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악몽 재현은 없었다…LG 염경엽 감독, 2번째 통합 우승 정조준
SK 감독 시절 '대역전극' 희생양…이번엔 최종전서 우승 확정
올 시즌 후 계약 종료, 재계약 유력…염경엽 "KS 잘 준비하겠다"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염경엽 감독 개인에게는 큰 '흑역사'였던 2019년의 '대역전극' 악몽은 LG 트윈스에선 재현되지 않았다. LG 지휘봉을 잡은 이후 3년 새 2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한 염 감독은 이제 통합 우승을 향해 나아간다.
LG는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3-7로 패했다.
LG는 자력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하지 못했는데, 같은 날 한화 이글스가 SSG 랜더스에 5-6으로 패하면서 LG의 정규시즌 우승이 확정됐다.
2023년 LG의 사령탑으로 부임해 39년 만의 통합 우승을 함께 했던 염 감독은,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뒤 올해 다시 정상을 노렸다.
LG는 개막 초반 거침없는 질주로 선두를 달렸다. 6월 한때 삐끗하며 한화에 2위 자리를 내줬지만 후반기 다시 버닝하며 선두 자리를 꿰찼다.
다만 마지막 순간 우승을 확정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9월 들어 9승9패로 삐끗했고, 한때 5.5게임 차까지 격차를 벌렸던 2위 한화에 끝까지 추격당했다.
여기서 '데자뷔'가 된 건 2019년이었다. 당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의 사령탑이었던 염경엽 감독은 한때 9게임 차까지 앞섰던 것을 지키지 못하고 두산 베어스에 역전 우승을 내줬다. 이어진 플레이오프에선 키움 히어로즈에 업셋 당하며 허무하게 시즌을 마쳤다.
넥센(현 키움) 감독과 SK 단장으로 승승장구하던 염 감독이 삐끗한 순간이었고, 그는 이듬해 건강 악화로 지휘봉을 내려놓기에 이르렀다.
이후 LG 감독으로 현장에 돌아온 이후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염 감독은 취임 첫해 우승 한풀이를 했다. 하지만 올해 다시 역전 우승을 내준다면 2년 전 통합우승의 영광도 희미해질 수 있었다.
LG는 정규시즌 최종전인 1일 NC전에서도 다소 무력한 경기력으로 패했고, 이같은 우려는 현실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경쟁팀인 한화가 9회 2사 후 SSG에 역전패하며 LG는 극적인 우승을 일굴 수 있었고, 염 감독도 SK 시절의 악몽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었다.
막판 위기가 있었지만, 올 시즌 전체를 바라보면 염 감독은 LG를 잘 지휘했다.
홍창기와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부상으로 이탈하는 등 주전 공백의 위기 속에서도 '버티기'로 승률을 최대한 방어했다.
특히 지난해 손주영에 이어 올해 송승기까지 굳건한 국내 선발 투수를 발굴했고, 불펜에서는 유영찬을 정상급 마무리투수로 굳힌 가운데 신인 김영우를 필승조로 자리 잡게 했다.
야수 쪽에서도 리드오프 홍창기가 빠진 자리를 신민재로 잘 메웠고, 외야수 최원영과 박관우, 내야수 구본혁, 포수 이주헌 등에게 두루 1군 경험을 주며 베테랑 야수진의 공백을 대비했다.
당장의 성적과 팀의 미래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즌이었다.
염 감독은 올해를 끝으로 LG와의 3년 계약이 종료된다. 3년 새 두 번째 정규시즌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면서 재계약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염 감독 스스로도 "LG와 재계약을 하지 못한다면 1년을 쉬겠다"고 할 정도로 팀에 대한 애착이 크다.
만일 또 한 번의 통합 우승을 일군다면 염 감독은 재계약은 물론, LG 구단 역사상 최고 '명장'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높다.
LG는 이전까지 3번의 통합 우승을 경험했는데 모두 다른 감독과 함께 했다. 특히 2000년 이후로는 재계약에 성공한 감독이 한 명도 없고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이도 많았다.
염 감독은 일단 개인의 거취 문제는 뒤로 하고, 통합 우승이라는 당면한 목표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우승을 확정한 뒤 "1차적인 목표는 잘 달성했다. 선수들과 프런트 모두가 합심한 결과"라며 "남은 기간 준비 잘해서 2023년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starburyn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