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KT 감독, '반가운 비'에도 울상…"어차피 폰세 만나잖아"

'4연패' KT, 19일 수원 한화전 우천 취소
역대 최고 외국인 투수 폰세, 등판 하루 연기

이강철 KT 위즈 감독. 2025.5.2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수원=뉴스1) 이상철 기자 = 충격적인 4연패를 당한 KT 위즈가 가을비 덕분에 분위기를 추스를 시간을 벌었다. 그럼에도 이강철 KT 감독의 표정은 밝을 수 없었는데, '괴물 투수' 코디 폰세(한화 이글스)와 대결까지 피하진 못했기 때문이다.

19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릴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와 한화의 경기는 우천 취소됐다.

KT와 한화는 20일 같은 장소에 맞붙지만, 더블헤더를 치르진 않는다. KT가 18일 LG 트윈스와 더블헤더를 소화했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잔여 경기 일정을 편성하면서 한 주에 한 팀당 한 번의 더블헤더만 진행하기로 했다. 따라서 이날 우천으로 취소된 경기는 10월 중 편성될 예정이다.

시즌 막판 부진의 터널에 갇혔던 KT 입장에서는 팀을 재정비할 시간을 얻었다.

KT는 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내리 4경기에서 패했다. 특히 이번 주 들어 선두 LG와 3연전에서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

16일 경기에서는 비로 107분간 중단된 끝에 6-10으로 졌고, 18일 펼쳐질 더블헤더에서도 2-6과 1-14로 두 경기 모두 완패했다.

4연패를 당한 KT는 66승4무66패로 5위까지 미끄러졌고, 6위 롯데 자이언츠에 0.5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껄끄러운 한화를 상대로 일단 한 번만 만나게 됐다.

이 감독도 "어제 더블헤더를 치르면서 선수들에게 피로감이 쌓였는데, 오늘 경기가 취소돼 다행스럽다. 내일 더블헤더가 아닌 한 경기만 진행하니까 나쁘진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 2025.9.3/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다만 폰세와 대결을 피할 순 없었다. 한화는 19일 경기에 등판 예정이었던 폰세를 20일 경기의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폰세는 개막 후 최다 17연승,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 등 각종 기록을 세우며 KBO리그를 평정하고 있다.

폰세의 시즌 성적은 17승(무패) 236탈삼진 평균자책점 1.70으로 다승과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 부문 모두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KT를 상대로는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폰세는 KT전에 다섯 차례 등판해 4승(무패) 평균자책점 0.93을 기록했다. 29이닝 동안 삼진 33개를 잡았고, 실점도 3점에 그쳤다.

20일 경기가 정상 진행된다면, 폰세는 KT를 상대로만 여섯 차례 등판한다. 9개 구단을 통틀어 가장 많은 출격이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표적 등판이 아닌데 공교롭게 로테이션상 그렇게 됐다"고 난처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다섯 차례나 만났으면 한 번 정도는 공략할 법하지만, KT 타자는 여전히 폰세의 공을 전혀 치지 못했다.

이 감독은 "(투수 출신인) 내가 봐도 타자가 폰세의 공을 때리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타자들에게 '이제 좀 칠 때 되지 않았냐'라는 말을 못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성적이 (모든 걸) 말해주지 않나. 정말 좋은 투수"라며 '폰세가 KBO리그 역대 최고의 외국인 투수'라는 평가에 수긍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