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이숭용호 첫 가을야구, 계획과 현실은 달랐다 [준PO1]

데이터 바탕으로 짠 타선, 선발 최원태 공략 실패
화이트 조기 강판에 믿었던 불펜도 치명적 실점

9일 오후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SSG 이숭용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5.10.9/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인천=뉴스1) 이상철 기자 = SSG 랜더스가 이숭용 감독체제로 치른 첫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쓴맛을 봤다.

SSG는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2-5로 졌다.

지난해 5위 결정전에서 KT 위즈에 밀려 가을야구 초대장을 놓쳤던 이 감독은 올해 팀을 정규시즌 3위로 올려놓고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이날 삼성전은 이 감독이 사령탑으로 맞은 첫 포스트시즌 경기였는데, 철저한 분석 끝에 총력을 펼쳤지만 고개를 숙였다.

안방에서 첫판을 내준 SSG는 시리즈를 어렵게 풀러야하는 상황에 처했다.

5전3선승제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 85.3%(34번 중 29번)에 달한다. SSG는 14.7% 확률의 뒤집기를 노려야 한다.

SSG는 삼성과의 힘겨루기에서 밀렸다. 마운드는 초반부터 삼성 타자를 억제하지 못하고 불안감을 노출했고, 타선 역시 상대 선발 투수 최원태에게 꽁꽁 묶였다.

4일 NC 다이노스와 정규시즌 최종전 이후 닷새 만에 실전을 치른 SSG의 경기력은 좋지 않았다. 이숭용 SSG 감독은 "경기력을 빨리 끌어올린다면 누구를 상대해도 자신 있게 맞설 수 있다"고 밝혔지만, 그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9일 오후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SSG 선발투수 화이트가 3회초 교체되고 있다. 2025.10.9/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선발 투수 카드부터 실패했다.

평균자책점(2.25)과 탈삼진(247개) 부문 2위에 오른 '에이스' 드류 앤더슨이 장염 때문에 컨디션 난조를 보이면서 SSG의 포스트시즌 선발 로테이션 계획이 틀어졌다.

SSG는 '2선발' 미치 화이트를 부득이하게 앞당겨 기용했다. 화이트는 정규시즌 삼성을 상대로 4경기 1패(무승) 평균자책점 3.92로 고전했는데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극복하지 못했다.

화이트는 홈런 두 방을 맞고 2이닝 만에 강판당했다. 화이트가 긴 이닝을 책임지며 우위를 잡는다면, 강력한 불펜 야구로 승리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계산이었는데 틀어졌다.

SSG는 불펜 평균자책점 3.36으로 10개 구단 중 1위다. 노경은, 이로운, 김민, 조병현 등 필승조도 안정감이 있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일찍 가동된 SSG 불펜은 뼈아픈 추가 점수를 내줬다.

화이트가 교체된 직후 투입된 김민은 3회초 2사 만루를 자초한 끝에 힘겹게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이어 배턴을 받은 박시후가 4회초 르윈 디아즈에게 1타점 2루타를 맞는 등 2점을 허용했다.

9일 오후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5대2로 패배한 SSG 선수들이 경기장을 빠져 나가고 있다. 2025.10.9/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쫓아가야 하는 SSG 입장에서 0-5로 벌어진 스코어는 더더욱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SSG 타선이 최원태 공략에 실패한 것도 패인이었다. 이 감독은 정규시즌 최원태에게 강했던 박성한(상대 타율 0.429), 안상현(0.500), 기예르모 에레디아(0.727)를 1~3번 타순에 배치했지만, 이들은 공격의 물꼬를 트지 못했다.

7회말 1사 1루에서 고명준이 홈런을 날려 2점을 만회했지만,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SSG는 홈런 한 방이면 뒤집을 수 있는 8회말 2사 만루의 기회를 살리지 못해 땅을 쳤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