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33년 만에 전반기 1위, 엘롯기 동반 PS 꿈…역대급 흥행 대박

[전반기 결산①] 연일 매진 행렬, 1200만 관중 기대감 ↑
피치 클록 도입으로 경기 시간 대폭 단축

9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기아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 경기에서 승리한 한화 김경문 감독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5.7.9/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올해 프로야구 KBO리그가 치열한 순위 경쟁 속에 역대 최고의 흥행 홈런을 터뜨리며 전반기를 마감했다.

지난 3월 22일 성대한 막을 올린 KBO리그는 10일까지 총 720경기 중 440경기를 치렀고, 올스타 브레이크에 들어갔다. '별들의 축제' 올스타전은 1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펼쳐진다.

10개 구단은 짧은 휴식을 보내고 17일부터 본격적인 순위 다툼이 펼쳐지는 후반기 일정에 돌입한다.

지난해 1088만7705명을 유치, 출범 후 처음으로 10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던 프로야구는 올해 야구팬들의 더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10일 기준 758만228명이 야구장을 찾았는데, 전반기에 700만 관중을 돌파한 건 처음이다. 경기당 평균 관중은 1만7227명으로, 1200만 관중까지 기대할 수 있다. 440경기 중 절반에 가까운 210경기는 입장권이 다 팔릴 정도로 야구 열기는 뜨거웠다.

2일 오후 대전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 경기에서 전광판에 전석 매진 안내문이 보이고 있다. 2025.7.2/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프로야구가 흥행 홈런을 칠 수 있던 배경 중 하나는 날마다 바뀌는 순위 속에 '인기 구단'의 선전이었다.

오랫동안 하위권을 맴돌았던 한화 이글스는 환골탈태, 1992년 이후 33년 만에 전반기 1위를 차지했다. 50승에도 선착해 정규리그 우승 확률 71.4%(35차례 중 25차례)를 잡았다.

시즌 초반 최하위까지 추락했던 한화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전반기 1위에 오를 수 있던 배경에는 '마운드의 힘'이 컸다.

한화의 팀 평균자책점은 3.42로 10개 구단 중 1위다. 전반기에 벌써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낸 코디 폰세(11승)와 라이언 와이스(10승)를 비롯해 류현진, 문동주로 이뤄진 선발진은 리그 최강이다. 여기에 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성장한 김서현을 축으로 박상원, 한승혁, 김범수 등이 버티는 불펜도 견고하다.

한화가 승승장구하자, 올해부터 '새로운 홈구장'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는 연일 매진 행렬이 이어지는 중이다. 한화의 홈 43경기 중 39경기에 만원 관중이 자리했다.

7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경기에서 6대 2로 승리한 롯데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5.5.7/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리그 최고의 인기 구단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는 촘촘한 사이로 2~4위에 자리했다.

개막 7연승 등 독주를 펼쳤던 LG는 6월 이후 주춤한 모습을 보여 한화에 1위 자리를 내줬지만, 2위로 반환점을 돌았다.

롯데는 세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김태형 감독의 강력한 카리스마 아래 '봄데'(봄에만 강한 롯데)라는 오명을 깨고 줄곧 상위권을 유지했다.

'디펜딩 챔피언' KIA는 지난해 KBO리그 최우수선수(MVP) 김도영, 나성범, 김선빈 등 주축 선수들의 연쇄 부상으로 중하위권까지 처졌지만, 저력을 발휘해 순위를 끌어올렸다.

프로야구 역사상 '엘롯기'가 동반 포스트시즌에 오른 적이 없는데, 이 세 팀이 펼치는 가을 야구 경쟁을 기대해 볼 만하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2일 계약 기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사퇴했다.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5위까지 주어지는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놓고 박 터지는 경쟁이 이어졌다. 5위 KT 위즈와 8위 삼성 라이온즈의 승차는 불과 2.5경기다. 6위 SSG 랜더스와 7위 NC 다이노스도 호시탐탐 5위 이상을 노리고 있다.

9위에 머물러 있는 두산 베어스는 6월 2일 이승엽 감독이 사퇴한 뒤 조성환 감독대행 체제로 잔여 시즌을 치르는데, 순위 상승이 쉽지 않다.

승률 3할(0.307)을 겨우 넘는 키움 히어로즈는 3년 연속 최하위가 유력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시범운영을 거쳐 올해부터 빠른 경기 진행을 위해 피치 클록을 정식 도입했다.

정해진 시간 안에 투수가 공을 던지고, 타자가 타격 준비를 마쳐야 하는데 경기 시간이 대폭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냈다. 올 시즌 정규리그 정규이닝 기준 평균 시간은 3시간으로, 지난해 3시간 10분과 비교해 10분이 단축됐다.

피치클록 도입은 '경기 이닝'에도 변화를 줬다. KBO는 "피치 클록으로 투수들의 체력 소모가 가중될 수 있다"며 12회까지 치렀던 연장전을 11회까지 진행하기로 바꿨다.

14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시범경기에서 피치클록이 운영되고 있다. 2025.3.1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상단과 하단 모두 0.6% 포인트 하향 조정한 스트라이크존은 '타고투저'로 이어졌다.

리그 타율은 0.258로 지난해 0.277보다 1푼9리가 떨어졌고, '3할 타자'도 10명에 불과했다. 반면 리그 평균자책점은 4.91에서 4.20으로 크게 하락했다,

'야구 축제'가 매일 전국에서 펼쳐졌지만, 예상하지 못한 비극적인 사고도 발생했다.

3월 29일 NC의 홈구장인 창원NC파크에서는 야구 경기를 보러온 관중이 추락한 구조물에 머리를 크게 다쳐 세상을 떠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경기장 안전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고, 10개 구장의 홈구장에 대한 점검이 진행됐다.

NC는 두 달 동안 야구장 폐쇄로 창원 홈 경기를 개최하지 못하다가 5월 30일 한화전부터 '안방'으로 돌아왔다. 다만 이 사고 후 창원시와 마찰을 빚고 있는 NC는 연고지 이전 가능성을 열어뒀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