초점을 맞춘 롯데가 현실적으로 선발진을 강화하는 방법은 경쟁력 있는 외국인 투수뿐이다.

롯데는 풀타임 선발 투수로 검증이 안 된 감보아에 대해 잔류와 결별을 두고 고심 중이다.

5월에 합류한 감보아는 첫 7경기에서 6승 1패 평균자책점 2.11로 활약했고, 6월 최우수선수(MVP)를 받는 등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선발 경험이 부족했던 감보아는 이후 체력 저하로 구위가 떨어졌고, 막판 5이닝을 던지는 것조차 벅찼다.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 2025.8.2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외국인 투수 시장을 살피는 롯데는 보류권으로 묶어둔 감보아보다 더 좋은 투수 2명을 찾으려 애쓰는 중이다. 다만 롯데가 원하는 수준의 외국인 투수를 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 시장 상황에 따라 감보아의 운명이 결정될 수 있다.

내년부터 시행하는 아시아쿼터 선수로 마운드를 보강할 수 있다. 각 구단은 최대 20만 달러 계약 규모로, 아시아와 호주 국적 선수 1명을 영입할 수 있다.

아시아쿼터 선수 대세는 투수다. 이미 아시아쿼터 선수와 계약한 6개 구단 모두 투수를 영입했다.

롯데 역시 투수로 아시아쿼터를 채우는 방향을 정했다. 먼저 일본 투수를 찾는 중이지만, 여의찮을 경우 대만, 호주 등 다른 국적 선수로 범위를 넓히려 한다.

다만 아시아쿼터 투수의 보직에 대해서는 선발과 불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기로 했다. 롯데의 2025시즌 불펜 평균자책점은 4.65로, 선발진 못지않게 안정감이 떨어졌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