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왕국' KIA의 행복한 고민…5선발로 누구를 쓸까

황동하, 김도현에 신인 김태형 저울질
팔꿈치 수술 재활 중인 이의리도 잠재적 후보

24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년 KIA 타이거즈 신인 선수 입단식에서 1라운드 5순위에 지명된 김태형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4.9.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투수 왕국'으로 거듭난 KIA 타이거즈의 내년 시즌 5선발 경쟁이 치열하다. 재능 있는 선발 자원이 많아 이범호 감독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KIA가 7년 만에 통합 우승을 달성한 배경에는 견고한 마운드가 있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1위(4.10)를 차지했고 불펜 평균자책점(4.98)도 3위에 오르는 등 선발과 불펜 모두 고른 활약을 보였다.

시즌 도중 찾아온 선발진 줄부상도 잘 극복했다. 토종 선발 이의리와 윤영철이 부상으로 중도 이탈했고 외국인 투수들도 부상으로 교체되는 악재가 있었지만 황동하, 김도현 등 대체 선발들이 '깜짝 활약'을 펼치면서 공백을 메웠다.

올해 가장 높은 곳에 선 KIA는 이제 2연패에 도전한다. 각종 인터뷰와 시상식 참석 등으로 바쁜 겨울을 보내는 와중에도 왕조 구축을 위해 일찌감치 내년 시즌 구상에 돌입했다.

특히 건강한 몸 상태를 회복한 선발진은 이범호 감독을 흐뭇하게 한다. 재계약을 맺은 제임스 네일과 새로 계약한 아담 올러가 원투펀치를 구축하고 양현종과 윤영철이 뒤를 받친다.

남은 건 5선발인데, 선발 자원이 많아 비시즌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다.

14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1회말 KIA 선발투수 황동하가 역투하고 있다. 2024.8.1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올해 선발로 가능성을 보인 황동하와 김도현은 후보군에 포함됐다.

황동하는 올해 25경기에 등판해 103⅓이닝을 소화하며 5승 7패, 평균자책점 4.44를 기록했다. 선발로 21경기를 뛰었는데, 이 중 14경기에서 5이닝 이상을 던지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2022년 트레이드로 KIA에 입단한 김도현도 올해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35경기에 등판해 4승 6패, 3홀드, 평균자책점 4.92를 기록하며 입지를 넓혔다.

28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5회초 KIA 중간계투 김도현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친 뒤 환호하고 있다. 2024.10.28/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7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선발로 뛰기 시작한 김도현은 갈수록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였고, 9월엔 3경기 평균자책점 2.12로 활약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2경기에 출전해 3이닝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올해 1차 지명으로 뽑은 김태형도 선발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이 감독은 "마무리 캠프에서 코칭스태프 평가가 좋았다. 강약 조절도 잘하고 변화구도 좋다. 선발로 나와 승수를 쌓으면 자신감이 붙어 기세를 이어갈 수 있다. 그 정도 실력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1회말 KIA 선발투수 이의리가 역투하고 있다. 2023.5.12/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팔꿈치 수술로 재활 중인 이의리도 잠재적 선발 후보다. 내년 6월 복귀를 예상하고 있다. 다만 돌아오더라도 큰 부담은 주지 않을 계획이다.

이 감독은 "(수술 직후이기 때문에) 의리가 돌아와서 잘 던질 거라는 기대는 안 한다. 와서 잘 던지고 로테이션을 지키면 베스트지만, 이닝과 투구 수를 조절할 것이기 때문에 내년보다 내후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력 있는 선발 자원이 많다는 건 투수진 운용에 큰 힘이 된다. KIA는 19일 키움 히어로즈와 트레이드로 조상우를 데려와 불펜을 강화했다. 여기에 선발 경쟁에서 탈락한 투수가 불펜에 들어가면 뎁스는 더욱 두꺼워진다.

superpower@news1.kr